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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18) ‘맹자’
제자백가 중 백성들을 가장 끔찍하게 사랑해
기사입력  2019/03/08 [03:43] 최종편집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사내라면 대장부되라는 주장 맹자에서 유래

국왕들을 상대로 수업을 진행한 선비는 맹자

 

측은지심인간 본성은 원래 선하다는 주창

인간이 악행을 삼가려면 인의예지 교육 필요

 

사내라면 대장부 되라

 

중국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남자를 평가할 때 사내대장부라(男子漢大丈夫)는 말을 잘 사용한다. 남자다운 남자를 사내대장부라 하고 남자답지 못한 남자를 사내대장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민간에서는 남자답지 못한 남자를 두부모처럼 부드럽고 연약하다는 뜻으로 남자한대두부(男子漢大豆腐)’라고도 표현한다.

 

어떤 유형의 남자가 사내대장부일까? 거머쥐어야 할 때는 대담하게 거머쥐고 내려놓아야할 때는 미련 없이 내려놓을 줄 아는 남자, 모든 일에 책임성이 강하고 의리를 지키는 남자, 비리와 타협하지 않는 남자, 하늘을 원망하지도 남을 탓하지도 않는 남자, 가난하다고 지조를 꺾지 않으며 어떤 위엄이나 무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남자, 이런 남자가 진정한 사내대장부이다.

 

이런 맥락에서 유방보다 항우를, 유비보다 관우를, 송강보다 무송이나 임충 같은 남자들이 진정한 사내대장부로 평가받고 있다.

 

역사를 살펴보면 사내라면 대장부가 되라는 주장은 제자백가 중 한 사람인 맹자에서 유래되었던 것이다.

 

어느 하루 맹자는 제선왕(齊宣王)과 만나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맹자가 집을 나설 차비를 하려할 때 제선왕이 보낸 사람이 나타나 왕의 말을 전했다.

 

본래 과인이 선생을 만나러 가야 마땅하지만 감기에 걸려 바람을 맞으면 안 되오. 만약 선생이 오신다면 과인이 조정에 나갈 수 있는데 그리해주겠소?”

 

맹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즉시 말했다. “죄송합니다. 공교롭게도 저 역시 바람을 쐬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사실 맹자는 병에 걸리지 않았다. 그가 거짓말을 한 것은 제선왕이 병을 핑계로 자신을 부른 것이 괘씸했기 때문이었다. 맹자의 생각은 이렇다.

 

천하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도덕을 중시해야 한다. 따라서 군주가 아무리 귀한 신분이어도 직접 방문해 가르침을 청해야지 어떻게 덕 있는 인사를 자기 멋대로 오라 가라 할 수 있단 말인가?’

 

▲ 맹자는 진짜 사내대장부다웠다. 요즘 말로 하면 맹자는 참 멋진 남자다   


맹자는 진짜 사내대장부다웠다. 요즘 말로 하면 맹자는 참 멋진 남자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오래 전에 가성 나훈아한테 3천만원 줄 테니 나의 생일파티에 와서 노래 불러달라고 요청했는데, 나훈아는 단칼에 거절한 일이 있었다. 나훈아의 답변은 나의 공연을 보겠으면 극장에 와서 티켓 구매하서 보라.”는 것이었다. 나훈아는 참 멋진 사내대장부이다.

 

맹자는 사내대장부에 호연지기를 갖춘 완벽한 남자였다. 어느 날 맹자(孟子)에게 한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께서 제()나라 재상이 되셔서 도를 널리 행하신다면 제나라 임금은 틀림없이 천하의 패자가 될 겁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선생님도 마음이 설레시죠?”

 

나는 나이 마흔이 되면서부터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느니라(四十不惑).” “어떻게 하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다. 마음속에 부끄러움이 없으면 두려울 것이 없고, 그것이 바로 대용(大勇)’이며, 마음의 동요를 막는 최상의 방법이지.”

