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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반세기 전’ 서독으로 파견된 간호사의 '레터 수기’(15)
기사입력  2019/02/09 [19:27] 최종편집    임옥진

 

지난 세대를 회고해보면, 국민들의 지행합일적 헌신적 조국사랑은 부국강병의 초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만방에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힘찬 고동소리였다. 당시 서독에 간호사로 파견되어 노심초사 가족사랑과 불철주야 조국애를 불사른 레터 수기를 입수하여 독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지면을 생생하게 구성하여 주말 연재한다.(편집자주)

 

 

 

 

일주일 가량 방사선과에서 실습 중이예요

독일엔 암환자 당뇨병환자 너무 많아요

 

이곳은 기계로 척척 쉽게 해 내고 있네요.

'낙후된 한국'의 뒤떨어진 현실과 대조적  

 

제가 귀국하면 돈나올 곳이 별로 없겠네요.

생활비하고 남은 돈을 조금씩 저축할까요?

 

 

사랑하시는 부모님!(1-1973. 6. 24)

 

부모님께 소식을 기다리게 하고 걱정을 끼쳐드려 면목이 없습니다. 학과공부를 하면서, 근무를 하고, 말씀도 듣는데, 무엇보다도 하페 장로님과 여러 독일 분들이 말씀을 전하시기에 제가 한국말로 통역을 해야 합니다.

 

예배와 성경공부모임에 매주 3-4번 나서야하기 때문에 무척 바쁩니다. 앞으로도 여전히 바쁘겠지만 매달 한 번 이상은 소식 빠뜨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해 봅니다. 물론 그렇게 안 될 때가 있을지라도 용서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아도 송금관계로 부모님께 묻고 싶었습니다. 다달이 필요하시면 계속해서 매달 보내 드리겠습니다. 지난 66일에 500마르크 송금 드린 것은 수취하셨는지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부모님께서 어떤 말씀 주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내년 7410월에 졸업을 합니다. 저는 언젠가 고국에 돌아간다는 생각 외에 전혀 이곳에 정착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으므로 때를 봐서 귀국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병환이가 대학을 가야겠지요? 옥희도 간호대학에 진학시켜야 하고요. 경선이도 있고... , 제가 제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보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 막 본의 동생 정희에게서 돌아와 편지를 받아 보고 답장을 쓰고 있습니다. 죽을 뻔한 사건이란 제가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정희에게 편지를 해도 아무 소식이 없고 전화 통화도 힘들어서 아무것도 모른 채 갔습니다.

 

독일 남자를 사귀고 있다는 깜짝 놀랄만한 사실 앞에 어안이 벙벙해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까지 걱정하실 필요는 없으십니다. 저희 인간들은 무엇이 옳은지 모르지만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분명히 보호하시고 옳으신 뜻대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정희가 하는 일이 제가 보기에도 옳은 일은 아닌 듯 하지만 정희 일에 관해서는 안심하십시오. 제가 정희에 대해서 무어라고 썼다고 정희에게 쓰지 마십시오. 무슨 다른 얘기나 결정적인 것이 있을 때는 제게 연락 주신 후 다음 일을 결정하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정희와 함께 동생들의 진학을 도우면 좋겠지만, 만약의 경우 그리 안 된다면 저 혼자라도 하는 데까지 해보겠습니다. 월급 액수가 한화로는 많지만 독일은 모든 게 비싸니까 이곳에서는 참으로 빠듯하게 절약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부모님과 가족의 상황을 상기할 때 안타깝기 짝이 없군요. 흑흑. 가정과 동생들의 형편과 수고하고 부족하며 안타깝게 고생하시는 부모님의 처지를 잘 압니다. 정희도 이 사실을 숙지하게 써 보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정희에 대해서 걱정하지 마시고 그 일마저도 하나님만 의지하십시다. 병환이가 대학에 가면 일 년에 얼마정도나 드는지 혹시 아실까요? 그리고 옥희는 얼마나? 경선이도 있고요. 제가 졸업하고 반년 후 혹은 일 년 후 귀국하면 돈 나올 곳이 별로 없겠네요. 제가 송금하고 생활비하고 남은 돈을 그때를 위해서 조금씩 저축할까요? 제가 한 달에 300DM 가량 보내드릴까요?

