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 >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광고
“우정으로 큰 그림을 만들어 가자고 약속”
<주부일기> 시인 한상림 ‘첫사랑! 그 끈끈한 우정’
기사입력  2019/03/19 [00:18] 최종편집    시인 한상림

 

▲  시인 한상림  

 

 

외로울 때 슬플 때 함께 하는 사람

 

아리스토텔레스는 2의 자신이며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을 친구라고 하였다. 그렇듯 대부분 가족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이 친구일 것이다. 대중가요에도 친구에 관한 노래가 아주 많다. 외로울 때 슬플 때 함께 해 주는 사람, 바로 그 보석 같은 친구와 서로 손잡고 함께 갈 수 있다면 인생길이 결코 쓸쓸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스무 살에 만난 첫사랑과 여전히 보석 같은 친구로 이어가고 있다. 엘리어트는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하였지만, 내게 4월은 언제나 설레고 풋풋한 첫사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름다운 봄이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생각나는 사람”,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본 순간 가장 순수한 모습으로 다가와 사랑을 알게 해 준 사람이 그였다. 또한 난생 처음 새끼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던 날 다방에 마주 앉아 한 시간 동안 내 손톱을 바라보면서 예쁘다고 칭찬해준 사람이 그였다.

 

 

그러다 헤어진 후 이십여 년 동안 서로 깜깜 무소식으로 지냈었다. 결혼을 하면서 아이를 기르느라 추억조차 떠올릴 겨를 없이 잊고 살았다. 그러다 이십 년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찾게 되면서 한바탕 회오리바람처럼 감정이 일기 시작했다.

 

가슴 깊이 자리했던 이십대 청춘의 추억들이 채 정화되지 않은 채 다시 과거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역시도 나를 친구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쉽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 당시 서로 메신저 대화창을 통해 이십 년 공백기 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면서 궁금증을 풀어갔다.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3개월 동안은 한 번도 전화 통화조차 하지 못하고 대화창으로만 이야기를 나누었다. 행여 목소리를 들으면 다시 만나고 싶어질까, 혹은 더 힘들어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망설임 끝에 약속을 하고 만나게 되었다.

 

3개월 시간이 지나면서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만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망설임 끝에 약속을 하고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세월의 흔적 속으로 서로가 많이 변해버린 얼굴, 그리고 몹시도 말랐던 예전의 내 모습과 달리 넉넉하게 살이 쪄 있으니 무척 서먹했을 거다.

 

앞에 앉은 나를 바라보면 낯선 얼굴이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고 생각하면 내 모습이 떠오른다고 하던 말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하긴 남자들보다 여자들은 아이를 낳고 많이 변하게 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행스럽게 우리는 서로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차차 안정된 모습으로 서로를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영원한 이별도 없고 영원한 만남도 아닌 그저 서로에게 좋은 친구로서 동행하자고 약속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추억은 추억일 뿐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만큼 정화된 감정으로 넉넉하게 농담도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결혼 전 사랑하던 사람과 관계를 굳이 지금에 와서 우정이라고 하면 남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남다른 우정으로 서로 소통하면서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함께 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다지 먼 거리도 아닌 곳에서 살면서도 굳이 일부러 만나기 위해 약속을 잡아본 적도 없다. 우연히 어떠한 계기가 되어 지나치는 길에 차 한 잔 나누면서 얼굴을 잠시 보고 돌아서곤 했다.

 

몇 달, 혹은 몇 년간 서로 소식을 잊고 지내다가도 불현듯 생각나서 연락을 하면 언제든 반가이 맞아주고 들어주면서 엊그제 만난 것 같은 사람이 바로 그였다. 요즘에야 카카오톡 창으로 서로 사는 소식을 올려놓으면 읽어보고서 답을 주든 말든 개의치 않고 지낸다.

 

그리고 가끔 내가 활동하면서 발표한 신문지상의 글이나 사진을 보내주게 되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근황을 알게 되기 때문에 굳이 통화를 하든가 답을 주지 않아도 섭섭하지 않다.

 

그렇게 스무 살 그 순수하고 애절하였던 사랑이 지금은 조금도 양심에 거리낌 없는 순수한 우정으로 서로에게 승화 된 우정이 참으로 다행스럽고 감사하는 마음이다.

 

 

 

 

때론 남편에게 말하기 보다 친구에게.

