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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반세기 전’ 서독으로 파견된 간호사의 '레터 수기’(20)
기사입력  2019/03/16 [03:08] 최종편집    임옥진

지난 세대를 회고해보면, 국민들의 지행합일적 헌신적 조국사랑은 부국강병의 초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만방에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힘찬 고동소리였다. 당시 서독에 간호사로 파견되어 노심초사 가족사랑과 불철주야 조국애를 불사른 레터 수기를 입수하여 독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지면을 생생하게 구성하여 주말 연재한다.(편집자주)

 

 

 

영희는 아직 교사 미발령으로 초조한 것 같습니다.

정희의 독일인 불신자결혼이 허락되지 않습니다.

 

‘EU간호사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습니다.

‘6주간 휴가를 얻어조속히 가족을 보고 싶습니다.

 

주의 앞에는 충만한 기쁨이 있고 영원한 즐거움이

먼저 하나님의 의구하면 너에게 모든 것 더하리

 

사랑하는 부모님께(1-1974. 7. 17)

 

 

무더운 날씨에 건강하신지요? 태풍이 불어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들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저는 바쁘지만 감사하면서 즐겁게 근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영희의 편지를 받아보았네요. 아직 교사 발령이 나지 않고 있어서 퍽이나 실망스럽고 초조한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 위로하시고 격려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영희는 729일부터 서울에서 수련회가 있다며 무척 참석하고 싶어 하더군요. 서울 구경도 하고 주님의 은혜를 받도록 보내 주십시오.

 

내일 718450 DM를 송금하겠습니다. 돈이 여유롭지 못하시겠지만 영희에게 힘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송금은 아마 그때까지 도착하지 못할까요?

 

또 한 가지 급한 일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독일 EU 간호사 국가고시를 7월 중하순, 8월 중순, 9월 초에 이틀, 이렇게 3번에 걸쳐 치르게 되는데 호적초본 1통이 필요하답니다.

 

필요 없다고 했다가는 급하게 필요하다며 번복을 하는군요. 서류가 제게 도착하면 영사관에 가서 독일어로 그것을 번역하고 공증을 받아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바쁘실 테지만 수고를 부탁드립니다.

 

구세주 예수님께서 부모님과 온 가족을 도우시고 보호하시기를 바라며 위해서 기도합니다. 그럼 이만 짧게 줄입니다. - Berlin 딸 드림 -

 

 

사랑하는 부모님!(2-1974. 07. 19)

 

그제에 이어 다시 한 번 짧게 편지 씁니다. 호적 초본 1통을 곧 보내 주십사 하는 부탁을 재차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한 통만).

 

말씀드린 대로 어제 450마르크 송금했습니다. 저는 지금 맨 마지막으로 전염병 병동에 배치 받아서 실습 근무 중에 있습니다.

 

내가 여호와를 항상 내 앞에 모심이여 그가 나의 오른편에 계시므로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시편 16:8) “주께서 생명의 길을 내게 보이시리니 주의 앞에는 충만한 기쁨이 있고 주의 오른편에는 영원한 즐거움이 있습니다.”(시편 16:11)

 

온 가족이 건강하고 화목하기를 빌며 이만 줄입니다. - 베를린에서 딸 옥진 드림-

 

저를 사랑하시는 부모님(3-1974. 08. 05)

 

평안하신지요? 보고 싶습니다. 부모님! 호적초본과 편지 잘 받았습니다. 호적초본 일은 잘 되었는데 학교의 담당자가 오늘 정부 교육당국에 서류를 갖다내고 오더니 또 한 가지를 요구하는군요. 간호조무사 수료증입니다. 죄송합니다. 수고해 주셔서 속히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723일부터 3일 동안 한 환자를 맡아 간호하면서 전체 진행사항과 경과보고서, report를 써내야 했는데 좋은 성적이 나왔습니다. 815일 하루와 9월 초 이틀 동안에 있는 시험들은 졸업시험과 동시에 독일 간호사 국가고시입니다. 국가에서 감독관과 시험지가 봉한 채로 내려오지요.

 

그런데 이 서류가 없으면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며 까다롭게 하는군요. 걱정은 하지 마시고 곧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급하게 부탁드려 너무 죄송합니다.

 

영희는 발령을 기다리는 동안 수련회에 갈 수 있어서 참 잘됐습니다. 병환이랑은 연락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 이만 짧게 줄입니다.

 

영원하지 않은 세상에서 부모님과 온 가족이 영원하신 하나님과 소통하며 소망 중에 생활하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 베를린 딸 드림-

 

사랑하는 부모님께(4-1974. 09. 21)

 

오랫동안 소식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저는 3일 동안에 걸친 독일 국가고시에 두려움 없이 임했으며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고 졸업했습니다. (930일에 완전히 끝납니다). 같이 공부하던 김훈 언니도 합격했답니다.

 

우리 반 학생 수가 13명이었는데 그 중에 3명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제 안에 능력 주시는 주님을 보았습니다. 저의 성적은 한 독일 학생과 공동으로 두 번째였어요. 독일 학생들은 공부를 첫째로 했고, 저는 하나님 섬기는 일을 첫째로 했는데 결과는 하나님 편에 성공의 비결이 있었습니다.

