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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붉은 왕조’-프랑스인이 본 북한의 겉과 속
기사입력  2019/03/21 [23:02] 최종편집    소정현기자

김일성부터 김정은까지 세습 3대에 걸친

왕조정치 빛과 그림자를 흥미롭게 대해부

대중적 생동감 넘치는 최초의 역사스토리

 

 

 


다양한 사실과 풍부한 상상력 접목

 

프랑스 주요 경제잡지 LESECHOS‘2014년 비소설 분야 10대 저서로 선정된 이 책은 프랑스 외교관이자 역사학자며, 작가인 파스칼 다예즈-뷔르종이 쓴 한국 4부작 중 네 번째 이야기다. 속을 파악하기 힘든 수수께끼 같은 나라, 북한. 프랑스인의 자유분방한 시선으로 이념 대립을 초월해 써내려간 북한의 역사는 오히려 더 살아있는 생동감이 넘친다.

 

이 책은 다양한 사실과 에피소드를 풍부한 상상력으로 담아낸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이기 때문에 한번 읽기 시작하면 쉽사리 손에서 책을 내려놓기 힘들어 진다. 책은 북한의 <><>을 두루 살핀다.

 

<>은 최고 통치 가문의 계보와 암투, 반대파의 무자비한 숙청과 처벌, 왕조의 보전에 필요하다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용하는 생존 지상의 실용주의 또는 무자비한 압제와 억압을 뜻하고, <>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와 전통의 쓰임새를 뜻한다.

 

한 예로, 조선조 말의 상황에서 나라가 망하고 일제의 침략이 한반도를 할퀼 때, 민중들의 마음에 형성된 소망,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갈망을 김일성의 항일 투쟁, 백두혈통의 전통, 북한 체제의 등장에 연관시켜 서술하는 방식은 역사적 감수성과 문예적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새로운 시각덜 주관적 덜 감정적

 

    

 

이 책은 우리에게 <7가지 개방적 안목>을 제공한다. 첫째, 동서양 경험의 비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날개가 달린 천마 페가수스와 천리마, 북한의 백두산과 폼페이의 베수비오 화산,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과 말 타는 김정일, 비잔틴 제국과 북한 김씨 왕조를 비교한다.

 

둘째, 서구 사상으로 북한 특징 설명: 프랑스 법률가, 에티엔 드 라 보에티가 발전시킨 자발적 복종의 개념으로 북한 주민의 집합의식을 분석한다. 마키아벨리의 미치광이전략 개념으로 김정일의 정책 의도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셋째, 남한과의 흥미로운 비교: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묘사, 남한의 재벌, 일부 사립대학도 왕조체제의 특성을 보인다는 지적도 따끔하다.

 

넷째, 북한 역사인식의 특징 조명: 한반도의 역사에서 자랑스러운 인물들이 북에서 많이 나왔다는 주장으로 단군, 광개토대왕, 을지문덕, 왕건, 이성계와 함께 김일성을 조명한다.

다섯째, 북한 위기관리 기법의 설명: ‘고난의 행군이 한참일 때, 체제 실패에 책임을 져야 할 집권자가 위기의 원인을 자연재난 등에 돌리고 자신을 위기극복의 주역으로 상정하는 특이한 상징 메커니즘을 자세히 해부한다.

 

여섯째, 미래에 대한 상상력 제공: 김일성은 혁명을 했고, 김정일이 핵왕조를 세웠다면 김정은은 무엇을 할 것인가? 진행 중인 비핵화 협상을 포함하여 경제발전을 향한 북한의 과감한 변신을 열린 눈으로 관찰한다.

 

일곱째, 북한에 대한 잘못된 통념의 제거: 이해할 수 없는 나라, 예측할 수 없는 광기, 대화가 불가능한 벼랑 끝 전술, 집단최면에 걸린 대중 등의 기존의 북한 이미지를 걷어내고 북한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이런 서술로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부딪치는 북한에 관한 <4가지 수수께끼>를 다룬다. 외국 전문가가 쓴 한반도 역사 관련 책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

 

한반도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국민대 교수는 북한의 실상을 냉철히 이해하는데 있어 주관과 감정을 탈피하여 중립적으로 서술한 붉은 왕조의 역작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린다.

 

좋은 책의 경우, 내국인들의 사상 대립, 과거 역사에 대한 부담을 초월해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 '다르게 보기'를 가능하게 해 준다. 더불어 주제에 대해 보다 덜 주관적이고 덜 감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붉은 왕조는 바로 이러한 책이다.

 

또한 역사학자 임지현 서강대 교수는 외부의 시각에서 빈틈없는 정교한 서술에 경의를 정중하게 표현한다.

 

파스칼 다예즈-뷔르종의 넘치는 위트와 정확한 수사에 감탄할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그의 글솜씨가 말솜씨보다 더 낫다는 훌륭한 증거다. 프랑스 최고 지성의 훈련과정을 거친 이 타고난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북한의 역사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불의에 대한 분노가 기묘하게 얽혀 있다. 거장의 솜씨로 끌고 나가는 이 친밀한 비판덕분에 북한의 역사는 살아있는 역사로 다가온다.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 왕조체제를 구축한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 곧 무너질 것이라는 수많은 외부 관측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건재 하는 이유, 북한 주민이 보이는 복종이 과연 강제인가 자발인가, 김정은의 대변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를 살핀다. 저자의 흥미로운 서술을 찬찬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네 가지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각자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파스칼 다예즈-뷔르종은 파리 국립사범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파리 정치학교를 수료했다.

 

이어 프랑스 정치인들의 산실인 국립행정학교(ECOLENATIONALE D’ADMINISTRATION)를 졸업했다. 2001년에서 2006년까지 주한 프랑스 대사관 대학 교육 담당관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프랑스 국립과학기술연구원(CNRS)의 유럽연합 업무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 4부작인 한국인들, 한국의 역사, 서울에서 평양까지, 붉은 왕조를 비롯해 베네룩스 3국의 역사, 아스트리드 여왕, 왕들의 경제학, 벨기에의 비밀, 비잔틴 역사의 비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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