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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17) ‘장자’
“인간과 신선의 경계를 살다”
기사입력  2019/02/21 [20:40] 최종편집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공자의 맹자의 유가사상을 공맹지도(孔孟之道)’

노자의 장자의 도가사상을 노장사상(老莊思想)’

 

진정 진실하고 자유로운 삶은 인생 최고의 가치

장자는 평생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영위

 

 

▲ 장자의 본명은 장주(莊周, BC369~BC289)이며 송나라 사람으로서 맹자와 동시대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맹자가 공자의 유지를 계승했다 하여 유가사상을 공맹지도(孔孟之道)’라 부르는 것과 같이 장자가 노자의 사상을 계승했다 하여 도가사상을 노장사상(老莊思想)’이라 칭한다.

 

장자의 본명은 장주(莊周, BC369~BC289)이며 송나라 사람으로서 맹자와 동시대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장자를 노자와 한데 묶어 노장(老莊)으로 불러왔지만 장자는 노자와 비슷한 것보다 다른 점이 훨씬 많았으며 당시에도 그렇거니와 지금까지도 인류역사에서 그의 세계관은 매우 특이한 존재로서 인간과 신선의 경계를 살아온 인물이다.

 

인간 같기도 하고 신선 같기도 한 장자의 발자취를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추적할 수 있다. 첫째 쓸모없는 인간이 되기를 원했고, 둘째 진실과 자유를 추구한 삶, 셋째 유가의 가치를 허위(虛僞)’라고 비판한 것이다.

 

 장자가 노자의 사상을 계승했다 하여 도가사상을 노장사상(老莊思想)이라 칭한다 

 

 

쓸모없는 인간이 되려는 장자

 

<장자>의 인간세편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이라는 이름의 목수가 제자들을 거느리고 제나라에 갔는데 도중에 큰 나무를 보았다. 그 나무는 그늘이 수천 마리의 소가 쉴 수 있을 정도로 컸고 줄기는 백 척이 넘었으며 높이도 거의 산만 했다. 또한 그 주위는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장터처럼 어수선했다.

 

그런데 석은 그 나무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제자들이 이해가 가지 않아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석이 대답했다. “쓸모없는 나무다. 목질이 푸석푸석해서 목재로 쓸 수 없다.”

 

그날 밤 석의 꿈에 그 나무가 나타나 물었다. “당신은 내가 쓸모없다고 생각하오?” 석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나무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쓸모가 있다면 지금까지 살아 있겠소?”

 

나무의 말이 옳았다. 만약 그 나무가 쓸모가 있다면 사람들이 가만 놔둘 리가 없이 진즉에 베어서 목재로 써먹을 것이다.

 

그 나무는 목재로서는 쓸모 없었지만 우리 민족은 이런 경우를 두고 못난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속담을 지어냈다.

 

장자는 평생 쓸모가 없는 인간이 되기로 결심했다. 초위왕(楚威王)이 장자에게 재상직을 하사했지만 그는 응하지 않고 모시러 온 두 초나라 대부에게 말했다.

 

귀국에는 죽은 지 3,000년이 된 신령스런 거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귀국의 대왕께서는 그것을 애지중지하여 사당에 잘 간직하고 계신다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두 대부가 그렇다고 답하자 장자가 이어서 말했다. “그 거북이 죽어서 뼈를 남겨 귀한 대접을 받기를 바라겠습니까, 살아서 꼬리를 끌며 진흙 연못 속을 구르기를 바라겠습니까?”

 

두 대부는 대뜸 입을 모아 말했다. “그것은 굳이 생각해볼 필요도 없는 문제입니다.” 이에 장자가 말했다. “두 분은 돌아가십시오. 저는 앞으로도 꼬리를 끌며 진흙 연못 속을 구르겠습니다.”

 

장자는 관직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데 비해 그의 친구 혜시(惠施)는 관직에 집착하고 연연하는 인물이었다.

 

혜시가 양()나라의 재상으로 있을 때 누가 그에게 장자가 그의 재상직을 빼앗으려 한다고 고했다. 놀란 혜시는 사람을 풀어 사흘 내내 장자를 찾아오게 했다. 장자가 알고 스스로 혜시를 찾아가 말했다.

