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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진하는 몸부림…고개 떨군 할미꽃처럼’
(POET VIEW) 林 森 향수가 죽음 부르고, 봄이 향수 부르고
기사입력  2019/03/06 [01:43] 최종편집    림삼 칼럼니스트

 

  

 

 

       ‘쇠진하는 몸부림…고개 떨군 할미꽃처럼’

 

 

 

 

 

 




 


 林  森

 

 

 

 

날아 오른 봄햇살

계절의 뒤안길엔

기러기의 향수 안개로 깔린다

찬바람 그리워 등 뒤만 돌아보며

두고 온 얼음 바다

북을 향해 멀리 섰다

 

모두가 하늘 볼 제

하얀 머리카락 뒤집어쓰고

홀로 고개 떨군 할미꽃처럼

날이 풀려 시린 삶

차갑게 데우는 사랑 온기로

금슬 좋던 기러기,

 

은빛비늘 출렁이는 북해 바닷가,

자유 바래 퍼덕이던

공동의 날갯짓 켜켜이 벗겨지는

진실의 자락 품에 안고

조금만 더 추워다오-

찬 바람 좀 불어라-

겨울이여 제발 다시 오라-

 

원망 서린 눈초리,

오염된 땅 벗어나려

쇠진하는 몸부림

마음에 적 감춰두고 생동하는 새 봄,

봄날 봄갯가, 그렇게 그래서

 

그 기러기 두마린 죽어버렸단다

 

굶어죽었다,

얼어죽었다,

아니 자살했다, 어쨌든

그건 객사다 정사다 말도 많지만

소중한 알 두개

둥지에 그냥 버려졌다

 

그건 내 숙제다

 

 

 

 

 詩作 note

올 해는 3.1절 100주년을 맞이했던 역사적인 해다. 우리 민족의 흘러간 역사 중에는 필설로 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사건 사고들이 많았었고, 감동과 감격이 소름 돋게 만드는 진실들이 넘쳐나지만, 그 중에서 단연 첫 번 째 자리에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역사적 사실 중의 하나가 바로 기미년에 일어났던 3.1 운동이다. 전 세계 만방에 우리 민족의 기개와 의지, 이름 없는 민초들의 꺾이지 않는 불굴의 기상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던 그 자랑스러운 운동이 물경 100년에 즈음하였다니 실로 감개가 무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런 감동의 물결을 온 누리에 다시 한 번 드러내면서 전통의 애국심을 고취시켜보려는 정부의 노력이, 일부 담당자들만 중요하게 여기는 한낱 거리의 퍼포먼스로 그쳐버린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문득 필자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지난 3.1절 기념식이 장황하게 벌어지는 광화문 광장의 실황 중계를 바라보다가, 미세먼지 가득한 대기의 오염으로 인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묵묵히 구경꾼이 되어있는 정경이 비쳐지면서, 어쩌면 한데 합쳐지지 않는 민심이 뒤엉켜있는 오늘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자못 씁쓸하였다.

 

 

 

그리고 창을 통해 내다보이는 아파트 단지의 베란다에 뜨문뜨문 걸려있는 태극기들을 마주하니, 반목과 냉소로 얼룩진 국민들의 무관심이 역사적인 사실조차도 무색하게 만드는구나 하는 자책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다행스럽게 우리의 얼과 기상을 대변하는 ‘유관순 열사’의 서훈 등급이 이제라도 격상되어지고, 그저 흘러간 옛날의 전설로만 치부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이 발표되었으니 지금부터라도 또 다른 기대와 희망을 걸어본다.

 

 

 

아직도 도처에 친일의 잔재들이 상존해있고, 오히려 당시에 쌓아놓았던 불법적이고 망국적인 처세에서 비롯된 자산과 권력에 힘입은 후손들이 떵떵거리는 잘못된 진실 앞에 망연자실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지만, 길고 긴 역사의 앞에서는 촌음의 기만에 불과할 거라는 믿음에, 깊어진 한숨 가운데에서도 자그마한 소망을 본다. 바라기에는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제대로 된 질서와 정확한 판단이 결합되어 모든 국민들의 앙금을 희석시키고, 지금도 목소리 높여 자신들의 과오와 지난 시절의 만행을 극구 부인하고 있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양심이 복구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래본다.

