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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낮잠은 봄철 최고의 보약
기사입력  2019/04/02 [00:27] 최종편집    장상연 한의사

두뇌활동을 촉진하여 각종 작업수행능력을 향상

1시간을 초과하는 낮잠은 오히려 건강에 치명적

 

 

▲ 춘곤증을 극복하는 확실한 방법은 달콤한 낮잠이다. 점심시간에 쪽잠을 자고 일어나면 금새 원기(元氣)가 회복되어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photo pixabay

 

낮잠은 보약보다 월등한 효과

 

 

▲ 정상연 한의사   

춘곤증(春困症)의 계절이 왔다. 춘곤증은 따뜻한 봄이 되면 자주 피곤해지고 오후만 되면 졸리는 현상을 말한다. 또한 소화도 잘 되지 않으며, 업무나 일상에서 의욕을 잃어 쉽게 짜증을 내는 현상도 포함하고 있다.

 

춘곤증을 극복하는 확실한 방법은 달콤한 낮잠이다. 점심시간에 쪽잠을 자고 일어나면 금새 원기(元氣)가 회복되어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분명히 낮잠이 몸에 좋은 것 같기는 하다. 오늘은 낮잠이 왜 몸에 이로운지, 또 얼마만큼이 적당한지 알아보자.

 

수면은 인간의 필수적인 삶의 영역으로, 신체적으로 건강을 유지시키고 심리적으로 정신적 기능을 회복하게 하는 중요한 생활 행동 양식이다. 일반적으로 수면은 신체적, 정신적 피로의 회복을 촉진시키고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동물은 잠을 잔다. 대부분 해가 떨어져야 잠을 청하지만, 낮에도 많은 동물들이 잠을 잔다. 이를 통해 낮잠은 인간도 필요할 때에는 반드시 취해야 할 생존 수단 중 하나임을 알 수 있다.

 

낮잠이 우리 몸에 매우 이롭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발표되었다. 수많은 논문들의 핵심 요점은 낮잠이 심혈관 계통과 신경계의 회복을 돕고, 두뇌활동을 촉진하여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 4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피로나 수면 부족은 낮잠으로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밤에 잠을 자게 하고, 그 다음날 낮잠을 자게 해 호르몬 수치를 비교했다.

 

그 결과, 밤에 2시간만 자게 했을 때는 심장 박동 수와 혈압, 혈당을 증가시키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인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2.5배 상승하고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단백질은 아주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낮잠을 자게 했을 때는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바이러스 퇴치 단백질도 정상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낮잠의 효능을 밝힌 논문은 매우 다양하다.

 

▲ 낮잠이 우리 몸에 매우 이롭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발표되었다. 수많은 논문들의 핵심 요점은 낮잠이 심혈관 계통과 신경계의 회복을 돕고, 두뇌활동을 촉진하여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photo pixabay

 

낮에 45분에서 60분 정도 잠을 자면 스트레스가 풀릴 뿐 아니라, 혈압을 낮추고 심장병을 예방해준다는 연구 결과가 행동의학 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Behavioral Medicine)에 발표되었다.

 

연구팀은 85명의 건강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낮잠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시험을 진행했다. 학생을 두 그룹을 나눈 뒤, 한 그룹은 60분 동안 낮잠을 잤고, 다른 한 그룹은 잠 잘 시간을 전혀 주지 않았다.

 

그리고 스트레스에 대한 몸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 두 그룹 모두 복잡하게 생각해야 하는 작업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연구팀은 학생들의 혈압과 심박수를 일정한 시간을 두고 반복해서 측정하고, 그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실험을 시작했을 때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업무시간 중에는 두 그룹의 혈압과 심박수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혈압과 심박 수가 올라가는 것도 비슷했다.

 

하지만 낮잠을 자고 일어난 그룹의 혈압은 잠을 못 잔 그룹보다 눈에 띄게 낮아졌고 졸린 기색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하루에 45분에서 60분 정도의 낮잠이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었고, 이로 인해 혈압이 낮아지면서 일을 하면서 쌓였던 정신적 스트레스가 해소되었음을 의미한다.

 

낮잠과 심장 혈관변화의 상관관계를 설명한 가장 설득력 있는 논문은 그리스에서 23,000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낮잠(씨에스타)에 대한 연구이다. 장기간의 추적조사 결과, 정기적으로 낮잠을 자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7%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낮고, 가끔 낮잠 자는 사람은 낮잠을 안자는 사람보다 12% 낮다고 밝혀졌다.

