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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전’ 서독으로 파견된 간호사의 ‘레터 수기’(41)
기사입력  2019/09/30 [01:41] 최종편집    임옥진

 

지난 세대를 회고해보면, 국민들의 지행합일적 헌신적 조국사랑은 부국강병의 초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만방에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힘찬 고동소리였다. 당시 서독에 간호사로 파견되어 노심초사 가족사랑과 불철주야 조국애를 불사른 레터 수기를 입수하여 독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지면을 생생하게 구성하여 주말 연재한다.(편집자주)

 

 

 

 

영국문화 배우고 런던과 런던 주변 도시 구경도 하고

여러 나라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많은 것 보고 느끼고

 

학생들 홀란드, 스웨덴, 스페인, 이스라엘, 요르단 등

국제적으로 건축가, 엔지니어, 교사 간호사 매우 다양

 

 

사랑하는 부모님께 드립니다.(1-1978819)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8개월 넘게 부모님으로부터 소식을 받아보지 못하여 혹시 몸이나 편치 않으신지 몹시 궁금하고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병환 동생의 대필로 보내주신 서신 정말 반갑고 기쁘게 잘 받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여러 가지 염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그동안 무사히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영어와 영국 문화를 배우고 런던과 런던 주변 옥스퍼드, 캠브리지, 베드포드, 브라이톤, 이스트보른 등 도시들을 구경도 하고 여러 나라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다채로운 날들을 가졌습니다. 이 모두가 주님의 은혜임을 절실히 느끼고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어머님 아버님께서 그런대로 다행히 몸 건강하신 것 참 감사하게 생각하며 계속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그동안 가뭄이 심해 한해로 곤란 하셨다니 안타깝게 생각하며 먹고사는 일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떠올릴 때 마음이 아픕니다.

 

부모님의 경제적인 기반이 좀 더 잡혔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사람의 욕심은 새는 물 항아리 같아서 결코 채워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돈은 더 많은 돈을 요구합니다. 조금만 더 맘대로 할 수 있다면 하다가, 그 욕심이 채워지더라도 돈은 결코 사람에게 만족을 주지 않습니다.

 

누가 혹시 마침내 바라던 모든 것을 다 가져서 만족하고 말하기를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고 안심할지라도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너의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너의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12:15-21)절대 주권자께서는 말씀하시지요.

 

욕심이 채워져도 사람이 만족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 공백의 자리가 주 하나님이 차지하셔야 할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으로 채워져야만 사람이 자기의 부족한 처지와 환경에도 불구하고 만족하고 감사하며 행복을 영위할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심판자이신 하나님이 살아계신 이상 자중해야하고, 재물을 가졌다고, 많이 안다고, 잘난 체하는 것은 죄라고 하십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것 곧 그 마음에 싫어하시는 것은 교만한 눈과, 거짓된 혀와, 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는 손과, 악한 계교를 꾀하는 마음과, 빨리 악으로 달려가는 발과, 거짓을 말하는 망령된 증인과 및 형제 사이를 이간하는 자니라" 잠언 5:16-19.

 

인간의 죄의 삯, 죄의 결과는 사망과 지옥입니다. 예수님께서 천만 다행으로 우리의 피할 길이 되어 주셨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 하나님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한 14:6) 그러니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오랜만에 영희와 오빠 옥희와 경선에게서도 편지를 받고 무척 기뻤습니다. 저는 가능한 한 부모님 뜻에 어긋나지 않기를 바라며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제가 되기를 원합니다.

 

저는 무엇을 하든지 감정에 치우쳐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부모님께서는 아시고 안심하시기를 바랍니다. 저와 관련된 한 누구보다 저 자신에게 책임이 있기에 신중해야 함을 압니다.

 

928일부터는 런던에서 서쪽으로 상당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웨일스의 신학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으며 남해 친구와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제 학비에 대하여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짐을 찾느라고 고생 하셨지만 다 찾게 되어 다행입니다. 오는 92일에는 런던에 있는 한인들이 함께 소풍을 간다고 하니 기대됩니다.