 

 

 

일전에 어떤 미국인 친구와 대화하다가 말문이 막혀, 한동안 아무 말도 못하고 그의 얼굴만 멍하니 쳐다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 오랫동안 살면서 거의 한국인만큼이나 속사정을 다 알고 있고, 그러다보니 최소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감추고 싶은 속내까지 적나라하게 꿰뚫고 있는 친구인지라, 안 들을 수도 부정할 수도 없고, 감히 반박할 여지조차 없는 지적 때문이었다. 그 친구의 말을 듣자 하니, 한국은 어떤 면으로는 본받을만한 발전과 기적을 이룬 나라라는 건 인정한다고 했다.

 

 

 

또한 대부분의 국민들이 똑똑하고 판단력도 좋아, 산업이나 기술면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었고, 결과물도 우수한 품질로 생산해내기 때문에 단기간에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랐으며, 세계의 유수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는 데 공감한다고도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발전이나 상승은 기대할 수 없으니,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국민들에게 국가의 지도자를 뽑는 안목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선거 때만 되면 모든 국민들이 집단 기억상실증에라도 걸린 듯 늘 멍청한 지도자를 선출하는 우를 반복하고 있는데, 그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부끄러운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게다가 친미주의자, 친일주의자가 득실거리며, 사대주의에 물들은 지도자들에 의해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국가의 기회와 동기를 스스로 짓밟고 있다는 것이다. 하여 뜯어먹기 좋은 잘 익은 소갈비같은 나라인 것이라고 한다. 소위 강대국들은, 빨대만 꽂으면 언제든 단물을 쭉쭉 빨아먹을 수 있는 나라로 여기고 있단다.

 

 

 

아무튼 한국에는 유난히 뛰어난 인재가 많은 건 맞다. 그런데 나라에서는 이를 활용할 줄 모른다. 게다가 이 사회는 천재를 둔재로 만드는 놀라운 재주를 가졌다. 미국같으면 그 천재를 잘 활용하여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케 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온갖 여건을 조성해준다. 그런데 한국은 아무리 뛰어난 두뇌를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사회의 틀 속에 끼워넣고 그 안에서 무조건 적응하라고 강요한다.

 

 

 

그리고 그걸 견디지 못하면 미련없이 내쫓거나 도태시킨다. 마치 그것이 국가의 오래된 전통이나 자랑스러운 풍습인 양 전혀 부끄러워하지도 주저하지도 않는다. 오죽하면, 만일 ‘아인슈타인’이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어쩌면 짜장면 배달을 하고 있을 거라고 우스갯소리를 할까? 수학과 물리 문제는 귀신같이 풀어내지만 다른 과목의 내신이 10등급이라 대학은커녕 고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할 것이기 때문이다.

 

 

 

발명왕 ‘에디슨’은 편의점 알바를 전전할 것이다. 수없이 많은 발명을 해도 특허청에서는 서류가 미비하다, 규정에 없다는 등의 핑계로 특허를 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퀴리부인’은 못생긴 얼굴 때문에 취직을 못해 백조 신세로 보내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똑똑해도 얼굴이 안 받쳐주면 취직하기 힘든 나라이기 때문이다.