 

액수가 많은가요? 적은가요? 송금 수수료가 매번 6.50DM~7DM가 듭니다. 송금은 지금까지 하던대로 매달, 아니면 두 달에 한 번씩 하는 것 중 어느 게 좋은가요? 저는 이러나저러나 상관이 없습니다.

 

모든 어려운 일들이 하나님을 의지하셔서 쉬워지고 또 가정에 화목과 평안이 있기만을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항상 모두 건강하시고요.

 

요즈음 오래 만에 여행하는 동안 기차를 타고 수 십 시간 밖을 구경하면서 우리 고국을 계속 생각하고 비교도 해 보며 우리는 대체 어떻게 해야, 무엇부터 어찌해야 더 잘사는 나라가 될까? 어떻게 가난과 후진 문화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좀 더 발전되고 살기 괜찮은 나라가 될 수 있을까 하고 한없이 고민해 보게 됩니다.

 

이곳 농작물로는 드넓은 평원에 밀, 보리, 감자, 각종 채소, 포도 사과 서양배 등 각종 과일을 재배하고 목장과 목장의 소들을 위한 풀 농사를 짓고 있는 모습입니다.

 

▲ 이곳은 사각형으로 쭉쭉 뻗은 드넓은 들판에 갈고, 뿌리고, 베고, 타작하는 것, 포장하고, 실어 운반하는 모든 것을 기계로 척척 쉽게 해 내고 있네요.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이곳은 사각형으로 쭉쭉 뻗은 드넓은 들판에 갈고, 뿌리고, 베고, 타작하는 것, 포장하고, 실어 운반하는 모든 것을 기계로 척척 쉽게 해 내고 있네요.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너무나 낙후하여 뒤떨어진 우리나라 형편을 생각하며 여러 궁리를 해보지만 무슨 수를 쓸 수 있을지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한편 이 세상 모든 수고와 슬픔이 하늘나라 하나님 곁에는 없으니 눈을 주님께 돌려 하늘의 소망을 또한 바라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 살 동안 바쁠지라도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고 바르게 순종하여 하나님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내야 또한 하나님과 영원히 행복한 삶을 살 수가 있겠지요?

 

우리의 영원한 삶이 이 짧은 세상 살 동안을 통해 결정되기에 그리스도 예수님을 우리의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부모님의 형편을 보면 힘들고 피곤하고 일손이 부족한데 어떻게 하나님을 순종하시는 삶을 사실까 염려해 봅니다.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일이라고는 기도밖에 없습니다. 부모님께서도 기도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깊이 묵상하고 순종할 수 있는 힘을 주시라고, 예배드릴 수 있는 시간을 주시라고 기도하십시오. 진정으로 응답받기를 원하시면 분명 들어주실 겁니다.

 

다 쓸데없는 일 같이 보이기 쉽겠지요? 바람을 볼 수 없으나 나무가 흔들리는 것을 보면 바람을 볼 수 있듯이 하나님의 역사하심도 그 사람에게 나타나는 마음과 생각의 변화, 사람됨과 행동의 변화, 도우심과 기도의 응답 등을 보고 알 수 있지요. 힘들고 바쁘신 중에도 어떻게든 예수님을 믿고 섬기고 따르십시오. 영원불변, 변치 않으신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전적으로 의지하십시오.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섬기고 떨며 즐거워할지어다. 그 아들, 예수님께 입 맞추라, 그렇지 아니하면 진노하심으로 너희가 길에서 망하리니 그 진노가 급하심이라. 여호와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다 복이 있도다."

 

"너의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이 진리의 말씀을 따라 살 때 이생은 물론 저 천국에서 얻는 복이 지대합니다. 사랑합니다.- 베를린에서 딸 옥진 드림.-

 

옥희에게(2-1973. 6. 27)

 

동생 옥희야, 더 빨리 편지 주지 못한 것 양해해라. 너의 진학 문제에 대해 전해 듣고 고심도 해 보고 마음에 도울 결심을 하고 있었으나 편지 쓸 시간적 기회를 얻지 못했구나. 그래, 하나님의 딸로서 직업을 통해 그분을 섬기고 봉사하는 데는 다른 직종도 좋지만, 나는 간호사가 제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구나.

 

옥희가 그리스도 예수님의 소유가 되었으면 불필요하게 욕심을 부리거나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공부하는 목적, 먹고, 입고, 자는 목적도, 우리의 직업도 주님의 것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니겠어?

 

다 그분을 위해서라면, 나 자신의 부족함, 연약함, 경제적 부담 등 여러 약한 것들에 좌지우지 휘둘릴 필요가 없단다.

