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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21) ‘군주’
군주의 성패는 용인에 달렸다
기사입력  2019/04/16 [22:32] 최종편집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사대부가 직분을 나누어 받아 명령에 따르고

제후가 영토를 나누어 받아서 이를 잘지키며

삼공(三公)이 백관의 직무를 총괄해 의논하면

천자가 팔짱끼고 있어도 나라가 바르게 될 것

 

 

군주의 성패는 용인에 달렸다

 

▲ 진나라의 대학자 부현(傅玄) 

순자(荀子, BC298~238)군주가 된 자는 다른 사람에게 관직을 주는 재량을 자신의 능력으로 삼고 필부는 자신의 재능만을 능력으로 삼는다.”고 평했다. 진나라의 대학자 부현(傅玄, 217~278, 중국 서진 때의 문사)사대부가 직분을 나누어 받아 명령에 따르고, 제후가 영토를 나누어 받아 이를 지키며, 삼공(三公)이 백관의 직무를 총괄해 의논하면 천자가 팔짱 끼고 있어도 나라가 바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부현의 말은 조정 관리와 사회 각 분야에서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천하가 잘 다스려진다는 의미이지만 거꾸로 각자가 모두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게 하려면 군주가 우선 세상이 돌아가는 큰 틀을 마련해 놓아야 하고 사람을 잘 써야 한다.

 

당나라 조유(趙蕤)는 저서 <반경(反經)>에서 군주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군주가 벼슬자리를 마련하고 직분을 나누는 것, 임무를 주어 책임을 완수하도록 하는 것, 계획을 잘 세우고 나태함이 없이 실행하도록 하는 것, 관용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것, 허물을 감싸고 부족함을 덮어주는 것, 이 모두가 군주가 세워야 할 큰 틀이다. 군주가 군주 된 자로서 큰 틀을 지니면 신하가 그를 두려워하면서도 경애(敬愛)한다. 이것이 제왕이 업적을 이룰 수 있는 방도이다.”

 

▲ 순자(荀子)   


 

군주가 할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잘 쓰는 것이다. 사람을 잘 쓰고 못 쓰는 것이 곧 군주의 성패를 결정한다.

 

▲  한고조 유방     

막사 안에서 전략을 세워 천 리 밖에서 승리를 이끄는 일이라면 나는 장량(張良)만 못하다.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을 보살피며 군량을 공급하고 보급로를 끊어지지 않게 하는 일이라면 나는 소하(蕭何)만 못하다.

 

백만 대군을 이끌고 전장에 나아가 싸우고 공격해 반드시 승리를 거두는 일이라면 나는 한신(韓信)만 못하다. 이 세 사람은 모두 걸출한 인물이다. 그들을 잘 등용한 것, 이것이 바로 내가 천하를 소유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한고조 유방의 말이다.

 

어떤 사람을 어떻게 써야 할까? 유방처럼 사람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군주의 몫이다. 경전에 이런 말이 있다. “지혜가 마르지 않는 샘과 같고 행동이 본보기가 되는 사람은 스승이 될 만하다.

 

지혜를 숫돌처럼 갈고닦아 행동에 있어서 부족함을 채워주고 잘못을 깨우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벗이 될 만하다. 법에 따라 직분을 지키고 감히 그릇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관리가 될 만하다. 앞에서는 뜻을 맞춰주고 한마디 부름에 거듭 대답하는 사람은 단지 종으로 삼을 만하다.

 

따라서 최상의 군주는 스승으로서 자신을 보좌하게 하고, 중급의 군주는 친구로서 보좌하게 하며, 하급의 군주는 관리로서 보좌하게 한다. 나라를 위태롭게 하거나 망하게 하는 군주는 종으로서 자신을 보좌하게 한다.” 그래서 나라가 망할 것인지 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 아랫사람부터 살펴야 하는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세상에 드러나자 박근혜는 최순실의 아바타이다.’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발끈하면서 최순실은 나의 종과 같은 존재이다.”고 반박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종으로 자신을 보좌하게 했으니 망하지 않을 리가 만무한 것 아닌가!

 

인재의 유형

 

공자는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본()이 있는데 바로 용인(庸人), 사인(士人), 군자(君子), 현인(賢人), 성인(聖人)이다. 이 다섯 유형을 능히 잘 분별해낼 수 있으면 세상을 다스리는 도가 완성된다.”라고 말했다.

