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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20) ‘상앙’
‘개혁의 대명사 –상앙’
기사입력  2019/03/25 [22:30] 최종편집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부국강병 통일제국의 밑거름을 다져놓아

공리주의 실용주의 현실주의법가의 초석

 

명유암법(明儒暗法) , 이상주의인 유가와

실용주의 법가의 결합이 역사의 수레바퀴

 

 

▲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혼란한 천하 수습에는 패도정치가 답

 

부국강병을 이루고 최후의 통일제국 건설의 밑거름을 다져놓은 선비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상앙이다.

중국에서는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인간 무리 중에 독단적이고 강제적이고 강압적이고 안하무인으로 행패를 부리는 사람을 패도(覇道)라고 표현한다.

 

저 사람이 너무 패도하다(他太覇道).’는 말을 잘 사용한다. 한 술 더 떠 종횡무진으로 패도를 부리는 사람을 가리켜 횡행패도라고 말한다. 패도정치라는 말이 있다. 왕이 독재가 강한, 흔히 말하는 전제독재정치를 펼치는 것을 패도정치라고 한다.

 

패도정치는 춘추시대에 이른바 춘추5(제 환공, 초 장왕, 진 문공, 진 목공, 송 양공)’에서 유래되었다. 춘추시대란 대부가 힘이 커져 제후의 자리를 빼앗고, 제후가 힘이 커져 천자를 저리 비켜라 하고 천하의 패주가 되는 뒤죽박죽 사회였다.

 

한 가정을 말하자면 동생이 형을 저리 가라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밀어내고 가장노릇을 하려하니 이런 가정은 콩가루 집안이다. 춘추시대란 바로 콩가루 사회였다.

 

춘추시대에 천하의 패주가 되려면 힘이 세야 한다. 힘이 세 지려면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안 된다. 반드시 개혁이 필요하다. 춘추시대 개혁의 선두주자는 제 환공을 패주로 만드는데 일등공신인 관중이었다.

 

관중의 슬로건은 부국강병이었다. 따라서 부국강병은 오로지 패도정치에 의해야만 가능했다.

 

<국어> 제어(齊語)편에 따르면 관중이 환공에게 제안을 올린 패술(覇術)은 다음과 같다. 사농공상을 정확하고도 철저하게 구분한다. 선비는 깨끗한 곳에 거주하게 하고, 농민은 전야(田野)에 살게 하며, 공민은 정부나 관청의 공방(工房)에 살게 하고, 상인은 시장에 살게 한다.

 

사농공상은 뒤섞여 살 수 없으며 서로의 주거지를 제멋대로 돌아다닐 수 없으며 마음대로 직업을 바꿀 수 없게 한다. 한편 사농공상 신분은 대대로 물려받아 세습된다. 다만 농공상민 중에서 뛰어난 자는 선비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게 한 뒤 내정을 군령에 의거한다.’ 즉 정치상의 법도와 규칙을 군령에 끼워 넣어 군대편제에 따라 관리한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획기적인 개혁은 관중이 법가의 시조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관중의 개혁의 바통을 이어받아 부국강병을 이루고 최후의 통일제국 건설의 밑거름을 다져놓은 선비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상앙이다.

 

 

상앙은 위()나라 왕족 서얼출신이다. 맹자와 장자 등 동시대 인물이다. 상앙은 자신의 정치야망을 조국 위() 나라와 한 때 몸담았던 위() 나라에서는 펼칠 가망이 없음을 알고 진() 나라로 갔다.

 

진 효공의 총신 경감(景監)의 추천으로 효공을 알현하게 되었다. 그는 효공에게 먼저 요, , 우 등 고대 제왕의 치도(帝道)에 대해 청산유수로 말했는데 효공은 꾸벅꾸벅 졸면서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만남에서 그는 하, , 주 왕들의 치도(王道)에 대해 열변을 토했으나 역시 효공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세 번째 만남에서 그는 춘추오패의 치도(覇道)에 대해서 말하자 왕은 무릎을 점점 상앙의 다리에 닿을 정도로 가까이 하면서 흥미진진하게 경청했다.

 

옳커니, 난세수습은 역시 패도지!” 진 효공의 감격적인 넉두리였다. 상앙은 진 효공 설득에 성공하자 일인 지하 만인지상 자리에 올라 본격적으로 개혁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가혹한 상앙변법

 

상앙의 개혁을 역사에서는 상앙변법이라 부른다. 상앙변법은 관중의 개혁을 계승하면서도 관중의 개혁에 비해 훨씬 획기적이었으며 훨씬 더 가혹하고 훨씬 더 잔혹했다.