 

그래서 옥희야, 가장 중요한 것은 힘, 능력, 지혜, 사랑, 그리고 모든 신령한 좋은 것을 다 가지신 그리스도 주 예수님을 모든 상황에 나의 주인으로 모시는 것이다. 네가 간호대학에 입학하려면 실력이 필요하겠지? 너 혼자 힘으로 실력을 쌓으려고 노력하지 않기를 바란다.

 

▲ 어떠한 경우에도  그리스도 예수님을 마음의 중심에 모시고 믿음으로 행해서 하나님이 약속으로 주신 축복을 받아 누리기를 바란다.   


 

조급할 때도 "너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 즉 실력, 지혜, 체력, 시간, 물질 등을 너에게 더하시리라"고 말씀하신다. 어떠한 경우에도 너는 그리스도 예수님을 마음의 중심에 모시고 믿음으로 행해서 하나님이 약속으로 주신 축복을 받아 누리기를 바란다.

 

경제적 부담은 언니가 힘써 보겠다. 요즈음 나는 휴가가 며칠 남아서 8월말에 있는 학년 말 시험에 대비하고 있다. 이곳 날씨도 요즈음 그곳처럼 30'c를 오르내리고 있구나.

 

그럼 옥희야, 고생하고 수고하시는 부모님들 잘 순종하기 바라며 주님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 거라. 시간 있으면 소식 전해 주고. 안녕 언니 옥진 씀 -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3-1973. 7. 6)

 

건강하시고 평안하신지요? 무더운 날씨에 수고가 많으시겠습니다. 큰아버지 큰어머니께서도 평안하실까요? 그 분들에게도 편지를 드려야지 하는 마음 늘 있으면서도 못쓰고 있으니 면목이 없습니다. 그런 저 자신을 용서하기가 힘들군요.

 

무덥고 고된 한 여름, 영양가 있는 좋은 음식 많이 섭취하셔야 될 텐데요. 제가 고기랑 이것저것 사 가지고 들어갈 수도 없으니 꼭 부탁드립니다. 부모님께서 제 마음을 헤아리셔서 부디 잘 챙기십시오. 큰댁을 위해서도 그렇고요.

 

저는 일주일가량 방사선과 병동에서 지금 실습 중입니다. 그 다음 석 달은 수술실에서 실습하게 됩니다. 이곳이 거대한 대학병원이라 없는 과와 없는 병동이 없이 모두 다 있는데 돌아가면서 다 실습을 하게 돼서 몇 달씩 몇 주일씩 혹은 짧게라도 거의 모든 곳에 배치 받아 실습을 하고 있답니다.

 

▲ 저는 일주일가량 방사선과 병동에서 지금 실습 중입니다. 그 다음 석 달은 수술실에서 실습하게 됩니다.   

 

독일엔 암 환자와 당뇨병 환자가 많아서 그분들의 죽어가는 모습을 수없이 지켜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주 하나님의 사랑을 모르고 예수님이 그분들을 위해 희생하셨는데도 알지 못하고 믿지 못하므로 고통스럽게 사망하는 것을 본답니다.

 

주시기를 한없이 기뻐하시는 하나님이 우리 인간을 위해 줄 수 있는 최선의 것 모두를 주셨는데, 진정으로 믿기만 하면 그것을 받는데, 믿지 못하고 지옥을 자처하는 것이 되고 마니 참 불행한 일 아니겠습니까?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 밖에 보지를 못하고 그게 전부인 줄로만 알지만 주 하나님은 지구와 우주에 편만하게, 가득 차게 계시고 무소부재 전지전능 하십니다. 보이는 세상이 전부인 것 같은 것은 착각입니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지만 단 1초도 쉬지 않고 우주와 역사를 다스리십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과 공의의 하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슬픈 일이랍니다.

 

그럼 큰댁 가족, 어머니, 아버지, 오빠, 올케언니, 두 조카, 영희, 병환, 옥희, 경선, 모두 영육 간에 건강하시기를 빌면서 이만 줄입니다. - Berlin에서 딸 옥진 드림 -

 

 

임옥진 프로필

독일 베르린 자유대학병원 근무

英國 The Bible College of Wales 졸업

한국여자신학교 영어교수

<역저> ‘영적인 싱글

하나님의 능력과 연결되는 믿음

당신의 교회는 준비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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