 

그렇다면 선생님의 부동심(不動心)과 고자(告子, 제나라 사상가, 이름은 불해, 맹자와 동시대 사람)의 부동심은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고자는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을 이해하려고 애쓴들 무슨 소용이냐.’고 하지만 나는 말을 알고 있다(知言)’는 점에서 그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호연지기도 기르고 있지 않느냐.”

 

호연지기가 무엇입니까?” “쉽게 말하면 평온하고 너그러운 화기(和氣)라고나 할까. 어쨌든 이것은 하늘과 땅 사이에 넘치는 크고 강하고 곧은 것이며, 더 키우면 광대무변한 천지를 꽉 채우는 원기(元氣)가 된다.”

 

그러나 이 기()는 도의와 합쳐져야지, 만약 도의가 없으면 쓰러지고 마는 거야. 이 기가 사람에게 깃들어 행위가 도의에 부합됨으로써 부끄러울 게 없으면 누구한테도 꿀리지 않는 도덕적 용기가 생기게 된다.”

 

맹자는 국왕연수반 교수

 

전국시대에 각국의 왕들이 서로 패업을 이루려고 유명한 선비들을 불러 을 묻는 바람이 일었다. 선비가 왕에게 을 제시하는 방식은 수업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중국학자들은 이것을 국왕연수반이라고 명명한다. 당시 국왕들을 상대로 수업을 진행한 선비로서는 장자, 맹자, 순자, 한비자 등이 유명했다.

 

맹자는 제자백가 중 여러 국왕을 상대로 가장 많은 수업을 진행한 선비였다.요즘말로 하면 맹자는 대통령 연수반교수 중 가장 이름 난 교수였다. 맹자의 국왕연수반 학생으로서는 양혜왕(梁惠王)과 제선왕이 수업을 가장 많이 받은 제자였다.

 

▲ 맹자는 제자백가 중 여러 국왕을 상대로 가장 많은 수업을 진행한 선비였다. 


양혜왕이 맹자를 만났을 때 첫 마디로 이렇게 물었다. “선생께서 천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이렇게 찾아주신 것은 장차 과인의 나라에 어떤 이익을 주시려고 하는 것이오?”

 

맹자가 반박했다. “왕이시여. 왜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인의를 말씀하셔야죠.” 맹자의 이 말이 양혜왕의 귀에 들어갈 리가 만무했다. 당시 양혜왕의 사정은 급박했다.

 

세 차례 전쟁에서 병사들을 잃었고 태자가 포로가 되었으며 상장군이 전사하고 나라가 텅 비어 있어 이를 돌이키는 데만 골몰하고 있었기 때문에 맹자의 한가로운 인의타령을 들어줄 여유가 없었다.

 

진나라는 상앙(商鞅), 초나라는 오기(吳起), 제나라는 손빈(孫臏)을 등용해서 부국강병을 이뤘다. 맹자는 이런 일을 해낼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양혜왕은 맹자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어 귀를 기울여 보기로 했다.

 

맹자가 물었다. “방망이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칼로 사람을 죽이는 차이가 있습니까?” “없소.”

 

맹자가 또 물었다.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정치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차이가 있습니까?” “역시 없소.”

 

▲  맹자는 인성이 착하다는 성선설의 근거로서 인간이 갖고 있는 타고난 측은지심을 말한다 


지금 대왕의 주방에 살진 고기가 가득하고 마구간에 준마가 있는데, 백성들은 굶주린 기색이 있고 들에 굶어죽은 시체가 있다고 해봅시다. 이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짐승들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짐승들이 서로 잡아먹는 것조차 사람들은 혐오하는데 나라의 정치를 주재하면서 짐승들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먹게 한다면 백성들의 부모가 될 자격이 있겠습니까?”

 

이쯤하면 수업이 아니라 왕을 훈계하고 있는 것이다. 맹자의 국왕연수반 최초의 학생은 제선왕이었다.

 

어느 날 수업에서 맹자가 제선왕에게 물었다. “대왕이 음악을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렇습니까?” 선왕은 금세 얼굴이 빨개졌다. 그가 좋아하는 음악은 고전음악이 아니라 유행가였기 때문이기에 체면이 깎이는 일이었다.

