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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반세기 전’ 서독으로 파견된 간호사의 '레터 수기’(28)
기사입력  2019/05/25 [09:52] 최종편집    임옥진

지난 세대를 회고해보면, 국민들의 지행합일적 헌신적 조국사랑은 부국강병의 초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만방에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힘찬 고동소리였다. 당시 서독에 간호사로 파견되어 노심초사 가족사랑과 불철주야 조국애를 불사른 레터 수기를 입수하여 독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지면을 생생하게 구성하여 주말 연재한다.(편집자주)

 

 

 

 

한국 간호사국가고시에 응시하려 곧 귀국합니다

원칙상 5주 휴가를 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온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기에 너무나 기쁩니다

 

사랑하는 부모님께 (1-1976. 10.17)

 


그간도 평안하시고 건강하신지 궁금합니다
. 요즘 추수하시느라 바쁘시겠네요? 할 일은 많은데 일손이 부족하고 몸은 벅차고 무척 힘드실 것으로 여겨집니다. 부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전히 주님의 보호하심 가운데 잘 있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 품처럼 따뜻하고 안정된 저의 보금자리가 주님께 있습니다. 주님께서 저와 함께 계셔 기쁠 때와 슬플 때, 어려울 때와 힘들 때도 언제든 도우시고 힘과 위로를 주시며 이끌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희와는 일전에 전화 통화 나누었습니다. 9월에 좋은 성적으로 국가고시에 합격했고 이사를 했으며 임신 6개월이라고 합니다. 남편도 잘 내조하며 그 외 뭐든지 당당하게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 제가 지난 해 일시 귀국할 때 귀국 일자에 차질이 생겨 편지내용에서 실수한 적이 있어 재차 실수하지 않으려고 아직 말씀을 못 드리고 있었는데요. 지금으로서 어느 정도 확실한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1123일 독일을 출발하여 24일 김포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으로 집에 다녀오고 싶습니다. 12일경까지 약 5주가 될 것 같습니다. 가서 그리운 부모님과 온 가족을 만나 뵙고 또 12월 초에 있다는 한국간호사국가고시에 응하고 싶습니다. 국가시험 관계에 대해서는 보사부와 연락 중에 있습니다.

 

저의 병원에서는 원칙상 5주 휴가를 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병동 측에서 의외로 크게 힘을 써서 긴 휴가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온 가족을 다시 한 번 만나 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 정말 기쁩니다.

 

공부는 별로 하지 못했고 그다지 할 시간이 많지 않는데 잘되기를 바랍니다. 신경 쓸 일이 많고 서류관계도 복잡하지만 주님을 바라보면서 힘을 얻고 또 얻어 감사한 마음으로 일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1123일이 몇 주 안 남았으므로 선물 등을 따로 준비하지 않고 그 동안 모아온 마르크도 현금으로 지참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고 싶습니다. 크게 기대하면 실망하게 되시므로 온 가족 모두 독일 선물 큰 기대 없으시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부탁하고 싶으신 것이 있으면 연락해 주십시오. 온다 간다 뭐 한다 많이 소문 내지 않으시면 더 깜짝 놀라게 할 것 같아 보다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친척 분들 다 무고하신가요? 언젠가 새마을사업 때문에 다투셨다는 말씀이 기억나는데, 손해를 많이 보더라도 모든 분들과 화목하시면 너무나 좋겠습니다. 누구나 심은 대로 거두므로 거둘 것을 생각하고 심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웃에게 화목을 심으면 화목을 거두고, 친절을 심으면 친절을 거두고, 양보를 해 주면 양보를 받고, 인정해 주면 인정을 받고 그러나 욕을 심으면 욕을 거두고, 화를 심으면 화를 거두지 않습니까?

 

그리고, 하나님을 존중하면 하나님이 존중히 여겨 주십니다.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하리라고 하십니다.(사무엘상 2:30)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고 하십니다.(잠언 27:1)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알 수 없는 초로인생이 만유 위에 뛰어나고 높으신 하나님의 존중히 여김을 받으면 얼마나 큰 복이 되겠습니까?

