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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서독은 새로운 세계! ‘어느 간호사의 정착일기’(7)
기사입력  2019/06/09 [23:16] 최종편집    임정희

1960년대는 6.25 전쟁의 상흔에 따른 경제발전의 회복의 속도가 매우 더딘 편이었다. 한국의 전반적 경제는 세계 최빈의 농업국으로 가난에 심히 허덕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대한민국의 끈끈한 가족연대의식, 근면함, 더욱이 우수한 자질 등 경제발전의 잠재력을 이미 잉태하고 있었다.

 

여기에 기폭제가 된 것은 1960년대 중반부터 서독에 파견된 간호사와 광부인력이었다. 때마침 미국의 서유럽 부흥 재건의 마샬플랜이 역동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시점에서 당시 서독의 인력부족에 동방의 나라 한국이 구원투수로 전격 등장한 것이었다.

 

서독은 양질의 우수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충원했으며, 한국은 초라한 농업후진국가에서 일약 근대 산업화를 일군 초석이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독일 라인강의 기적과 한국의 한강의 기적은 동일 연장선상에 있다 할 수 있다.

 

재능이 많고 무척 총명했던 그러나 극한 가난을 떨칠 수 없었던 시골 어린 소녀! 간호사의 신분으로 저 멀리 아득한 서독땅을 밟아 부단한 헌신과 치열한 노력 끝에 당당히 주류사회에 뿌리를 내린 임정희 여사의 애국애족 휴먼 스토리를 인터뷰로 미니 연재한다.

 

임정희 여사는 현재 이전 독일의 수도였던 본에 거주하고 있다. 독자 제현들의 전폭적 관심과 아낌없는 성원을 부탁드린다.(편집자주)

 

 

▲  임정희 여사는 현재 이전 독일의 수도였던 본에 거주하고 있다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불통했던시절 환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보는 일은 절대 쉽지 않아

 

독일 동료들 눈높이 맞추려면 더욱 집중 노력을

 

 

▲  라인클리닉에서 근무 중. 1999년부터 2016 9월 말 퇴직할 때까지 18년간 근무하던 장소입니다.  

 

 

당시 서독 병원에 근무하면서 주경야독으로 전문 의료인의 길을 걸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은퇴하기까지 심신 테라피 전문으로 하는 클리닉에서 중추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덧붙여 기공 카운슬에 남다른 재능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 지난 시간들을 반추하면서 현재까지의 감회를 소회하여 달라.

 

감사한 마음으로 되돌아보면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우선 직장생활 45년 동안 크게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던 사실에 새롭게 놀라고, 제게 건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멀리 떠나 신실하지 못할 때도 신실하신 하나님은 시종일관 저와 함께 해 주셨습니다. 힘들고 외로울 때 도우시고 위로해 주셨습니다.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불통했던 시절에 환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외국인으로서 독일 동료들과 같은 눈높이에 서서 당당하게 일을 한다는 것은 더욱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더 집중하고 더 노력해야 했습니다. 가능하면 잘못되는 일이 없어야 했기에 독일 간호사들 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제 마음속에 다짐하며 각인시켰고, 제 얼굴엔 여러분을 도울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라고 새겨 두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45년이란 세월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끝까지 무난하게 잘 지나온 것 같습니다.

 

나에겐 배움에 대한 꿈이 항상 있었고 꿈을 이루었을 때는 또 다른 꿈을 위해 달려갔습니다. 되돌아보면 배움을 쉰 적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틈만 나면 주경야독, 공부를 했습니다.

 

본 대학병원 시절

본 대학병원에서 독일어를 배우고 간호학교 3년 후 졸업을 하고 17년 동안 근무를 했습니다. 수간호사 직책을 맡기 위해 간호대학에 가서 공부를 했습니다. 딸 시모네가 초등학교(Volks Schule)에 들어갔을 때는 본 대학에 가서 수강생으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독일 고등학교는 4년제이므로 낮에는 일하고 저녁엔 야간 고등학교(Abend Gymnasium) 4년을 다니며 공부를 했고 그 결과 대학시험자격인 아비투어(Abitur)를 취득했습니다.

 

교회간호사 시절

그 후에 본 대학 번역문학과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공부를 하던 중 뜻하지 않은 가정 사정이 발생하여 학업을 계속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포기할 수는 없었고 대신 전인간호사의 길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10년간 교회간호사직을 담당하게 되었으며 그 직책을 감당 해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공부가 요구되었습니다.

 

우선 보호자들에게 환자를 가정에서 간호, 간병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이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주말 코스 공부를 2년 동안 계속했습니다.

 

교회 일에는 환자들과 상담하는 일 외에도 저녁기도를 담당했고, 이 일을 잘 해내기 위해 프랑스에 있는 테제(Taize) 공동체에서 세 번 교육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룹의 공동 팀과 함께 축복예배 진행을 맡았었고, 그것은 교회간호사로서 가장 복 받은 일 중의 하나로 기억에 남습니다.

 

▲ 본인이 1999 -2016년까지 약 18년을 일했던 라인클리닉의 일부    

 

 

 

▲ 2016년 퇴직을 앞두고 기념으로 팀 사진을 찍었습니다. 


 

라인클리닉

교회 간호사직 퇴임 후 18년간 라인클리닉 시절이 도래했습니다. 시작할 때마다 그렇듯 라인클리닉의 시작에도 신비한 힘이 저와 함께 하였습니다. 6개월 동안이나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된 들뜬 마음과 낙관적인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새로운 세계가 나에게 펼쳐졌고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지요. 이곳은 아무나 일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을 시작하자마자 직감한 사실은 이곳에서 일을 계속하려면 새로운 것을 배워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일을 하고 싶었기에 3년 과정의 상담사공부를 시작했습니다. PMR 근육이완 공부와 기공공부도 시작했지요. 이 세 가지가 다 요구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상담공부는 내담자들과 대화치료 시간에 필요했었고, 근육 이완치료와 기공은 보충치료로서 대화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이기에 배우기로 하였습니다. 라인클리닉은 근육이완치료와 기공을 제공하는 치료사인 제가 있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지금도 환자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심신 이완 테라피 지공을 하고 있습니다.   


기공 공부를 하기 위해서 세 번이나 중국에 갔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환자들을 상담하여 도와주고, 이완치료 해주며, 기공을 하면서 오히려 저 자신이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에서 한국어와 중국어를 독일어로 번역하는 공부를 시작했었는데, 기공을 함으로써 중국의학의 일부를 공부하게 된 셈입니다.

 

기공은 중국 의학의 한 부분으로 그곳 국민건강의 치료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제가 가서 공부한 곳은 북대하 기공요양원인데, 1956년 의사 유귀진선생이 설립했고 내양공이라는 기공법을 사용하여 만성병치료에 효과를 올려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유귀진 선생의 딸인 유야배교수가 대를 이어 유럽과 독일에 매년 두 번씩 와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라인클리닉에서 배운 교훈 중 하나는 기회는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기공 공부는 1990년에 자신을 위하여 이미 시작했습니다. 본에 기공학교가 있어서 쉽게 배우게 되었으며 중국에서 최국서 선생이 와서 가르친 학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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