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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과 힐링’ 전통 음악의 재발견
<특별 연재> 박행주 ‘우리 음악의 부활탄’(2)
기사입력  2019/06/07 [00:56] 최종편집    박행주

국악기와 서양악기로 콜라보 하는 연주들

마치 청바지위에 한복저고리 입는것 같아

좋은 작품 많지만 너무 작위적 요소 상당

 

 

독특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음악

 

▲  박행주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음악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오랜 기간동안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겪어 왔다. 어떤 음악들은 수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남아있고 어떤 음악들은 열광적인 인기를 누리다가도 어느 순간 사라지기도 한다.

 

이러한 많은 음악들은 당시의 시대 상황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변화되고 왔다. 그 변화와 발전이 오랜 기간동안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짧은 시간동안 인위적인 요소에 의해 형성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블루스와 소울 같은 음악들이 후자에 속한다. 이 음악들은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의 팔려온 노예들이 만들어 낸 음악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바이다.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며 전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였던 이러한 음악들은 수많은 노예들의 아픔과 고통을 통해 잉태된 것이기에 예술의 또 다른 이면을 느끼게 한다.

 

서정적이고 애처로운 연주를 하였던 이러한 음악은 백인들의 음악이 결합되어 만들어지게 되는 재즈를 통해 또다른 장르가 탄생되었다.

 

이후 1960년대 말에 지미 핸드릭스를 위시로 하여 헤비메탈(HEAVY METAL ROCK AND ROLL)이 탄생하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였다. 과도하게 키운 사운드와 격한 비트, 고음위주의 선율 등이 특징인 이러한 헤비메탈 또한 그 당시 미국의 시대상황을 반영한 음악이었다.

 

▲ 1960년대 말에  '지미 핸드릭스를 위시로 하여 헤비메탈(HEAVY METAL ROCK AND ROLL)이 탄생하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였다. 과도하게 키운 사운드와 격한 비트, 고음위주의 선율 등이 특징인 이러한 헤비메탈 또한 그 당시 미국의 시대상황을 반영한 음악이었다. https://pixabay.com     


 

헤비메탈반전 모토의 베트남전

 

헤비메탈은 베트남전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국이 처음으로 패배한 전투로 알려진 베트남전쟁은 초기 파병이후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어 갔다. 이 전쟁은 30만명 이상이 미군이 파병되었고 수만명의 사상자를 냈다. 미군의 압도적인 화력 때문에 금방 끝날 것 같았던 전쟁은 예상과는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였다.

 

급기야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대사관이 공격당하는 모습을 TV로 지켜보아야만 했다. 미국 국민들이 전쟁에 대한 회의와 염증이 극에 달하였다. 베트남전에 대한 반대여론이 강해지게 되었고 이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 바로 헤비메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음악은 기본적으로 반전을 모토로 하고 있었고 표현되는 음악적 요소들 또한 강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공포를 느끼거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비명을 지르는 경우가 있다. 헤비메탈도 당시 느꼈던 이러한 느낌들을 절규로 표현했지만 이 음악이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시대의 아픔과 억압들을 절규로 표현했지만 정작 그 아픔들이 사라진 이후에도 그러한 음악적인 요소들은 여전히 남게 된다. 또한 다른 장르의 음악들이 탄생할 때에도 이러한 음악적 요소들이 여전히 남아서 영향을 주어 왔다.

 

여기서 우리는 음악은 과연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이고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질문을 하면서 어떤 음악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 서정적이고 애처로운 연주의 흑인음악은  백인들의 음악이 결합되어 만들어지게 되는 '재즈'를 통해 또다른 장르가 탄생되었다 


 

더 빠르고 높은 톤의 자극적 음악

 

음악의 발전에 필연적인 영향을 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전자기기이다. 마이크를 통해 전달된 소리는 증폭기에 의해 매우 큰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수 십명, 또는 많아도 수백명이 들을 수 있는 노래와 연주들이 이제는 수 만명의 관객 앞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10만명이 넘는 관객들이 있어도 가능할 정도이다.

 

전자기기는 단순히 관객들의 숫자에만 영향을 주지만은 않았다. 사람들은 해드셋이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편리함과 함께 음악적 감흥을 더욱 많이 느끼기 위해 사람들은 과도하게 볼륨을 높여 듣게 된다. 이것이 오랜 시간 반복이 되면서 자신도 모르는 동안 청각기능은 조금씩 망가지게 된다.

 

청각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은 점점 더 빠르고 높은 톤의 자극적인 음악을 들으려 하는데 이러한 것이 많은 보고들을 통해 인간의 정서와 감성에 끼치는 심각한 폐해들이 밝혀지고 있다.

 

▲ 음악의 발전에 필연적인 영향을 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전자기기'이다. 마이크를 통해 전달된 소리는 증폭기에 의해 매우 큰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원시시대에는 신에 대한 제사의 도구로 사용되었던 음악이 오랫동안 개인의 수양이나 종교행위와 함께 쓰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와는 다른 방향으로 인간의 쾌감을 자극하는 수단으로 가장 흔히 쓰여지는 도구가 되기도 하였다.