 

하나님은 사람처럼 어리석거나 바보가 아니므로 사람마다 심은 대로 거두고 행한 대로 보응 받게 하십니다. 위대하신 주권자 하나님께 우리의 교만과 자만심을 버리고 주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을 순종하는 길이 살 길입니다.

 

정희가 옥희에게 독일로 초대하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마음이 들떠 있는 것 같습니다. 옥희에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하고자 하던 일을 계속하라고 해주십시오. 만나서 더 상세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11월 말경 만날 것이라고 얘기하시고 전에 마음먹었던 대로 진행하라고 하시기 바랍니다.

 

이르마, 한나 언니들이 안부를 전하며 그분들도 2월 쯤 우리나라를 방문할 예정이랍니다. 우리 가족도 만나보고 싶어 하시는데 그때쯤 가서 어떻게 할지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병환이는 요즘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소식이 없습니다. 영희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고 오빠네는 주소가 다른데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조만간 다 알게 될 줄로 압니다.

 

집에서 오는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 만나 뵐 일을 기뻐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몸 건강히 안녕히 계십시오. 큰아버지 큰어머니 병진, 경희에게도 안부 전해주십시오.- 베를린에서 딸 올림-

 

추신:1124일에 한 친구가 같이 갈 것 같고 함께 시험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귀한 우리 오빠께(2- 1976. 11.14)

 

지난 115일에 보내주신 편지 기쁘게 받았습니다. 올케언니, 우리 세 조카들, 경선, 옥희, 영희, 제부 소식들을 조금씩이나마 듣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만나게 될 일을 생각하니 설렙니다. 김선교사님도 만나고 좋은 말씀 나누셨다니 기쁩니다.

 

가족들이 많이 보고 싶고, 사랑의 주님을 믿고 달라진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휴가를 한 번에 많이 받음으로 인해 하루에 더 많은 시간을 근무하고 그날그날에 마쳐야 할 과제도 많아 늘 마음이 급하지만 주님께 맡깁니다.

 

김포공항 도착 시간은 항공사 사정으로 변경이 되어 24일이 아닌 25일 독일 출발, 26일 오후 4시 반~5시경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더 이상 변경 없기를 바랍니다.

 

제부의 편지에 제부와 오빠가 비행장에 나온다고 하시는데 여럿이 나올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고생도 되고 시간과 경비 낭비일 뿐입니다. 오빠는 혹시 시간이 되면 나오시더라도 무리는 하지 마세요. 병환이 동생은 서울이니 시간이 되면 나올 것 같습니다.

 

국가시험은 인천의 친구와 같이 보게 되어 혹시 김포공항에 너무 늦게 도착하게 되면 그 친구 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다시 한 번 고국을 방문하여 가족들을 만나고 시험 보는 일까지 가능케 되었으니 여러모로 복잡하기도 하지만 너무나 감사할 뿐입니다.

 

필요한 서류들은 보사부에 거의 제출했고 신원보증서는 귀국해서 송부해야 할 것 같으며, 응시자격인정원과 정확한 시험일자(1210?)와 수험번호 등은 아직 기다립니다. 보사부 의정국 간호담당관에게 1124일까지는 베를린으로 송부해 주고, 그 이후는 오빠네 주소로 발송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보사부에서 무슨 소식이 있으면 제가 가는대로 바로 연락 받을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사소한 모든 일에까지 관심을 가지시는 주님께 모두 맡깁니다.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 중 범사를 요즘 마음속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전혀 감사할 수가 없는 일에도 감사하려고 합니다.

 

이곳 하페 장로님, 한나, 이르마 언니들이 안부 전합니다. 만나게 되면 더 많은 이야기 나눌 수 있을 줄 알고 이만 줄입니다. 언니랑 꼬마들에게 고모인사 전해 주세요.- 베를린에서 동생 옥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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