 

 남쪽에 원추(鵷鶵)라는 새가 있는데 이 새는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고 감천(甘泉)이 아니면 마시지 않네  


남쪽에 원추(鵷鶵)라는 새가 있는데 이 새는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고 감천(甘泉)이 아니면 마시지 않네. 이 새가 남해에서 북해로 날아갈 때 마침 올빼미가 죽은 쥐 한 마리를 찾았지. 올빼미는 원추가 머리 위로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자기 먹이를 빼앗아갈까 봐 하고 소리 질렀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재상직을 한낱 죽은 쥐처럼 취급하는 장자의 말을 듣고서 혜시는 얼굴이 빨개져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장자가 추구한 진실하고 자유로운 삶

 

진실하고 자유로운 삶이야말로 인생의 최고의 가치이다. 장자는 평생 이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았다.

 

 배가 고프면 풀을 먹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며 신이 나면 들판을 달리며 마음껏 뛰논다. 이것이 바로 말의 진실한 성정이다.    


<장자
>의 마제편(馬蹄篇)에 이르기를, “말은 발굽으로는 눈을 밟을 수 있고 털로는 한파를 막을 수 있다. 배가 고프면 풀을 먹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며 신이 나면 들판을 달리며 마음껏 뛰논다. 이것이 바로 말의 진실한 성정이다.”

 

이처럼 진실하고 자유로웠던 말이 백락(伯樂)이 나타나 불행하게 되었다는 것이 장자의 주장이다. 왜냐? 백락이 말을 잘 다룬다면서 말발굽에 징을 박고 굴레를 씌우는 바람에 말들 중 삼분의 일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 다음에는 또 자기 명령에 따라 고분고분 서고, 멈추고, 나아가게 만들었다. 이렇게 자유를 잃은 말은 반쯤 죽은 말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장자의 생각이다. 또 말의 자유를 박탈했으니 백락은 말에게 죄를 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세월에 만약 백락이 살아 있다면 그가 훈련시킨 말들이 틀림없이 올림픽 금메달을 싹쓸이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말들이 과연 행복할까? 요즘 대한민국 빙상계를 비롯한 스포츠 각 종목에서 폭력과 성폭행문제가 불거져 있는데 그 선수들이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과연 그들의 삶은 행복했을까?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이 있다. 너무 지나친 표현이긴 하나 아마 그들이 이런 극한 상황이 아니었을까.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고민해볼 문제라 여겨진다.

 

<장자>의 달생편(達生篇)에 아주 풍자적인 이야기가 있다. 제물로 선택받은 돼지는 후한 대접을 받는다. 우선 제사를 관장하는 관리가 의관을 차려입고 돼지를 찾아가 사상교육을 시킨다.

 

돼지야, 너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오늘부터 내가 너를 석 달 동안 배불리 먹여주마. 죽이기 전에는 열흘 동안 부정한 일을 멀리하고 사흘 동안 몸을 깨끗이 해줄 것이다. 죽을 때는 몸 밑에 희디흰 띠풀도 깔아주고 네 어깨와 뒷다리를 꽃무늬를 새긴 최고의 제기 위에 놓아 주마.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돼지는 대답이 없었다. 그냥 우리에서 겨와 지게미를 먹으면서 마음대로 딩굴고 노는 자유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부귀영화를 위해 자신의 천성을 왜곡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한다. 


진실하고 자유롭게 살아야 한다는 이치는 돼지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부귀영화를 위해 자신의 천성을 왜곡하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한다. 그들은 살아서 부귀하고 죽은 뒤에 영예를 얻는 것이 몸 밑에 희디흰 띠풀을 깔고 어깨와 뒷다리를 꽃무늬 쟁반에 얹는 것과 같음을 생각지 못한다. 이것이 어찌 추구할만한 일이겠는가?”

 

옛날 노나라에 바다 새가 날아왔다. 노나라 군주는 술자리를 베풀고 음악을 연주해 그 진귀한 새를 대접했다. 그 결과는 불행했다. 새가 먹지도 마시지도 않아 사흘 만에 죽고 말았던 것이다. 노나라 군주는 새를 사랑한다는 것이 오히려 새를 해치고 말았다. 새의 입장에서 생각지 않고 인간의 욕심으로 새를 대했기 때문이었다.