 

맹자가 말했다. “유행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대왕은 음악을 감상하면서 혼자 즐기십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십니까?”

 

당연히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오.” “몇 명과 함께 즐기십니까? 많은 사람과 즐기십니까?” “당연히 많은 사람과 함께 즐기오.” “좋습니다. 만약 전국의 백성들과 함께 즐긴다면 그보다 즐거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왕도입니다.”

 

이번에는 선왕이 자기 고민을 말했다. “과인은 재물을 좋아하는 병이 있소.”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대왕이 재물을 좋아하시되 백성들과 함께 좋아하신다면 안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선왕은 또 말했다. “과인은 여색을 좋아하는 병도 있소.”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대왕이 여자를 좋아하시되 백성들과 함께 좋아하신다면 안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맹자는 당시 제자백가 중에서 백성들을 가장 끔찍하게 사랑한 선비였다. 그는 백성이 제일이고 사직이 다음이고 임금이 그 다음이다.”는 말을 했다.

 

조선의 개국 일등공신인 정도전은 처음 정몽주를 만났을 때 정몽주가 그에게 <맹자>라는 책을 선문했다. 정도전은 그 이후로 맹자의 백성 사랑에 푹 빠져 왕권을 줄이고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세우고자 혼신의 노력을 쏟아 부었던 것이다.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데 왜 인간은 악행을 저지르는가? 맹자는 환경과 조건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인간이 악행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인의예지(仁義禮智)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성은 착하다

 

중국 역사에서 최초로 인성문제를 논한 사람은 고자(告子)였다. “인성은 존재하며 선천적이다. 즉 인성은 천성이다. 인간의 천성은 음식남녀 즉 자연적인 속성(본능)으로서 식(), (), ()이다.”

 

이 말을 줄여서 하면 식과 색은 인간의 본능(食色, 人之本也)이다. 일각에서는 이 말을 맹자가 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판권이 고자에게 있다.

 

고자는 자연적인 속성 혹은 인간의 천성으로서 인성에는 선악이 없다고 선포하였다. 고자의 이 선포는 맹자의 심기를 건드렸다. 맹자는 인간의 천성을 논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왜냐? 먹고 후대를 낳고 하는 것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본능을 따지자면 개의 본능이나 소의 본능이 같고 개와 소의 본능이 인간의 본능과 다를 바 무엇이냐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성을 논하면 안 되고 반드시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는 사회성을 논해야 된다는 것이 맹자의 주장이다.

 

인간의 사회성에는 선악이 있을까? 고자는 없다고 하고 맹자는 있다고 말한다. 고자는 타고난 인성은 물과 같아서 동쪽으로 트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트면 서쪽으로 흐르는데 선악의 구분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맹자는 고자의 이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논리를 전개한다. “물의 흐름은 확실히 동쪽 서쪽 구분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래 위의 구분마저 없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 맹자의 주장이다.

 

따라서 맹자는 물의 속성은 아래를 지향하고 인성은 선을 지향한다.”고 결론짓는다. 맹자는 인성이 착하다는 성선설의 근거로서 인간이 갖고 있는 타고난 측은지심을 말한다.

 

어린아이가 우물을 향해 아장아장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본능적으로 뛰어가서 막는 것이 측은지심이다. 이러한 측은지심은 모든 인간에게 다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것이 맹자의 주장이다.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데 왜 인간은 악행을 저지르는가? 맹자는 환경과 조건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인간이 악행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인의예지(仁義禮智)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자는 인성에는 선악이 없다고 하고 맹자는 인성은 선한 것이라고 말한 반면에 한비자는 인성은 본래부터 악한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한비자의 성악설에 관해선 다음 편에서 논의하겠다.

 

 김정룡 프로필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장춘대학교 일본어학부 전공

-연변제1교 일본어 교사 역임

-著書)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멋 맛 판> 2015

-著書) 재한조선족문제연구집

<천국의 그늘>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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