 

 

 

실제 예를 들자면, 옥수수박사라 불리는 ‘옥수수 육종학’의 세계적 권위자 ‘김순권교수’를 꼽을 수 있다. 그는 미국이 55년간 연구해 만들어낸 ‘옥수수 교잡종(하이브리드)’을 불과 5년만에 개발해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개발이 불가능하다던 일이다. 그런데 수입업자들과 결탁한 한국의 관료들은 이 품종의 재배를 극렬 반대했다. 한국 땅에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발명품인 ‘수원 19호’는 강원도 옥수수 농사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아울러 아프리카와 아시아, 그리고 중남미에 충격파를 던졌다. 아프리카 농업을 폐농 지경으로 몰아간 ‘잡초 스트라이가’와 ‘옥수수 위축 바이러스’ 문제를 해결한 때문이다. 그 결과 농업 혁명을 일으켰다는 찬사와 함께 노벨평화상과 노벨생리학상 후보에도 여러 차례 올랐다. 그는 옥수수를 통해 남북 관계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 바 있다. 그런데 지금은 중국에 머물고 있다. 국내에서 홀대한 천재 과학자를 중국에서 잽싸게 가로챈 것이다.

 

 

 

어쨌거나 국내 관료들은 이런 천재를 알아보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다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단지 자신들의 권력이나 이익에 해가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와, 위기 의식을 느낀 기득권 계층의 기업들이 힘을 합쳐 아예 싹을 자른 것인지도 모른다. 미국은 한국의 이러한 상황을 불 보듯이 꿰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지도자 중 많은 사람들이 무능력하고 안목이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전문성도 없고 경험도 일천하지만 줄만 잘 서면, 학연이나 지연에 기대기만 하면, 곧바로 높은 보직에 안착할 수 있는 구조가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그러니 공직사회는 무사안일과 복지부동, 그리고 부정부패와 독직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전반적인 상황이 이러하니 미국에게 있어 한국은 언제라도 등을 칠 수 있는 봉일 뿐이다. 이런 사실은 미국 정부의 한 축을 담당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에 있거나, 한국의 정권을 상대로 깊이 연구를 한 학자들이 갖고 있는 견해가 아니다. 그저 일반인, 한국에 머물면서 학업과 취업을 이어가고 있는 보통 사람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인지라, 더욱 황당하고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해마다 반복되는 계절의 변화에 발 맞춰 이제 온 세상에 봄이 돌아왔다. 새 봄이면 누구나가 묵은 때를 씻어버리고, 도래하는 새로운 꿈과 계획으로 조금은 흥분과 설레임에 젖어 들 떠있을 때다. 올 해는 제발 행운과 행복이 비껴가지 말고, 소위 대박이라는 기적이 자신에게 벼락처럼 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드는 간절함이다. 그러나 그런 막연한 바램이나 희망 보다 앞서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 우리 스스로의 자각과 반성이다.

 

 

 

노력 없는 결과는 없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벌어지는 만큼의 원인과 조건이 있다. 또한 결과로 귀결되는 댓가와 책임이 당연히 수반되기 마련이다. 앞뒤 없는 행운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 행운과 보람을 반드시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다짐과 도전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먼저 정확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직시할 수 있는 안목과 인성을 지닐 수 있도록, 자신의 현 상황과 위치를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기 위해 먼저 손 내밀고,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일방적인 대화의 자세를 접고, 새롭게 정립된 인간관계로 세상의 인연들과 화합할 때다. 갈(葛)은 칡을 의미하고, 등(藤)은 등나무를 말한다. 칡과 등나무는 둘 다 줄기가 땅 위를 기면서 자라든지, 아니면 다른 나무나 물체에 의지해 자라는 덩굴식물이다. 그러나 같은 덩굴식물이라도 칡은 오른쪽으로 덩굴을 감으면서 나무를 타고 오르고, 등나무는 왼쪽으로 나무를 감으며 타고 올라간다.

 

 

 

여기서 칡과 등나무가 만나 서로 얽히면, 그것을 풀어내기가 매우 힘들다는 의미에서 ‘갈등(葛藤)’이란 말이 나왔다. 우리 사회의 갈등은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것에서 비롯된다. ‘논어’에 보면 “사람이 이익만을 따라 행동하게 되면 원망이 많아진다”고 하였다. ‘공자’의 말씀처럼 서로의 욕심이 부딪치는 곳에서 서로에 대한 원망이 생겨나고 갈등이 생긴다고 했다. 갈등을 만드는 건 상대의 행동이 아니라, 그 행동을 받아들이는 나의 해석이다.

