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여성의 신분…일제에 앞장선 항거 공로 인정

공훈의 저평가 속사정에는 여러 요인 복합적 작용

▲  최이락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2019년 기해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다. 1세기 전 1919년(기미년) 3.1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인 유관순 열사에 대한 훈장 등급이 저평가되어 정부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유관순열사의 독립유공자 서훈 등급을 기존 3등급(건국훈장 독립장)에서 1등급(건국훈장 대한민국장)으로 격상했다. 만시지탄이지만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건국 훈장은 5단계 등급인데, 제정시에는 3단계였다. 1등급(대한민국장)에는 이번에 추서된 유관순 열사를 포함하여 이승만, 김구, 안창호 등 31명이 해당되고, 2등급(대통령장)에는 이동녕 신채호 이범석 등 93명이 추서됐다. 3등급(독립장)에는 무려 806명이 해당된다. 지금은 2단계 등급이 더 추가되어 4등급(애국장)이 있고, 5등급(애족장)까지 있다.

유관순 열사의 훈장 등급을 수능시험에 빗대어 보면 보면, 전교 124위 안에는 들지 못하고 806명 중의 한 사람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성적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도 없다. 일반적인 국민들의 상식에는 1등급인 30명도 전부 기억 못하는데 3등급이었다니 의아하다.

유관순 열사의 공훈이 저평가된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다. 그 중 하나는 북한의 교과서에는 유관순이란 독립운동가의 이름이 없다고 한다. 탈북자들의 말에 의하면 유관순열사는 남한에 와서 처음 들었다고 한다.

유관순이 의도적으로 띄워졌다는 견해도 있다. 유관순 열사가 해방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다가 해방 후, 친일 혐의자인 박인덕과 전영택이 자신들의 친일행적을 세탁하기 위하여 자신들과 같은 이화학당 출신들의 공적을 부풀리기 위하여 인물을 찾던 중 유관순 열사를 발굴하여 한국판 잔다르크의 이미지를 씌워 인위적으로 영웅을 만들었다는 의혹도 있다.

또한 유관순은 미국 감리교회에서 지원하는 이화학당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진보 사학자들에게 비토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국정교과서 논란이 한창일 때 8종의 교과서 중 2곳의 국사교과서에서 3.1운동사에서 유관순이란 이름이 아예 거론조차 없이 발간되었다. 일부 교과서에는 사진도 없이 달랑 몇 줄의 코멘트에 그치고만 경우도 있었다.

독립운동사에서 거론되는 사람들의 인명호칭에 의사, 열사 등이 붙는데 이에 대한 기준은 무엇이며 어떤 차이가 있는가? 국가보훈처는 이렇게 구분해 준다.

의사(義士): 무력(武力)으로써 항거하여 의롭게 죽은 사람, 열사(熱士): 맨몸으로써 저항하여 자신의 지조를 나타낸 사람으로서 목숨을 바친 사람을 말한다. 의사나 열사 모두 죽음으로 항거한 분들이다.

여기에서 별도로 지사(志士)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하려는 굳은 의지와 뜻을 품은 분들을 가리킨다. 의사와 열사와 달리 죽음으로 항거하지는 않았지만, 이 분들의 공적과 영향력은 적지 않다.

의사에 해당하는 사람으로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 일왕에게 폭탄을 던진 윤봉길 의사, 이봉창 의사 등이 대표적 예다.

열사에 해당하는 분은 3·1운동의 상징으로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옥사한 유관순 열사와 헤이그 특사로 파견됐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자결한 이준 열사, 을사늑약에 반대해 자결한 민영환 열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지사는 민족의 단결과 자긍심을 호소한 이회영, 한용운과 안창호 신채호 김구 이승만 이상룡 여운형 등 수많은 분들이 있다.

별도의 구분으로 선구자와 선각자, 그리고 선지자가 있다.

선구자: 어떤 일이나 사상에서 다른 사람보다 앞선 사람.

선각자: 남보다 먼저 사물이나 세상일을 깨달은 사람.

선지자: 세상사 앞일을 내다보는 사람으로 선견자 또는 예언자라고 한다.

당시 17세이었던 유관순은 열사이자 선구자다. 오비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은 유관순 열사를 누나라고 호칭했으나 이제는 열사라고 불러야 한다. -기미독립운동 100주년 오비 최이락書-

■ 프로필

고려대 평생교육원 교수

K-풍수지리 아카데미원장

지혜로운 학교(U3A) 강사

Human Life Design Center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