 

두뇌활동 촉진신체능력 향상

 

또한 낮잠은 두뇌활동을 촉진하여 여러가지 신체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미국 코넬대학병원의 인체시간생물학연구소의 머피(Patricia Murphy)와 캠벨(Scott Campbell)소장은 흥미로운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험참가자들의 머리에 전극을 연결하고 손목에 감지기를 설치한 다음, 낮잠을 잔 후와 낮잠을 잔 다음날 산수 계산을 하게 하고, 반응시간 테스트 등을 실시했다. 흥미롭게도 낮잠을 안 잤을 경우와 비교해, 낮잠을 잔 직후나 그 다음날 인지적 수행능력이 향상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의학과의 수면과 인지 센터의 매튜 터커(Matthew A. Tucker)박사는 33명의 실험대상자에게 서술 기억에 관한 훈련을 한 후, 16명은 낮잠을 자게 하고 17명은 깨어있게 했다. 연구 결과는 예상대로 낮잠을 잔 경우가 기억을 더 잘했다.

 

매사추세츠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6개의 유치원에 다니는 40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오전에 시각-공간 기억력과 관련된 게임을 하게 했다. 그 뒤 한 그룹은 오후에 80분간 낮잠을 자게 하고, 나머지 그룹은 깨어 있게 했다.

 

▲  하루 1시간이 초과되는 낮잠은 오히려 조기사망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불면증 및 치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 있다.  photo pixabay


그 후 똑같은 게임을 진행한 결과, 오후에 낮잠을 잔 아이들의 성적이 10% 더 높게 나타났다. 물론 오전의 게임 성적은 비슷했다.

 

낮잠이 두뇌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전체 수면 기간 중 약 75%를 차지하는 Non-REM수면 중에는 수면 방추라는 특정한 뇌파의 형태가 반복된다.

 

이 때 대뇌피질과 해마 사이에 활발한 신호전달이 일어난다. 그 과정 속에서 기억의 흔적이 장기적인 기억의 형태로 변형 및 강화되는 신경생물학적 과정이 일어나는데, 이를 기억의 공고화 과정이라 한다.

 

, 최근 연구들에서 보고된 수면 이후 향상된 작업수행 능력은 연습을 통해 형성된 새로운 기억이 장기기억의 형태로 변형 및 강화되는 공고화 과정을 거쳐 학습이 촉진되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일상적인 야간 수면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의 낮잠 이후에도 수행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낮잠의 놀라운 효능을 고려하여 낮잠을 제도적으로 권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 적인 사례가 이탈리아,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의 낮잠 풍습인 씨에스타(Siesta)이다.

 

한낮에는 무더위 때문에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으니 낮잠으로 원기를 회복하여 저녁까지 일을 하자는 취지인데,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하지가 않다.

 

일본의 경우, 후생노동성에서 건강 증진을 위한 수면 지침을 발표하였고 오후 시간에 30분 정도 짧은 잠을 자는 것이 작업 능률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며 잠을 권유하고 있다.

 

후쿠오카의 한 중학교에서는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150분부터 10분간 전교생이 일제히 낮잠을 자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학교 관계자인 야마구치 세이지 교장은 오후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미시간대학 도서관에서 낮잠 공간(Napping Stations)’을 시험적으로 도입했다는 소식도 있다. 이러한 낮잠 공간은 미시간대학의 학생회(U-M Central Student Government, CSG)와 수면장애센터(U-M Sleep Disorders Center)가 협력하여 지원한 것으로, 학생의 학업에 있어 수면 장애가 가져오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한국에서도 최근 서울특별시에서 점심시간에 직원들의 낮잠을 보장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등 조금씩 낮잠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기업에서도 이와 비슷한 낮잠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지나친 낮잠은 독약이 될수 도

 

그러나 지나친 낮잠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되기도 한다. 미국 캠프리지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 연구팀은 영국의 성인 남녀 16000명의 수면습관을 13년동안 추적조사하였다. 그 결과, 하루 평균 1시간 또는 그 이상 낮잠을 자는 성인의 경우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약 32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낮잠을 자주 자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질병이었다. 이들에게는 폐질환, 기관지염, 폐렴 등의 질병을 앓을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매일 낮잠을 즐기는 사람의 경우,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무려 2.5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강원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불면증을 지닌 사람에게도 낮잠은 해로울 수 있다. 불면 장애 진단과 낮잠의 존재는 단독으로 수면 유지에 영향을 주지 않으나, 상호작용의 결과로 수면 유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클라우디네 베르 박사는 과도한 낮잠은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전조증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베르 박사는 본인의 연구에서 꾸준히 오랜 시간 낮잠을 잔 사람 중 20%가 정신적 능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하루 30분 가량의 낮잠은 심뇌혈관과 호흡기 질환 발병위험을 줄이고, 대뇌 신경계 활성을 도와 인지기능 및 신체기능 향상을 돕는다. 다만, 하루 1시간이 초과되는 낮잠은 오히려 조기사망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불면증 및 치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즉 적당한 낮잠시간을 확보하여, 춘곤증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평생 건강을 지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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