 

상앙이 산 시대는 전국시대 중기였다. 당시 사회는 춘추시대보다 훨씬 더 뒤죽박죽이요, 훨씬 더 콩가루사회였다. 춘추시대는 나라와 나라 간의 패권다툼이었다면 전국시대는 서로가 서로를 먹어치우는 겸병(겸병)’ 전쟁으로 온천하가 몸살을 앓았다.

 

춘추시대에도 전쟁이 있기는 했으나 신사적인 전쟁이었다면 전국시대 전쟁은 수십 만 명의 사람을 산 채로 생매장 하는 등 매우 잔혹했다. 인간관계는 인도주의나 사랑이 없는 이익관계로 매우 가혹했다.

 

한비자는 이렇게 말했다. “부잣집을 보면 그 자식이 어질거나 효성스럽지 않으니 이는 사람은 심히 이익을 쫓기 때문이다.” 부부관계도 서로 믿지 못하고 이익타산 하느라 동상이몽이다.

 

한 부부가 하늘에 잘 살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부인이 원컨대 저희가 평안하게 살고 포폐(포폐, 전국시대까지 쓰였던 삽 모양의 청동화폐) 100개를 갖게 해주세요.”라고 하자 남편이 말했다.

 

당신은 바보 아니야, 많이 내려달라고 하면 더 부자가 될 것 아니냐?” 이에 부인이 시큰둥해서 말했다. “재산이 많으면 당신이 첩에게 가져다 줄 것 아닌가!”

 

부모자식간은 어떨까? 한비자는 말한다. “아들을 낳으면 노동력이 늘어났다고 기뻐하고 딸애 낳으면 부담이 된다고 죽여 버리는데 무슨 부모와 자식 사랑 타령인가?”

 

이와 같이 사회가 온통 혼란에 빠진 난세를 수습하려면 강력한 패도정치가 필요했고 따라서 패도정치는 강력한 개혁이 필요했다. ‘이열치열이란 속담이 있다. 가혹하고 잔혹한 사회는 가혹하고 잔혹한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상앙의 변법이 바로 가혹하고 잔혹했다.

 

한 사람이 죄를 지으면 가족과 친인척 및 이웃까지 책임을 지는 연좌제란 법이 있는데 상앙의 변법에서 유래된 것이다. 한 가정에 장정이 둘 이상 있으면 분가시켜 세금 징수를 늘리는 법은 전통적인 대가족문화를 타파하는 획기적인 조치였다.

 

귀족가문은 군공이 없으면 신분을 박탈하고 평민출신도 군공이 있으면 출세 길을 열어주고, 귀족관료 제도를 없애고 군현으로 나누고 간부 임명제를 최초로 실시한 법, 관중에서 유래된 법이긴 하지만 중농억상정책을 더욱 강화한 조치, 죄를 지으면 신분을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처벌하는 법 등 상앙의 변법은 부국강병에 성공했다.

 

상앙이 집권할 당시 치안은 매우 양호했다. <사기> 상군열전 편에는 길에 물건이 떨어져 있어도 줍는 사람이 없었고 산에는 도적이 없었으며 집집마다 살림이 풍족하고 사람마다 인심이 넉넉했다고 서술되어 있다.

 

사마천의 이 기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당시는 정말 꽃피는 봄이었다. 과연 정말 좋은 일만 있었을까? 농민이 농사에 종사하지 않고 상업을 하거나 농사일에 전력을 다 하지 않으면 관노가 된다.

 

전한 말기 학자 유향(劉向)<신서(新序)>에 의하면 보폭이 여섯 자(지금의 약 1.4미터에 해당함) 넘으면 처벌되었고 길에 재를 버리면 형벌을 받았다.”고 한다.

 

또 같은 책에 다음과 같은 무시무시한 사건이 서술되어 있다. 한 번은 상앙이 위수(渭水) 강변에서 죄수 700여 명을 처형했다. 그리하여 위수가 온통 붉게 물들고 통곡소리가 천지에 진동하고 원망과 원한이 산처럼 쌓였다.” 얼마나 참혹했는가?

 

상앙의 참혹함은 태자라 하여 예외일 수가 없었다. 태자가 고의인지, 우연인지 법을 어겼다. 만약 이 사건을 덮고 넘어간다면 상앙의 개혁은 실패로 끝날 수도 있었다.

 

법 앞에서 사람마다 평등하다는 진리를 외친 상앙이 태자라고 봐주지 않았다. 다만 고육지계를 택했다. 태자 대신 태자의 스승을 처벌했다. 태자의 스승은 태자의 백부인 공자 건이었다.