 

저는 늘 부모님과 온 가족, 큰댁 온 가족, 친지들을 위하여 기도드리며 축복을 빌고 있습니다. 그럼 소식 기다리며 안녕히 계십시오. -런던에서 딸 드림-

 

사랑하는 부모님께(2-1978930)

 

그 동안 몸 건강하시며 안녕하셨는지요? 저는 그제 런던에서 이곳 College에 도착했습니다. 관계자분들의 따뜻한 영접을 받아 침대가 다섯 있는 널찍한 방에 네 사람이 배치되었습니다.

 

룸메이트는 스페인, 핀란드, 홀란드에서 온 여학생들이며 방의 위치는 아름다운 풍광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3층에 있습니다.

 

도보로 5분도 안 걸리는 곳에 대서양 바다가 보이고 더 가까이는 푸른 초원과 여러 가지 고운 빛깔을 띤 수목들과 예쁜 집들이 군데군데 보이는 그림 같이 수려한 전경입니다.

 

▲ 스완지는 도보로 5분도 안 걸리는 곳에 대서양 바다가 보이고 더 가까이는 푸른 초원과 여러 가지 고운 빛깔을 띤 수목들과 예쁜 집들이 군데군데 보이는 그림 같이 수려한 전경입니다  

 

칼리지는 스완지 도시 중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스완지 도시 중심도 왼편에 휘어진 해안을 따라 내다보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동안 선교하신 얼 선교사님이 스완지에 거주하시는데 교수진 중의 한분이십니다.

 

한국에서 1967년까지 17년간 선교사로 사역한 Miss Cowan은 여학생들의 사감이십니다. 친구 선임은 길 건너 기숙사에 있으며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참 기쁩니다.

 

이 칼리지는 남녀 간에 규율이 엄격하며 식사시간, 공부시간, 회합에도 자리를 따로 앉습니다.

 

이 칼리지 주변으로는 넓은 정원이 둘러싸고 있으며 부속 건물로는 초, , 고등학교와 부속병원이 있습니다. 이 병원은 칼리지 학생들이나 학교 및 관계자들이 아플 때 입원 치료하고 돌보는 곳이랍니다.

 

저는 이곳에서 2년간 합숙생활을 하며 다양하게 배우고 공부하며 경험하게 될 것 같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고국에 돌아갈 생각을 하면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제가 믿고 의지하는 주 예수님께서 인도하시고 제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가장 만족할만하게 베풀어 주셨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실 것을 확신합니다.

 

저는 약하나 주님은 강하시고 저는 흔들릴지라도 주님은 확고부동하십니다. 그런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한, 주님의 강하심이 저의 것이요 어떤 난관에도 확고부동하게 저를 붙드시고 안전하게 하실 겁니다. 그분은 전능자이시요 만왕의 왕이시니 주님의 소유가 곧 저의 소유이며 저도 그 분의 소유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저 걱정하지 마시고 몸 건강하시며 살아생전 주 예수님 믿으셔서 죽어도 죽지 않는 은혜를 입으시길 빕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한복음 11:25)고 하시지 않습니까?

 

1978108

 

시간관계로 편지쓰기를 끝맺지 못하고 이제야 계속합니다. 이처럼 바쁘고 다양한 생활은 내 생전에 처음이며 엄격한 프로그램 속에 좋은 훈련을 받는 것 같습니다. 때때로 피곤하고 힘들지만 어려움을 통하지 않고서는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배우는 것 같아 이곳에 보내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일과의 프로그램은 6시 기상하여 밤 930분경에 종료됩니다, 주간의 일정이 이처럼 짜여 있으니 엄청 분주합니다. 영어로 하는 강의니 때로 어렵지만 주님께서 확실히 도와주심을 느끼며 귀한 가르침을 놓치고 싶지 않아 녹음해놓고 싶은 심정 간절하군요. 세계 각지의 선교현장에 있는 분들도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그들의 사역과 믿음을 나누기도 합니다.

 

여하간 모든 것 주님의 은혜니 모든 일을 주님께 맡기고 의지하고 나갑니다. 주 하나님의 은혜가 부모님과 온 가족에게 함께 하시길 빕니다. 큰아버님을 비롯한 온 가족과 친척들께도 인사 전해 주십시오. 스완지에서 딸 드림.

 

사랑하는 동생 영희에게(3-1978.11 06)

 

오랫동안 소식 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빈틈없이 짜여진 Program 속에서 겨우 짬을 내어 글을 쓰고 있다. 그 동안 어떻게 지내는지 시어머니, 남편, 그리고 지은, 지숙 잘 자라고 있는지 모두 궁금하다.