 

용인은 마음에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원칙을 두지 않고 입으로는 가르침이 될 만한 말을 내뱉지 않는다. 몸을 의탁할 만큼 현명하지 못하고 스스로 결단을 내릴 만큼 힘을 쏟지 않는다. 작은 것만 보고 큰 것을 보지 못해서 무엇에 힘써야 할지를 모르고 물이 흘러가듯 물질을 좇아 정작 붙잡아야 할 바를 모른다. 이러한 사람을 용인이라 한다.

 

▲ 용인은 마음에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원칙을 두지 않고 입으로는 가르침이 될 만한 말을 내뱉지 않는다.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막말, 지키려고 하는 원칙 없이 과거에는 이렇게 말했다가 현재는 180도 다른 주장을 하는 소신이 오락가락 하는 정치인들이 많은데 이들은 모두 용인들이다. 왜 대한민국정치가 용인의 세상이 되었을까? 너무 표정치에만 매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인은 마음에 정한 바가 있고 계획을 지킨다. 비록 도와 술의 근본을 다 알 수는 없더라도 대강은 터득한 바가 있다. 비록 모든 방면에서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한 곳에는 쓰임새가 있다.

 

따라서 많은 지혜를 구하기보다 알고 있는 바를 힘써 살피고 많은 말을 하기보다 자신이 말한 바를 힘써 살핀다. 아는 것을 분명히 알고 말을 실천해 결과를 얻으며 행동에는 타당한 근거가 있다. 즉 본성과 형해(形骸)가 쉽게 뒤바뀌지 않는 것과 같다. 부귀해져도 큰 이익이 된다고 생각지 않으며 빈천해져도 큰 손해가 된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을 사인이라 한다.

 

과거에 말하는 사인은 현재의 지식인 엘리트이다. 대한민국에서 출세 길이 훤히 트인 두 집단으로 대학교수와 변호사다. 이들은 운이 좋으면 하루아침에 청와대 요직에 갈 수도 있고 장차관으로 임명된다.

 

중국에서는 중앙요직에 오르려면 가장 기층 행정기관인 향정부 간부로부터 진정부, 현시정부, 성정부 요직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중국의 중앙간부는 행정능력이 모두 검증된 자들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행정력을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교수와 변호사들이 나라 요직에 오르니 말도 많고 털이 많기 마련이 아닌가? 행정력은 둘째 치고 요즘의 지식인 엘리트들이 과연 과거의 사인들처럼 인성 면에서 자질을 갖췄는지? 의문이다.

 

군자는 말에 치우침이 없고 행동으로 부합하며 마음에는 원망과 거리낌이 없다. 인의가 있어 색()에 무너지지 않으며 사려 깊고 이치에 밝아 언사가 독단적이지 않다. 성실하게 행동하고 도를 지킴에 변함이 없으며 몸과 마음을 굳건히 하는데 끊임없이 힘쓴다.

 

군자의 이 기준에 비춰보면 한국 정치인들 가운데 과연 군자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공자는 세상 사람을 군자와 소인 두 가지 부류로 나누고 소인도 배우면 군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요즘 세월에 배웠다는 인간들이 더욱 지저분하다. ‘김학의 사건을 비롯해서 말이다.

 

현인은 덕이 법도를 넘지 않고 행실이 규범의 테두리 안에 있다. 말이 세상의 모범이 되니 말로서 몸에 화를 입지 않고 도는 백성을 교화하기에 충분해 근본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세상을 풍요롭게 할 뿐 재물을 쌓아두지 않고 세상 사람들에게 베풀어 병들거나 빈곤하지 않게 한다. 이러한 사람을 현인라고 한다.

 

현시대에는 현인을 찾아보기 매우 힘들다. 필자는 대한민국에서 과거 한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현인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만년에 호화자택을 짓는 것을 보고 현인에 대한 생각을 포기하게 되었다.

 

오히려 평생 자영업을 하여 모든 억대 돈을 이름조차 밝히지 않고 사회에 기부하는 사람들이 현인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그들을 천사라고 부르지 현인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하도 현인을 찾을 수 없어 해보는 말이다. 성인의 기준은 하도 거창해서 여기서 생략하겠다.