 

유가의 가치를 전면 부정한 장자

 

묵자가 예악을 허위이고 사기라고 보았다면 장자도 마찬가지로 유가를 맹렬하게 공격했고 전면 부정했다. 장자의 유가에 대한 공격은 묵자의 직설적인 화법에 비해 아주 풍자적이었다.

 

어느 날 밤, 유가의 두 선비가 무덤을 도굴하러 나섰다. 둘 중에서 큰 선비는 밖에서 망을 보고 작은 선비는 무덤 안에서 작업했다. 큰 선비가 물었다.

 

날이 밝는데 일은 어찌 돼가나(東方作矣, 事之何若)?” 작은 선비가 말했다.“수의를 다 못 벗겼는데 입에 구슬이 있네요(未解裙襦, 口中有珠).”

 

두 사람은 이렇게 우아하게 시를 주고받듯 대화를 진행하였다. 곧이어 작은 선비는 시신의 입에서 구슬을 끄집어내면서 <시경>의 시구를 흥얼거렸다.

파릇파릇 보리가 무덤가에 돋았네. 살아서 베풀지 못했는데 죽어서 어찌 구슬을 머금으리(靑靑之麥, 生於陵陂. 生不布施, 死何含珠爲).”

 

남의 물건을 훔치는데도 이렇듯 고상한 도리를 들먹이다니. 정말 허위가 아닐 수 없다. 장자는 또 유가의 가치인 인(), (), (), (), ()이 도적의 도()와 일맥상통한다고 보았다.

 

<장자>의 외물편(外物篇)에서 큰 도적인 도척(盜跖)이 이렇게 말했다.

 

방 안에 감춰둔 것을 정확히 알아맞히는 것이 성()이고 남보다 먼저 들어가 훔치는 것이 용()이며 마지막으로 빠져나오는 것은 의(). 또 별 탈 없이 훔칠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지()이고 훔친 물건을 골고루 나눠 갖는 것이 인()이다. 이 다섯 가지를 다 못 갖추고도 큰 도적이 된 자는 천하에 없다.”

 

장자는 이렇게 결론 내린다. “성인이 생기면 큰 도적이 일어난다. 고로 성인이 죽지 않으면 큰 도적이 끊임없이 생길 것이다.”

 

▲ 묵자가 예악을 허위이고 사기라고 보았다면 장자도 마찬가지로 유가를 맹렬하게 공격했고 전면 부정했다. 장자의 유가에 대한 공격은 묵자의 직설적인 화법에 비해 아주 풍자적이었다    


장자는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유가에서 받드는 성인의 시조인 요(堯舜禹) 때문이라고 공격한다.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사람의 맘이 나빠졌기 때문인데 이렇게 만든 장본이 바로 요우라는 주장이다.

 

하우(夏禹)의 시대에 사람들은 저마다 계략을 쓰고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도 자신들이 하늘을 대신해 도를 행하여 나쁜 자를 제거하고 착한 백성을 평안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우가 백성들의 마음을 나쁘게 만든 것은 순이 백성들의 마음을 서로 다투게 만들었기 때문이고 또한 순이 백성들의 마음을 서로 다투게 만든 것은 요가 백성들의 마음을 서로 친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친하다는 것은 육친 간의 사랑을 의미하며 이것은 유가의 인성적인 윤리가치이다.

 

육친간의 사랑이 왜 문제인가? 장자는 친함이 있으면 소원함이 있고 사랑이 있으면 미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 시대에 상호 구별이 생김으로써 순 시대에 상호 경쟁이 생겼고 우 시대에는 상호 투쟁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천하가 크게 소란스러워져 유가와 묵가가 더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장자의 유가에 대한 비판이 조금 도리가 있는 듯이 보이나 중국문명사는 요우에 의해 진화되었으며 공자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발달시켰던 것이기 때문에 전면 부정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

 

그리고 장자의 권력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는 마치 스님들이 현세를 도피하듯 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장자처럼 삶의 가치로 세상을 대한다면 문명사는 없을 것이다.

 

또한 장자의 진실하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역시 사람마다 그처럼 세상을 산다면 인간세상의 진화는 없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장자를 평가한다면 인간 세상을 구원하는 성인이나 현인이 아니라 초인간적인 신선 같이 허공 속에 붕 떠 사는 존재라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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