 

가끔 살면서 힘들거나 지쳐 있을 때 혹은 고민거리가 있어서 상담하고 싶을 때, 어쩌면 남편에게 말하기보다 친구에게 털어놓고 의지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것은 남편에게 털어놓으면 오히려 바깥 일로 인하여 부부관계가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 쉽고 때론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한번은 갑작스레 양쪽 고관절에 문제가 생겨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펑펑 울었던 적이 있다. 가장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던 시기라서 남들 앞에서 애써 태연한척 내색 않으려고 마약진통제를 삼키면서 버텼었다.

 

몸이 아파서 당장 고꾸라져 일어설 거 같지 않은 정신적인 좌절감으로 하던 일들을 모두 내려놓자니 동안 죽어라 앞만 보면서 뛰어왔던 시간들이 수포로 돌아갈 거 같아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 데도 미련스럽게도 잡고만 싶었다.

 

열심히 앞만 보면서 봉사생활에 내 몸을 아끼지 않고 해 온 시간들이 너무도 억울하였다. 왜 하필 지금 내 인생의 활짝 핀 꽃봉오리 같은 시간에 두 다리가 병들어 모두 내려놓아야만 하냐고 신을 원망하기도 했다.

 

그 당시 남편에게 말을 꺼내면 당장 그만 두고 건강이나 챙기라고 오히려 핀잔을 들을게 뻔해 내색도 못하고 갈등만 하고 있었다.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갈등 속에서 봉사를 하고 집에 돌아와 승용차 안에서 펑펑 울다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침 그도 집으로 귀가하던 중이라면서 내가 털어놓는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주면서 달래주었다. 이렇듯, 내가 울고 싶을 때 혹은 고민거리가 있을 때 딱히 해결해 줄 사람도 아닌데 그저 털어놓기만 하여도 편안하게 들어주는 친구가 있어서 든든하다.

 

큰 비밀인 것처럼 가슴앓이 한다면

 

이제 나이가 들어 늙어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풋풋한 그 시절 속 사진을 바라보면서 가끔씩 추억으로의 여행을 할 수 있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함께 이야기 하면 가장 잘 소통을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제는 첫사랑, 그 끈끈한 우정을 누구에게나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이런 추억조차 없었더라면 지금 이 나이에 얼마나 삭막하고 메마른 감정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아니면 서로 소식조차 모르고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가끔은 그리워하면서 과거의 회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마치 큰 비밀이나 되는 것처럼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면 그 또한 슬픈 일일 것이다.

 

 

스무 살 때 첫 만남, 첫 설렘, 첫 사랑과의 67개월이란 싱그러운 사랑을 보내고, 다시 스무 해 만에 중년이 되어 만났을 땐 사랑이 아닌 우정으로 그림을 그려가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또 우정의 시간이 어느 새 또 스무 해가 돼가고 있다. 이제 환갑이 지났으니, 앞으로 이십 년 동안 이대로 다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가져 본다. 그와 내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앞으로 이십 년도 너끈히 함께 늙어가면서 더 좋은 친구로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먼 훗날 여든이 넘으면 우리는 노인대학에서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만나자고 하였다. 그렇게 되면 그 친구는 여전히 지금처럼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장선생님이 되고, 나는 학생이 되어서 훈훈한 노년기 삶을 나누면서 멋진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프로필

한국예총 전문위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회원

강동구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장

시집 따뜻한 쉼표 종이 물고기

hsr59@daum.net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광고
ⓒ 모닝선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밴드 밴드 구글+ 구글+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서울>
* 강남구 * 강동구 * 강북구
* 강서구 * 관악구 * 광진구
* 구로구 * 금천구 * 노원구
* 도봉구 * 동대문구 * 동작구
* 마포구 * 서대문구 * 서초구
* 동구 * 성북구 * 송파구
* 양천구 * 영등포구 * 용산구
* 은평구 * 종로구 * 중구
* 중랑구
<수도권>
* 고양시 * 광명시 * 광주시
* 구리시 * 군포시 * 김포시
* 남양주시 * 동두천시 * 부천시
* 성남시 * 수원시 * 시흥시
* 안산시 * 안성시 * 안양시
* 양주시 * 오산시 * 용인시
* 의왕시 * 의정부시 * 이천시
* 파주시 * 평택시 * 포천시
* 하남시 * 화성시
 
 
 