 

 

 

나의 해석을 결정짓는 요소를 갈등학에서는 ‘스토리(story)’라 부른다. 내가 어떤 스토리를 갖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럼 갈등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 스토리를 다시 쓰면 된다. 똑같은 행동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갈등을 해결하는 스토리의 힘이다. 우리와 갈등하는 상대를 떠올려 보자. 그리고 우리가 그 상대의 행동에 어떤 스토리를 썼는지 점검해보자. 상대에 대한 편견으로, 들리는 소문 때문에 색안경을 쓰진 않았는가? 짜증 대상에서 고마운 관심으로 탈바꿈하면 단언컨대 갈등은 없다.

 

 

 

자, 이제 스토리를 ‘다시’ 써볼 차례다. 상대 처지에서! 그러면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갈등이 사라질지 모른다. 해묵은 난마처럼 얽혀진 갈등을 해소하는 언행으로 인격을 쌓아 가면서 오늘을 시작하겠다는 작은 다짐이 세상을 바꿀 큰 힘으로 번져나갈지도 모른다. “침 뱉은 우물 다시 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은 좋거나 싫거나 남의 말을 하며 살아가게 된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주고받은 말은 반드시 그 사람에게 되돌아가는 법이다.

 

 

 

말을 주고 받을 때 좋은 덕담이면 약이 되지만. 헐뜯고 깎아 내리는 악담이면 반드시 독이 되어 내게로 돌아온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은, 짧은 세 치 혀가 비수가 되기도 하고 독화살이 되는가 하면, 잘 쓰기에 따라서는 상처를 치료하는 영약이 되고, 사랑을 일구는 묘약이 되기도 한다. 덕담은 사랑을 낳고, 우정을 다지고, 세상을 이롭게 한다. 덕담하는 사람은 복을 받고 악담하는 사람은 화를 입는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덕담을 하자. 남에게 덕담하는 것이 곧 나를 덕담하는 것이다.

 

 

 

누구한테도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참혹한 고통이다. 또,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은 죽음과 같다.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할 줄도 모른다. 그러나 받아본 사람은 사랑할 줄 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높은 자리에 있어도,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처럼 슬픈 일은 없다. 그래서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아랫 사람들은 밥 한 그릇도, 차 한 잔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 왜냐하면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많은 것을 가지고 사는 것 같아도 가슴은 늘 텅 비어 있다. 돈, 권세, 명예? 다 부질없다. 사랑으로 나누어야 비로소 행복해지는 것이다.

 

 

 

사람의 일생은 기쁨과 슬픔을 경위로 하여 짜 가는 한 조각의 비단인 것 같다. 기쁨만으로 일생을 보내는 사람도 없고, 슬픔만으로 평생을 지내는 사람도 없다. 기쁘기만 한 듯이 보이는 사람의 흉중에도 슬픔이 깃들어있으며, 슬프게만 보이는 사람의 눈에도 기쁜 웃음이 빛날 때가 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기쁘다 해서 그것에만 도취될 것도 아니며, 슬프다 해서 절망만 일삼을 것도 아니다. 적지 않은 세월 살아가면서 때론 희비가 엇갈리는 때로 있고, 또 때론 ‘엎친데 덮친다’는 말이 걸맞게 한꺼번에 어려운 일이 닥칠 때도 있다.

 

 

 

하지만 지내고 보면 그 당시에는 힘겨웠을지라도, 돌아보면 그 시절 또한 삶의 일부이며, 어렵던 시간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지금 삶의 만족도가 더 높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그렇기에 거저 주어지는 고난은 없다 생각한다. 반드시 고난으로 인한 더 나은 삶이 내일 우리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고, 기꺼이 주어진 오늘의 삶을 누리고 즐기는 마음가짐이 되어야 할 것이다.

