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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작가의 신연재 ‘오지라퍼가 간다’(3)
기사입력  2019/10/08 [00:34] 최종편집    김동석 동화작가

3화 무엇을 소비할 것인가?

 

 

▲ 전서경

 

요즘 유행은 젊은이들이 무엇을 사는가 보면 될 것 같아.”

매일매일 백화점에 나가는 소라 엄마는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고 수다를 떨고 오면서도 백화점에서 사오는 것은 고작 야채뿐이었다.

 

엄마. 야채는 우리 집 앞 재래시장이 더 싸다니까?”

누가 그걸 모르니. 얘는.”

그런데 왜 백화점에서 사오는 거야?”

 

호호호! 퀄리티가 높잖아. 먹는 기분도 좋고 친구도 만나고 얼마나 경제적이니.”

하지만 소라는 엄마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엄마도 나와 함께 리셋병원에 가서 뇌를 리셋 해야 될 거 같아.”

 

무슨 소리. 난 절대로 리셋하지 않을 테니 너나 가서 하렴.”

엄마는 지금이 좋다고 한다. 그냥 자유롭게 나갈 수 있고 누군가를 만나서 수다를 떨고 지내는 것이 재미있다고 한다.

 

시간, 지식, 가치 등 무형의 자산을 소비하는 지금 시대에 엄마처럼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엄마에게 가장 힘든 일은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집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침부터 열심히 무엇인가에 접속하고 있다가 모든 것을 접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어깨가 축 쳐지고 힘이 빠진다고 한다.

 

이발비가 너무 비싸다고 카트 가위 하나 들고 다니면서 머리를 자르는 아빠에 비하면 정말 행복하게 사는 엄마다.

 

여기도 머리카락! 저기도 머리카락! 오 마이 갓. 여보!”

엄마는 카트 가위를 들고 서재 거울 앞에서 머리를 자르는 아빠를 불렀다. 하지만 아빠는 대답하지 않았다. 머리를 자르는 것도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발! 이발관에 가서 자르세요.”

? 내가 자른 게 보기 싫은가?”

그래요!”

이발관에서 소비자의 감성적 소비 성향을 채워주지 않으니 이렇게 직접 깎는 거지.”

 

그래도 그렇지. 보기 싫어요.”

기업가나 사업하는 사람들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분석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야 해.”

 

매일매일 백화점으로 출근하는 엄마에 비하면 아빠는 집과 서재에서 지낸다. 하지만 엄마가 외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각자의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소비하기를 바라는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분이다.

 

엄마는 시간을 소비하고 아빠는 지식을 소비한다. 아빠는 느리고 엄마는 빠른 편이다. 그래서 둘이서 같이 있는 시간이 작을 뿐이다. 그렇다고 둘 사이가 불편한 관계는 아니다. 특히 아빠는 절대적이면서도 상대적인 면을 동시에 가진 분이다. 위기가 닥쳐도 슬기롭게 넘어간다. 현대 사회에 정말 보기 드믄 부부라고 해야 할까?

 

▲ 김유진   

 

나는 무얼 소비하고 있지?”

소라는 치치를 안고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침대에 덜렁 눕더니 천장을 향해 소리쳤다.

 

아파요. 아파!”

치치는 요즘 별스럽게 짖는다. 소라에게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치치에게 문제가 있는지 모를 정도다.

 

이 녀석이! 뭐가 아파?”

아프다니까요.”

치치는 소라가 무엇인가에 집중하면 두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안다. 소라가 치치를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안다.

 

무형의 것들과 접속하고 그것을 우리는 소비한다. 그렇다면 그 소비의 중심에 자리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다.”

소라는 가끔 돈 버는 일에 대해서 생각한다. 하지만 대박을 치는 것은 역시 사람들의 뇌를 리셋해주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맞아. 부분 리셋을 해주는 거야. 그렇게 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아올 거야.”

소라에게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미래가 움직인다는 것은 사람도 움직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함께 움직이는 것을 찾아야 한다.”

 

소라는 가끔 현실로 돌아와서 미래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점에서 소라는 미래가 매우 밝아 보였다. 물질 사회와 비물질 사회가 대립을 하면서 우리 사회는 그동안 많은 발전을 해왔다.

 

하지만 미래는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매일매일 접속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나만의 무엇인가를 찾아낼 것이고 생성해 낼 것이다. 나만의 것은 곧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발전하면서 새로운 세상은 환상의 세계가 될 것이다.

 

스타벅스가 잘 되는 이유는 커피 맛의 진화이다. 사람의 맛이 이동하는 것을 터치하고 그들은 먼저 맛의 변화를 가져다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스타벅스를 이용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접속의 시간을 무한으로 제공한다.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인터넷과 와이파이가 무한 제공되는 곳이 접속의 제1기준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를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들의 제1기준은 주차장이다. 이렇게 세대와 세대, 개인과 개인이 살아가는 접속의 시대에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접속의 시대. 사람의 이동. 교육, 문화, 금융, 서비스 등이 융합되는 곳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돈이 모이고 돈을 벌 수 있다.”

 

소라가 미래의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능력이 높은 이유는 미래를 예측하고 통찰하는 자세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안 멍청이네!”

모처럼 뇌 속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멍청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소라의 뇌에서 이런 말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  신우재  

 

 

뭐라고?”