 
* 경기 * 강원 * 경남
* 경북 * 충남 * 충북
* 전북 * 전남 * 제주
 
 
광고
광고
* 청와대 * 감사원
* 국가정보원 * 방송통신위
* 국무총리실 * 법제처
* 국가보훈처 * 공정거래위원회
* 금융위원회 * 국민권익위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기획재정부
* 국세청 * 관세청
* 조달청 * 통계청
* 교육부 * 외교부
* 통일부 * 법무부
* 대검찰청 * 국방부
* 병무청 * 방위사업청
* 행정안전부 * 경찰청
* 해양경찰청 * 문화체육관광부
* 문화재청 * 농림축산식품부
* 농촌진흥청 * 산림청
* 산업통상자원부 * 중소벤처기업부
* 특허청 * 보건복지부
* 환경부 * 기상청
* 고용노동부 * 여성가족부
* 국토교통부 * 철도청
* 해양수산부 * 소방청
* 국가보훈처 * 대통령경호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
많이 본 뉴스
* 새누리당 * 더불어민주당
* 국민의당 * 정의당
<방송사>
* KBS * MBC * SBS
* CBS * EBS * 경인
<신문사>
* 조선 * 동아 * 중앙
* 한국 * 국민 * 경향
* 서울 * 문화 * 내일
* 한겨례 * 매경 * 한경
<방송>
* 자유북한방송 * 자유조선방송
* 자유아시아방송 * 열린북한방송
* 북한개혁방송 * 통일방송
* 동포사랑
* 전국경제인연합회 * 대한상공회의소
* 한국무역협회 * 중소기업중앙회
* 한국경영자총협회 * 전국은행연합회
* 중소기업진흥공단 * 중소기업청
* 신용보증기금 * 기술보증기금
* 중소기업 정책자금 * 한국 엔젤투자협회
* 한상네트워크 * 코트라 홍콩무역관
* 홍콩한인 상공회 * 중국 한국상회
* 한중협회 * 한중민간경제포럼
* 중국 거시정보망 * 차이나코리아
<포탈>
* 바이두 * 소후닷컴
* 왕이닷컴 * 시나닷컴
* 텅쉰왕 * 텐센트
* 위챗
<전자상거래>
* 알리바바 * 한국관
* 텐마오 * 한국관
* 타오바오 * 알리페이
* 알리익스프레스 * 쑤닝이거우
* 웨이핀후이 * 징둥상청
* 뱅굿 * 미니인더박스
* 올바이 * 1688 닷컴
<언론>
* 인민일보 * 신화통신
* 환구시보 * 중앙TV
<은행>
* 공상은행 * 건설은행
* 농업은행 * 중국은행
* 초상은행
 
 
* 경실련 * 참여연대
* 한국소비자원 * 한국소비자연맹
* 소비자시민모임 * 소비자상담센터
* 소비자피해신고 * 녹색소비자연대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 주부클럽연합회 소비자고발센터
 
 
 
 
* 가톨릭대 * 건국대 * 경기대
* 경희대 * 고려대 * 광운대
* 국민대 * 동국대 * 명지대
* 삼육대 * 상명대 * 서강대
* 서경대 * 서울대 * 성균관대
* 세종대 * 숭실대 * 연세대
* 외국어대 * 중앙대 * 한성대
* 한양대 * 홍익대
* 서울교육대 * 서울산업대
* 서울시립대 * 한국체육대
* 방송통신대
 
 
 
 
<은행>
* 한국은행 * 국민은행 * 우리은행
* 신한은행 * 하나은행 * 외환은행
* 기업은행 * 씨티은행 * 제일은행
* *HSBC * 경남은행 * 대구은행
* 광주은행 * 부산은행 * 전북은행
* 제주은행 * 농협 * 수협
* 신협 * 새마을 * 우체국
* 산업은행
<카드사>
* 비씨카드 * 삼성카드 * 현대카드
* 롯데카드 * 국민카드 * 우리카드
* 신한카드 * 농협 * 씨티카드
 
 
 
 
* 서울대병원 * 연세대세브란스
* 고려대의료원 * 삼성서울병원
* 삼성의료원 * 경희의료원
* 한양대병원 * 인제대백병원
* 가톨릭중앙의료원 * 이화여자대의료원
* 하나로의료재단 * 서울적십자병원
* 원자력병원 * 한국산재의료원
* 차병원
 
 
 
 
* 로엔 * SM * YG
* JYP * B2M * CCM
* YMC * DSP * GYM
* 큐브 * 스타십 * 빅히트
* 울림 * 티에스 * 티오피
* 젤리피쉬 * 스타제국 * 플레디스
* 엠에스팀 * 페이스엔 * 벨액터스
* 쟈니스 * IOK * 쇼브라더스
 
 
 
 
* CJE&M * 인디스토리
* 쇼박스 * 데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