 

 

 

희망은 우리에게 모든 일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패배와 절망의 연결고리, 실패와 실망의 연결고리는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늘 겪게 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패배와 실패를 겪고 난 후 기쁘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허나 그것들이 비록 기뻐해야 할 것은 아니어도, 우리는 그것들에 때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 알다시피 비 오지 않은 후에는 찬란한 무지개가 뜨지 않고, 잎의 헌신 없이는 탐스러운 열매가 맺히지 않으니까 말이다.

 

 

 

‘링컨’은 상원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후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내가 걷는 길은 언제나 험하고 미끄러웠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미끄러져 길 밖으로 곤두박질치곤 했다. 그러나 나는 곧바로 기운을 차리고 내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길이 약간 미끄러울 뿐이지 낭떠러지는 아냐.’ 지금도 그렇다.” 일어서자. 우리의 숨이 붙어있는 한 절망의 낭떠러지는 없다. 희망은 우리에게 모든 일이 가능하다고 가르치고, 절망은 우리에게 만사가 곤란하다고 가르친다.

 

 

 

허세와 허영, 그리고 허욕 따위를 왜 거짓이라고 하는지 아는가? 그것들은 모두 알맞지 않는 까닭이다. 무엇을 안다고 뽐내는 사람은 조금 알고 있을 뿐 충분히 알지 못한 증거다. 잘 모르면 어렵게 말하고, 잘 알면 쉽게 말한다. 쉬운 것을 어렵게 둘러치는 서툰 까닭이다. 원숭이는 사다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나무를 타는 기술이 능숙한 까닭이다. 산새는 앉을 나뭇가지를 고르지 않는다. 어느 가지에나 앉을 줄 알기 때문이다.

 

 

 

서툴면 억지를 부리고, 쉬운 길을 두고 가파른 길로 어렵게 산다. 그러나 어렵던 것도 잘 터득하고 나면 쉽게 된다. 인생에는 어려움과 쉬움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상한 짓을 해서 남의 눈을 홀리게 꾀를 부릴 것도 없고, 자랑할 것도 없다. 알맞은 것은 언제나 그냥 ‘본연(本然)’이다. 꾸미지 않고 숨기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본연이다. 세상에 본연보다 알맞은 것은 없다. 봄에는 새록새록 샘솟는 봄에 걸맞는 본연의 자세가 있고, 본연의 자세에서 비롯되는 고아한 본연의 진실이 있다.

 

 

 

그걸 익히 알면서도 오늘 고른 시의 제목을 보면 다소 황당하고 생뚱맞다. 온 누리에 파릇파릇 모든 만물이 소생하고 새 삶의 찬가로 시끌벅적한 이 때, 가당치 않게 죽음이라는 주제를 제목에 넣어, 희망을 바라는 독자를 기망하고 계절을 호도하다니, 실로 맹랑하고도 건방지다. 그렇다면 대관절 필자는 무슨 속셈으로 따스한 햇발 아래 숨결 묻어나는 이 봄에, 사악하게 죽음 따위를 거론하면서, 쓸쓸하고 음습한 시를 빚어내려 했을까?

 

 

 

아마도 그런가보다. 시 한 편 서글픈 심사로 짓고 나서는, 다시는 그런 회한에 사로잡혀 있지 않고, 저 맑고 푸른 봄의 하늘로 훨 훨 날아 오르리라는 속내가 무척이나 무척이나 진했을 게다. 모두가 어깨 걸고 더불어 사는 이 세상에, 모두가 어울려 내일로 나가는 이 계절에, 정말로 영광과 번영과 평화만이 가득한 우리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염원이 더욱 간절하고 절실했기에, 묵은 봄은 뇌리에서 죽어버리고, 지나간 봄은 향수 속에 묻어버리고, 진정 새로운 봄의 향기가 온 세상에 가득 가득 퍼져나가기를 누구보다도 소망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필경 그러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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