안 멍청이. 헤헤!”

정말이지?”

이런 멍청이! 그걸 또 물어보긴.”

 

소라는 모처럼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분석은 분석일 뿐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였다.

 

하루가 길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시간을 소비하는 것도 압박감으로 조여 온다. 어쩌면 하루 24시간이 짧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달나라처럼 하루가 30일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가 짧다는 사람들을 위해서 달나라를 개척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을 달나라에 데려다 주는 사업을 벌이면 된다.

 

하하하! 하루가 30일이면 아마도 접속의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없을 거야.”

소라는 달나라에서 보내는 하루가 충분히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곳만의 고통이 수반될 것은 뻔하다.

 

사람들에게 시간의 압박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고통이 따르는 문제와 행복을 수반하는 문제가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왜지?”

그거야 월세를 내는 사람은 시간이 늦게 가기를 바랄 테고 월세를 받는 사람은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라는 데서 생기는 문제와 같은 거지.”

 

소라는 아빠의 말을 듣고서야 시간의 빠름과 느림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시간의 소비는 언제나 소비자에게 행복과 고통을 동시에 준다는 것이다.

멍청이! 멍청이! 바보 멍청이!”

 

소라의 뇌 속에서 또 다시 멍청이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멍청하지. 세상에서 인간이 가장 멍청할 거야.”

멍청이!”

알았어. 다시 생각해 볼게.”

 

소라는 자신에게 말하고 다시 생각의 끈을 풀어갔다. 소비는 어디에서나 일어난다. 그리고 그 소비는 절대적인 것도 있지만 상대적인 것도 있다. 또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소비가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막연히 소비하는 것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그 소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고 하는 것은 접속의 시대에 불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인류를 위해서 소비는 분명히 필터링이 필요하다.

 

내가 접속하는 정보들을 보면 분명히 버릴 것들이 많아. 그러니 무엇을 소비하기 전에 자신을 위해서 필터링이 필요하다.”

 

문화 파괴, 지속성, 문화 충돌, 종교 대립 등과 같은 것도 사실은 소비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적당한 소비가 인류를 위해 필요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인류는 아파하면서 또 치료가 된다. 그렇게 시간을 소비하며 흘러간다. 이런 일상의 일들이 비일상이 되기도 하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인류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접속하라는 것은 곧 소비하라는 것이다. 우선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을 찾아야 해. 그리고 그 기업이 무엇을 연구하고 어떻게 발전시키고 있는지 알아야 해.”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은 많다. 구글이나 테슬라, 텐센트나 유튜브, 그리고 네이버나 카카오도 스마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한다.

 

공부만 열심히 해서 대기업에 들어가라는 식의 교육은 이제 의미가 없다. 자녀들의 재능을 찾아서 능력을 키워주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통해 어디서 일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대이다.”

 

소라는 무엇인가에 접속하면서 늘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접속하지 않고 그냥 있는 것도 또 다른 접속이고 소비라는 것을 알았다.

 

효용성의 문제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접속의 시대와 소비의 시대를 맞이해도 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소라가 살아가는 사회는 분명 과학기술의 문명들이 가만히 있어도 접속을 시도한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접속의 순간을 대비하고 살아가야만 한다.

 

그렇다면 언젠가 내게도 우주인이 접속을 시도할 수도 있겠다!”

이런 멍청이! 그건 당연한 것이지.”

! 그렇다면 우주 언어를 알아야 하지 않을까?”

당연하지. 우주인과 의사소통을 하려면 우주인이 사용하는 언어를 배워야지.”

 

▲ 전병규 

 

소라는 모처럼 자신의 뇌 세포와 의사소통을 했다.

바로 이런 것이군!”

뭐가?”

뇌 세포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

 

이런 멍청이! 이제야 알았어?”

.”

 

소라는 뇌를 사용하라고 하는 아빠의 말에 대해서 조금 이해가 갔다. 아빠가 자신의 뇌와 의사소통을 하면서 하는 행위들을 보면 정말 환상적인 것들이 많았다. 카트 가위 하나를 가지고 자신의 머리를 자르는 것만 봐도 신기할 따름이다. 돈의 가치를 정말 정확히 아는 분이기도 하다.

 

절대적이고 이기적인 분이 참 효율성이나 시간의 소비를 재미있게 한다니까.”

소라는 아빠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아빠가 한 이야기를 하나씩 찾아서 음미하기 시작했다.

 

맞아. 모든 것을 의심하는 순간 우리는 마녀사냥의 목표물이 되는 것이다.”

똑 소리 나는데!”

뇌 세포에서 새로운 소리가 들렸다. 소라의 가슴에 무엇인가 노크하는 것 같았다.

소비하는 시대에 접속은 절대적이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접속의 공간에 들어와서 무엇이든 소비하는 것이다.”

 

소라는 소비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선 현대인은 즐기기 위해서 어딘가에 접속을 시도한다. 그것이 옳고 그른 것의 문제가 아닌 오로지 즐기기 위해서 접속한다. 접속의 목표는 곧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눈을 뜨면 무엇인가에 접속을 시도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대인은 비참해지기 때문이다.

 

시대를 이끌어가는 트랜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그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고 소비하는 행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

 

애플컴퓨터의 스티브잡스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기술을 연구하고 또 상품화 했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접속하라. 그리고 소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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