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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쓰이는 질환 ‘백반증’의 정확한 이해
기사입력  2019/10/12 [02:52] 최종편집    정상연 한의사

젊은 사람들에게 비교적 흔한 질병인 백반증

멜라닌 세포의 이상으로 정확한 기전은 불명

한약재 보골지완화에 효과, 광선치료 병행

 

 

 

 

 

▲  정상연 한의사   

빅토리아 시크릿 무대를 휩쓴 탑모델 위니 할로우(Winnie Harlow)는 백반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록 직업이 외모로 평가 받는 것이지만, 그녀는 백반증을 자신만의 특징으로 승화시켜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백반증은 여러 가지 크기의 흰 반점이 피부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에서 발생하는 흔한 피부병이며, 대개 10~30대 사이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모두가 위니할로우처럼 자신의 변색된 피부를 사랑하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백반증을 앓고 있는 상당수의 젊은이들은 피부미용 측면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안고 있다.

 

피부는 겉층인 표피와 그밑에 진피층과 피하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표피에는 멜라닌 세포가 있는데, 이 세포는 햇빛에 반응하여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을 생성한다. 멜라닌은 일종의 색소로서, 피부가 진한 빛을 내도록한다.

 

그런데 멜라닌세포가 죽거나, 멜라닌을 만드는 기능이 소실되면 피부에 색소가 부족해져 하얗게 변하는 백반증이 생기게 된다. 멜라닌세포와 멜라닌에 문제가 생기는 까닭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과학자들은 면역세포가 정상적인 세포와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반응이 백반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반복적인 피부마찰이나 오랜 기간 자외선에 노출되어 멜라닌세포가 고사되는 것도 백반증의 유력한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 밖에 항산화효소 부족, 성장인자 부족, 칼슘섭취 이상, 멜라닌 세포의 구조적 결함, 각질형성세포 이상으로 인한 멜라닌세포 파괴 등 다양한 추측들이 있다. 원인으로 제기되는 내용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백반증이 아리송한 질환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백반증을 진단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육안으로 쉽게 관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감별이 어려울 수 있어서 우드등 검사(wood’s lamp)를 이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우드등의 필터를 거친 320 ~ 400nm의 광선을 피부에 쏘이면 색소탈락부위가 강조되어 보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백반증을 진단할 수 있다. 피부 증상 외에 시력이나 청력의 문제, 빈혈 등이 동반되면 혈액검사를 추가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백반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보통 네 가지의 치료 방법 중 한두 가지를 권유받는다. 그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치료법은 스테로이드를 국소부위에 도포하는 것이다.

 

스테로이드는 합성 부신피질호르몬제이다. 혈관을 수축시켜 해당 부위에 혈류 공급을 제한하고, 면역반응기전을 차단하여 더 이상의 염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준다. 따라서 여러 가지 피부병에 두루 쓰인다.

 

이 약은 백반증이 발생한 부위가 적은 경우에 주로 처방된다. 또한 광선치료와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신중하지 못한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피부위축, 자반증, , 궤양, 여드름, 스테로이드유발주사, 털과다증 등을 유발한다.

 

두 번째로 제시되는 방법은 타크롤리무스를 국소부위에 도포하는 것이다. 이 약은 주로 장기이식환자에 사용되었던 면역억제제였으나, 연고제제로 개발되면서 백반증 치료에 도입되었다.

 

타크롤리무스는 백반증 환자의 각질형성세포, 멜라닌세포 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세포증식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고 밝혀졌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치료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표피 내 여러 가지 면역 반응을 조절함으로써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 약은 스테로이드 연고에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사용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또 스테로이드가 갖고 있는 부작용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리고 기타 다른 치료법과 병행하기도 한다.

 

세 번째 치료 방법은 단파장 광선(narrow band UVB)을 피부에 조사하는 것이다. 피부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아 소아나 임산부에게도 쓰이는 안전한 치료방법이다.

 

푸른색의 형광등처럼 생겼는데, 이 기구에서 나오는 308~312nm 파장의 자외선이 피부에 닿으면, 멜라닌세포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다만 백반증이 없는 정상피부의 색소 침착을 유발하고, 피부가 접히는 부위는 충분히 광선에 노출되지 않는 등의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네 번째 치료 방법은 표적 광선 치료(targeted phototherapy)이다. 주로 엑시머 레이저라 불리는데, 308nm 파장의 광선을 피부 깊숙이 조사하는 것이다. 이 기구는 백반증이 있는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얼굴에 백반증이 있는 경우 가장 선호하는 치료법이다.

 

다만 이 치료법도 효과가 제한적인데, 20회 이상 광선을 쏘여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의 경우는 치료를 더 이어나간다 하더라도 소용이 없다고 한다. 또 치료 후 홍반, 가려움, 물집과 같은 부작용이 자주 생긴다.

 

최근에는 비마토프로스트(Bimatoprost)를 피부에 바르는 치료법이 연구 중에 있다. 이 약물은 프로스타글란딘(PG)의 일종인데, 멜라닌 세포의 증식과 멜라닌 생성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멜라닌 세포의 돌기성을 증가시켜 각질형성세포로의 멜라닌 소포의 전달을 증가시키고, 멜라닌 세포의 밀도를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한약재 중에서도 백반증 치료에 효과가 입증된 본초가 있다. 바로 보골지(補骨脂)인데, 이 본초를 증류수나 알코올로 추출하여 피부에 도포하면 된다.

 

 

 

보골지는 성()이 대온(大溫)하고 미()가 신고(辛苦)한 강력한 보약이다. 예로부터 백반증, 원형탈모 등과 같이 탈락(脫落)하는 질환에 외용제로 많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부작용이 없어 기존 백반증 치료법에 부가적으로 활용하면 좋다.

 

병원 치료 외에도 생활습관을 항상 바르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줄여야한다. 모든 난치병의 근원은 스트레스성이기 때문이다. 늘 심신을 편안하게 유지하고 작업을 무리하게 하지 않으며, 규칙이고 충분한 수면시간을 유지해야 한다.

 

또 백반증 환자는 피부가 심한 자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피부에 가해진 유해자극이 백반증을 악화시킨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햇살을 피하는 것은 물론, 때를 밀거나 피부를 심하게 압박하는 동작은 삼가야 한다.

 

백반증은 유전성이 높지 않고 주변에 전염되지도 않는 단순한 질환이다. 하지만 치료율이 낮고 미용상의 스트레스로 인해 어지간히 신경이 쓰인다. 그럴수록 주변사람들이 환자에게 힘이 돼줘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사랑하는 마음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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