 

인간의 감정은 한 시간에도 몇 번씩 변화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우울할 때에는 신나고 경쾌한 음악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음악을 항상 즐겨 듣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음악은 어떤 다른 예술보다 인간의 감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림작품이나 조각, 무용 등을 보면서 인간의 감정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음악은 매우 즉각적이면서도 강력한 인간의 감정의 변화를 유도하는 힘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은 우리에게 매우 이롭게도, 해롭게도 할 수 있는 특별한 예술의 영역인 것이다.

 

악기는 다양한 요소들의 결합체

 

우리 주변에는 굳이 음악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소리들이 많다. 싱그러운 숲속의 향기와 함께 들리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흐르는 물들이 마치 대화를 하는 것 같은 시냇물 소리, 산사에서 산들산들 부는 바람에 흔들리며 찰랑거리는 풍경소리, 부모들에게는 세상의 그 어떤 소리보다 사랑스러운 갓난 아기의 해맑은 웃음소리...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들을 표현하기 위해 악기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가장 훌륭한 악기가 인간의 목소리라고 한다. 일부분 그렇기도 하지만 악기는 그 이상의 소리들을 만들어 낸다.

 

초기의 악기들은 자연 그 자체였다. 사냥한 새의 비어있는 뼈에 입김을 넣거나, 조개를 손목이나 발목에 끈으로 묶어 흔들거나, 팽팽한 활시위를 튕기면서 소리를 냈다.

 

또한 동물가죽을 빈 나무통에 감싸서 두드리거나, 박의 속을 먹고 나서 두드리거나, 흰개미가 파먹어 속이 텅 빈 나무에 입김을 불어넣어 소리내기도 하였다. 이것이 호주의 전통악기 목관악기 디저리두(Didjeridu)이다.

 

흰개미가 파먹어 속이 텅 빈 나무에 입김을 불어넣어 소리내기도 하였다. 이것이 호주의 전통악기 목관악기 디저리두(Didjeridu)이다.


 

이러한 물건들을 점차 구조화, 체계화해서 만들었던 악기가 지금의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의 형태로 진화하게 된 것이다.

 

악기는 각 민족의 성향, 자연조건, 타민족간의 교류 정도 등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며 현재와 같은 다양한 악기들이 연주되고 있다.

 

자연친화적 전통음악 새롭게 다가와

 

강하고 큰 소리를 지향하였던 서양에서는 금속으로 만든 악기들이 많다. 반면 우리민족은 8(八音)이라고 하여 악기를 만드는 재료를 구분하였고 이 중에 금속악기가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나무, 명주실, 대나무, 바가지, 가죽, , 흙 등 자연의 재료들로 만든 악기들이 많다.

 

자연의 재료를 가지고 악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 소리 또한 자연의 소리와 가깝다. 우리민족은 오랫동안 이러한 소리를 들어왔고 그래서 이런 악기 소리에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세계의 많은 음악들은 우열을 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동안 익숙해 왔던 음악이 자신들에게 더 어울리는 것이다.

 

이미 1960년대부터 만들어지면서 발전하게 된 뉴에이지크로스오버음악들이 최근 주목을 받기도 한다. 동서양의 경계를 없애고 여러 가지 악기로 콜라보를 이루며 멋진 앙상블을 이루기도 한다. 악기처럼 보이지 않는 물건들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실험적인 시도가 많다보니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 우리의 전통음악이 어렵고 따분한 것으로 느꼈던 이유는 평소에 즐겨듣지 않아서이다. 거꾸로 말하면 우리가 평소에 애착을 가지고 우리의 전통음악을 즐겨 듣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편안하고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느껴질 것이다.   

 

국악기와 서양악기로 콜라보하는 연주들도 많아졌다. 역시 좋은 작품도 많지만 너무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작품들도 많아 우려가 된다. 마치 청바지위에 한복저고리를 입는 것과 같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과거 서양의 문물과 함께 들어온 서양음악이 무분별하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동안 우리의 전통음악은 점차 잊혀져 왔다.

 

우리의 전통음악이 어렵고 따분한 것으로 느꼈던 이유는 이런 변화 때문에 평소에 즐겨듣지 않아서이다. 거꾸로 말하면 우리가 평소에 애착을 가지고 우리의 전통음악을 즐겨 듣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편안하고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느껴질 것이다.

 

서양의 클래식을 들으면 고상해보이지만 정작 그 연주회에서는 졸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곳에서는 그런 관객은 거의 찾기 힘들다. 수백년동안 우리의 감정과 정서에 충실히 발전해 온 음악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음악을 듣고 즐기면서 편안해질 수 있을 때 우리의 정체성이 확립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필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 서울교육대 졸업 중앙대학 대학원 박사

*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외래교수

* IOV(UNESCO NGO)이사

* 2016 올해의 스승상 수상

* 이메일 apron20@hanmail.net

* 핸드폰 010 2268 9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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