 

상앙은 태자 대신 그 스승의 코를 베면서 태자의 죄를 물었다. 그리고 태자의 다른 스승들은 모두 먹물로 얼굴에 문신을 새겨 넣어 죄인임을 공표했다.

 

황족인 공자 건은 충격을 받고 물러나 은둔했고, 태자는 길길이 뛰었다. 개를 쳐도 주인을 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태자의 화는 당연한 일이었다.

 

상앙변법의

 

상앙의 변법은 실로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이와 폐가 극명한 개혁이었다. 상앙 변법이 있기 전의 진 나라는 별 볼꼴 없는 작은 촌뜨기 서쪽 마을동네였다.

 

그러던 진 나라가 상앙을 얻고 나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나머지 6개국은 진 나라의 부국강병에 침을 흘렸고 한편으로는 고도의 경계대상으로 삼았다.

 

결국 촌뜨기진 나라가 상앙 덕분에 천하통일 기틀을 마련하였고 진 영정 시대에 이르러 꿈을 실현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앙의 공로이다.

 

반면에 상앙의 변법은 피로 물든 개혁이어서 보수파들의 저항에 부딪혔고 결국 상앙의 뒷심이었던 효공이 죽자 숱한 귀족 관료들이 상앙을 제거하려고 무함하고 태자가 직접 나서 복수극을 벌여 능지처참에 처했다.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상앙이 도망 다니던 어느 날 여인숙에 몸을 숨기려 하자 여인숙 주인이 상앙의 법에 의하면 증명서 없는 손님을 묵게 하면 처벌을 면치 못합니다. 미안하지만 증명서를 제시해주시죠.” 당시는 요즘처럼 방송도 없고 신문도 없는 시대라 여인숙 주인이 상앙을 알아볼 리가 없었다.

 

하지만 수배령이 내려진 상앙은 신분증을 제시할 수 가 없어 발길을 돌리며 한탄했다. “내가 정한 법에 내가 걸려들었구나.” 사마천은 상앙에 대해 상군은 너무 각박했다.”고 평가했다. 십분 맞는 말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태자가 상앙을 제거했으나 왕이 되고 나서 상앙의 변법은 버리지 않고 계승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공과 사가 분명한 사나이였다.

 

효공 이후 진 나라 왕들이 상앙변법을 계승 발전시킨 이유는 분명했다. 유가는 이상주의이고 도가는 허무하고 공허한 학문이고 오로지 법가만이 공리주의, 실용주의, 현실주의에 입각한 학문이기 때문에 천하의 통일을 이루고 강력한 제국을 건설하려면 법가만이 답이었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유가는 문사철학, 도가는 은사철학, 묵가는 무사철학, 법가는 모사철학이다.

 

모사는 오로지 군왕(君王)의 이익만 추구하는 정책을 펼친다. 관리와 백성 모두에게 이로운 정책이 상책이요, 각각에게 이로운 면도 있고 불리한 면도 있는 정책이 중책이요, 한쪽만 이롭다면 하책이다.

 

법가의 정책은 관리에게도 백성에게도 모두 불리한 정책이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유리한가? 오로지 군왕에게만 유리하다. 상앙의 변법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군권만 있고 민권은 전혀 없다. <한비자>를 자세하게 훑어보아도 민권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다 오로지 군권만 논하고 있다.

 

이러한 모사의 역할이 전국시대에는 각국 왕들의 대환영을 받는 대상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다른 학파 선비들에 비해 법가 선비들의 주가가 상당히 높았다.

 

신불해(申不害)15년간 한() 나라의 재상을 맡았고, 상앙은 10여 년간 진 나라의 재상을 맡았고 상군으로 봉해졌다.

 

이사(李斯)는 대진제국의 개국 원로였다. 하지만 법가의 선비들은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비운을 맞아 참혹한 최후를 맞는 결과로 끝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피로 물든 법가의 개혁은 피로 받는 대가를 지불하기 마련이었다,

 

법가의 선비들이 개인적으로는 비운이었으나 역사발전의 주역이었다는 평가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나라 이후 2천 년의 제국 역사를 움직여온 힘은 명유암법(明儒暗法)이었다. 즉 이상주의인 유가와 실용주의인 법가의 결합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려왔던 것이다.

 

 

 

김정룡 프로필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장춘대학교 일본어학부 전공

-연변제1교 일본어 교사 역임

-著書)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멋 맛 판> 2015

-著書) 재한조선족문제연구집

<천국의 그늘>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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