 

▲  저는 제 안에 능력 주시는 주님을 보았습니다. 독일 학생들은 공부를 첫째로 했고, 저는 하나님 섬기는 일을 첫째로 했는데, 결과는 하나님 편에 성공의 비결이 있었습니다.

 

이 일 역시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에게 더하시리라"는 말씀이 맞았습니다. 주님께 너무나 감사합니다. 처음부터 주님께서 이 공부를 할 수 있게 허락하셨고 3년 내내 시종일관 정말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일절 도와주셨습니다. 실로 신실하신 주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와 환영의 꽃다발과 선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이 영광을 주님께 돌려드렸습니다. 그분 안에만 있으면 모든 일을 그분의 영광을 위해서 이루시고 이기게 하시고 영예를 주시며 인도하여 주시는 것을 느낍니다. 주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올립니다.

 

부모님! 918일에 400마르크 송금해 드렸습니다. 얼마 전 뒤늦게 김혜양이 일시 귀국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고맙게도 부탁을 기꺼이 수락해줘서 급하게 사소한 몇 가지를 인편으로 보냅니다.

 

사진 12, 여름 잠옷, 어머니의 원피스인데 비싼 옷으로 세일해서 샀으니 꾸짖지 마시고 딸의 성의를 생각하셔서 꼭 입으시기 바랍니다. 아버지의 스웨터라고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좀 작을 것도 같군요. 조카들의 인형 2, 독일 칼, 가방은 오빠가 사용하면 좋겠고, 손톱깎이 3세트, 독일 채판 두 개, 세계지도 두 장 등입니다.

 

지금 시간이 없어 이만 줄입니다. 부모님들과 온 가족, 큰댁 가족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기를 빕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Berlin에서 딸 올림-

 

사랑하는 부모님께(5-1974. 12. 06)

 

영희와 옥희를 통해 소식 들었습니다. 이번엔 두 달이 넘도록 소식 드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뒤로 밀어두었던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너무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매서운 날씨에 수고하시는 부모님들을 그려봅니다. 많은 농사일을 나이 많으신 몸으로 어떻게 계속하실는지... 어쩌면 좋을지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밥해 주는 사람도 없이 너무 고생되셔서 어쩌면 좋습니까?

 

제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듭니다. 우리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께 서로다.”(시편 121:1)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만 어떻게 인가 도움을 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입니다.

 

부모님, 저의 휴가는 가능하면 29일에 집에 가고 싶습니다. 그러면 323일까지 6주간 머물 수 있게 되겠어요. 빨리 온 가족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무슨 부탁이 있으면 제게 이야기 해 주셔도 됩니다. 그리고 오늘 650마르크를 송금합니다.

 

저는 지난 101일부터 외과응급병동(Surgery Emergency Care Ward)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중한 심장수술 환자나 위중한 교통사고 환자들을 긴급 간호하고 치료하는 병동입니다.

 

수술한 환자 한 사람 혹은 두 세 사람을 전적으로 맡아 초, 분을 다투어 간호하면서 하루 8시간 근무하지요. 긴장되고 근무하기 쉽지 않지만 그래도 여유 있게 할 수 있으며 금방 금방 회복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되고 기분이 좋습니다. 동료 간호사들과도 즐겁게 지내며 모두 친절하고 좋아합니다.

 

저는 또한 주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 근무 이외 활동도 여전히 잘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서로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낯선 사람들이었지만 주 예수님으로 인해 사랑스런 특별한 친구들이 되었습니다. 친구들과의 좋은 관계, 환자들과의 좋은 관계, 동료들과의 만족스런 대인관계를 통해서 오는 상상 이상의 기쁨도 맘껏 누리고 있습니다.

 

▲ 정희를 아끼고 사랑하기에 믿지 않는 그 남자가 정희를 행복하게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부모님! 정희에 대해서인데, 그 독일 사람과 결혼하겠다는 동생의 결론을 저도 마음에 허락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녀를 위해서 합당치 않은 것만 같아요. 행복해 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저는 정희를 아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저의 마음은 이렇게 아프고 상해 있습니다. 저는 지금으로서는 찬성할 수 없습니다. 저는 정희를 아끼고 사랑하기에 믿지 않는 그 남자가 정희를 행복하게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부모님. 정희가 결혼하는 것에 대해 관계 마시고 모른 척 하시면 좋겠습니다만, 그런데... 그저 내버려 둘 수도 없습니다. 강제로 아무것도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정희 자신도 자신을 이길 수가 없을 겁니다.

 

지금은 하나님께 기도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상상 이상의 현명한 해결책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부모님! 기도는 막연한 일이 아니니 저는 어떻게 하시던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다리고 싶습니다. 주님의 축복이 부모님과 온 가족에게 함께 하기를 빕니다. - 베를린에서 딸 올림 -

 

임옥진 프로필

독일 베르린 자유대학병원 근무

英國 The Bible College of Wales 졸업

한국여자신학교 영어교수

<역저> ‘영적인 싱글

하나님의 능력과 연결되는 믿음

당신의 교회는 준비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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