 

언니는 지난 928일 이곳 The Bible College of Wales에 도착하여 주님의 은혜로 잘 적응하고 있다. College는 영국의 서쪽인 Wales의 도시 Swansea에 소재하고 있으며 주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영성 깊은 College로서 이곳에 오게 된 것을 감사한다.

 

학생들은 영국, 웨일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미국, 한국, 일본, 독일, 홀란드, 핀란드, 스웨덴, 스페인, 이스라엘, 요르단, 남아프리카공화국, 가나, 나이제리아, 케냐 등 국제적으로 모인 공동체이며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예를 들어 교사, 건축가, 목사, 엔지니어, 의료요원, 간호사, 비서, 사무원, 비행사, 요리사, 학생, 대학 갓 졸업하고 온 사람들 등 다양하지.

 

College내의 공동생활은 엄격한 규율에 따라 식사하고, 일하고, 강의 듣고, 쉬고, 취침하고 그래. 그래서 쉽지 않으나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주님의 도우심으로 소중한 훈련기간이 되고 있다.

 

College는 기적적인 믿음으로 설립되었고, 믿음으로 인도받고, 믿음을 훈련시키며, 성부 하나님, 성자 예수님, 성령 하나님, 곧 삼위일체 하나님과 성경을 그 중심으로 하고 있지.

 

일과는 아침 6시에 일어나 조용한 시간 갖기, 청소, 식사, 설거지 등을 하며, 강의시간은 저녁 6시까지, 그리고 저녁 730분에 다시 회합을 갖는데 국내 혹은 세계 각 곳 선교현장에 있는 훌륭한 분들이 방문하여 그곳 현황을 전하고 기도하고 도전을 주어 어디에서도 갖기 어려운 진지한 시간들을 가지게 된다.

 

토요일에는 그룹으로 야외전도설교를 간다든가 시내 교회들의 활동에 참예하기도 한다.

 

언어실력이 부족하여 애로가 많으나 주님께서 가르치시고자 하는 것은 학문 그 이상인 주님의 진리와 지혜에 관한 것인 줄로 알기에 가장 중요한 것들을 다 배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강의시간에 다 받아 쓸 수 없으므로 미국 학생 마이클이 먹지를 대고 필기해 주고 있는데 성실하고 정성스럽게 도와주어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 강의시간들이 참으로 귀하게 여겨진다.

 

12월에 2주간 동안 학기말 시험이 있고, 지금부터 크리스마스 전까지는 이사야, 에베소서, 선지서 등 너 덧 개의 Essay를 써야 하는데 걱정이다. 주님의 도우심을 빈다.

 

12월 중순부터 1월 중순까지 약 한 달간에 방학이 있는데 그때 있을 곳을 마련해 주시기를 기도하고 함께 하실 줄 믿고 감사한다.

 

College2~3년제인데 2년 머물게 될 것 같고 남해 친구와 함께 시작했으며 친구는 길 건너 다른 건물에 있고 나는 홀란드, 핀란드, 스페인 친구들과 지내고 있다.

 

이 방은 이 건물의 지대가 좀 높아 창문을 통하여 푸른 초원과 여기저기 화려한 단풍으로 어우러진 예쁜 집들과 그 너머에 대서양 바다의 환상적인 전경이 황홀한 그림처럼 한눈에 보인다.

 

이곳에 오가는 신실한 분들로 부터 듣는 소식과 세계 각처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비추어볼 때 때가 정말 악한 것 같다. 정신 차리지 않고 지혜롭지 못하면 영원한 후회와 헛된 삶을 살게 되겠으니 깨어 정신을 차리고 온 마음으로 주님을 주목하고 주님 지혜에 참예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 것을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같이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5:15-16) 또 주님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고 그 분의 뜻 안에서 생활하라고 하신다. “하나님을 가까이 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가까이 하시리라!”(야고보서 4:8) 고 하신다.

 

사랑하는 동생 영희야 주님의 사랑의 손길이 너와 네 온 가족위에 머물기를 기도하고 축복한다. 남편에게 안부 전해다오. 그럼 또 너의 소식 기다리며 -영국 스완지에서 언니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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