 

인재를 쓰는 방법

 

위 다섯 가지 인간 유형 중에 사인부터 성인의 기준에 도달되는 사람이 없고 용인들로만 가득 차 있어 청와대 개각 때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다.

 

▲ 공자가어(孔子家語)>   


<공자가어(孔子家語)>에 이르기를, “옛날에 현명한 군주는 천하 명사들의 이름을 손바닥 보듯 훤하게 꿰뚫었을 뿐 아니라 그 이름이 실제에 부합하는 지도 알고 있었다. 그런 뒤에는 세상 사람들이 알아줄 만한 작위를 수여해 그들의 이름을 존귀하게 했으니 이것이 천하를 다스리는 도리이다.”

 

이 말은 정말 옛날 얘기로서 요즘 세상에는 정말 불가능한 얘기다. ‘사람의 재주를 헤아리고 능력을 간파하는 것이 세상을 다스리는 요체이다.’ 이것도 이치는 십분 맞는 것이지만 정말 실천키 어려운 명제이다.

 

사람을 아는 것이 군왕의 도이고 해야 할 일을 아는 것이 신하의 도이다.’ 이러한 명언은 참으로 많고도 많다.

 

4월에 들어 청와대 개각이 사회 화젯거리다. 후보자들에 대해 정쟁의 목적으로 이를 잡듯 하는 철저한 검증이 과연 옳은 것인지?

 

위무제(魏武帝) 조조는 조칙을 내려 말하길, “내가 찾는 사람은 반드시 행실이 좋을 필요는 없다. 행실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내가 찾는 사람은 아니다. 진평(陳平, 漢代의 정치가)에게 무슨 돈독한 덕행이 있었으며 소진(蘇秦, 전국시대 정치가)에게 무슨 신의가 있었던가?

 

하지만 진평은 한나라의 창업에 결정적 기여를 했고 소진은 약소국인 연나라를 구해냈다. 이는 각자가 가진 장점을 잘 발휘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각자의 장점을 끌어내어 인재로 등용하는 것에 대한 황석공(黃石公, 나라 말엽의 병법가)의 말을 들어보자. “지혜로운 자의 지혜를, 용기 있는 자의 용기를, 탐욕스런 자의 탐욕을, 어리석은 자의 어리석음을 활용하라.

 

지혜로운 자는 공을 세우길 즐기고 용기 있는 자는 자신의 뜻을 행하길 좋아하고 탐욕스러운 자는 반드시 이익을 취하며 어리석은 자는 죽기를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각자의 성정에 따라 사람을 쓰는 것이 바로 용병의 기묘한 권도(權度)이다.”

 

물론 조조가 처한 시대와 황석공의 시대는 난세이기 때문에 군주가 사람을 쓰는 기준이 오늘날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대한민국의 민주정치는 마치 난세와도 같아서 용인에 대한 올바른 해법이 희박해 보인다.

 

한국 국민 다수는 민주정치가 본래 이렇듯 시끄러운 것이 정상이라고 여기는 분위기인데 비해 필자처럼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답답하기만 하다.

 

▲ 반경(反經)   


필자는 00독서모임에서 40여 년을 미국대법관을 지낸 더글라스의 평전을 지은 서울대 법대 안00 교수를 알게 되었다. 한국생활 10여 년 동안 숱한 교수, 변호사, 국회의원 등 엘리트 분들을 만나보았으나 이분처럼 식견이 탁월한 분을 처음 보았다. 그 후 문재인 정부 초기 안00 교수가 법무부 장관 후보에 올라 은근히 기대가 컸다.

 

그런데 이 분이 총각 때 여자 친구 몰래 혼인신고를 한 것이 문제가 되어 낙마했다. 열혈 청년 총각 때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친구와의 행실이 과연 지금 장관직에 오르는 것과 무슨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 도덕문제를 들먹이는데 그것이 현재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증류수에서 물고기가 자라지 않는다. 능력이 있는데 큰 허물이 아니라면 인재로 등용하는 것이 사회에 이익이 되지 않겠는가.

 

 

김정룡 프로필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장춘대학교 일본어학부 전공

-연변제1교 일본어 교사 역임

-著書)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멋 맛 판> 2015

-著書) 재한조선족문제연구집

<천국의 그늘>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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