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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이나 쾌감’ 감정 아닌 ‘힐링’ 기능
<특별연재> 박행주 ‘음악의 본질적 기능’(5)
기사입력  2019/10/17 [19:03] 최종편집    박행주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음악도 '흥분' '쾌감'쪽의 감정이 아니라 우리 마음이 평온해지고 휴식의 시간을 줄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음악(音樂)신악(神樂)’

 

인류의 탄생이후 집단의 규모가 조금씩 커져가면서 인간은 기본적인 의식주이외에도 절대자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게 되었다. 절대자는 자신들을 지켜줄 수 있다고 믿었지만 동시에 그 절대자에게 복종하고 섬기지 않으면 징벌을 내린다는 의식도 함께 싹트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이러한 집단들에서는 그 절대자와 소통할 수 있는 제사장을 두었고 그 제사장은 다양한 방법으로 절대자를 섬기고 또 즐겁게 하는 일들을 주관하였다.

 

절대자를 즐겁게 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지금의 음악에 해당되는 수단도 포함되었다. 이때부터 인간의 목소리와 함께 인공적으로 소리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물건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나무막대기 두 개를 가지고 부딪쳐서 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조개껍데기를 연결하여 손목이나 발목에 감아서 흔들며 소리를 냈고, 동물을 사냥하고 그 가죽을 가운데가 비어있는 통나무에 씌운 후 손이나 막대기로 치며 소리를 냈다.

 

지금의 활모양과 같이 나무에 끈을 연결하여 튕기면서 소래를 냈고, 새를 사냥한 후 속이 빈 다리뼈에 몇 개의 구멍을 뚫어 뼈피리를 만들고 입김을 불어넣어 소리내기도 하였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현재 연주하는 타악기, 현악기, 관악기의 원형이 이 때부터 만들어졌던 것이다.

 

▲ 절대자를 즐겁게 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지금의 음악에 해당되는 수단도 포함되었다. 이때부터 인간의 목소리와 함께 인공적으로 소리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물건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인간의 감성 자극 훌륭한 도구

 

결국 이러한 악기들은 제사를 위한 도구로 만들어졌지만 인간의 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 되면서 점차 축제연회등의 현장에서 연주되기 시작하였다.

 

다양한 형태의 악기들이 만들어지면서 북이나 나팔과 같이 소리가 크면서도 멀리 퍼져나가는 경우는 전쟁에서 다양한 신호를 알리는 용도로 쓰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악기는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훌륭한 도구로서 그 역할을 담당하여 왔다.

 

▲ 북이나 나팔과 같이 소리가 크면서도 멀리 퍼져나가는 경우는 전쟁에서 다양한신호를 알리는 용도로 쓰이기도 하였다.   

 

과거의 음악 형이상학적 추구

 

음악은 구성 집단의 시대적 상황과 정서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과거 음악들의 거듭된 변화와 발전에 의해 현대의 음악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우리는 현대의 음악에 익숙해져 있지만 과연 과거의 음악들은 어떠했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음악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기록들을 통하여 동서양의 과거음악들은 현대보다는 형이상학적이고 철학적인 의미를 담으려고 노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서양의 경우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정화를 위해 음악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음악은 만물의 조화를 표현해야 한다고 하였다. 플라톤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를 위해 음악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아우구스티누스는 관능적인 것을 표현하는 음악은 열등한 것으로 간주하며 노래가사보다 달콤한 목소리에 감동하는 것은 범죄와도 같다고 말하였다.

 

6세기경 보에티누스와 같은 음악학자는 음악을 기악음악, 인간음악, 우주음악 세 가지로 나누면서 현란한 연주보다는 철학을 담아내는 정제된 음악(우주음악)을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보았다.

 

동서양의 음악들은 인간의 정신을 맑게 하고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정제되고 절제된 음악을 지고지순하면서 가장 가치로운 음악으로 보았다는 공통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양의 경우도 일찍이 예기에서 악()천지의 조화로 보았고 예()를 갖춘 음악을 덕음(德音)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와 반대되는 쪽의 음악은 사악하고 간교한 음악으로 보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세종시대의 아악보에서 음악을 신과 인간을 화합하게 하고 음양을 고르게 하는 것으로 표현하였고, ‘악학궤범에서도 음악이 하늘에서 나와서 인간이 표현하는 것으로 인간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렇듯 동서양의 음악들은 인간의 마음을 흥분시키는 현란한 음악은 낮게 평가하며 배척하려고 하였다. 그러면서 인간의 정신을 맑게 하고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정제되고 절제된 음악을 지고지순하면서 가장 가치로운 음악으로 보았다는 공통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가톨릭의 성가, 유교의 제례악, 불교음악 등은 종교음악이기 때문에 더더욱 차분하고 정제된 음악을 표현해 왔던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현대음악 시대적 산물의 반영

 

각 민족의 음악은 그들의 역사, 문화, 종교, 감성, 생활환경 등 다양한 요소들의 영향을 받아 오랜 시간을 통해 만들어져 왔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은 각자 민족의 고유성과 독창성이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민족의 음악과 비교해서 우열을 가릴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를 무시하고 한 때 서양의 음악이 우리의 전통음악에 비해 우수하다고 보는 어리석은 시각도 존재했다. 이러한 흐름에 의해 우리 전통음악보다는 서양음악을 감상하고 연주하는 이들이 많아지게 되는 편향성의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 보면 과거의 음악이 철학적인 가치를 더 담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현대의 음악과 우열을 가리는 것 또한 무의미한 시도일 것이다. 각 시대별로 당시의 구성원들이 요구하는 음악들이 그때그때 발전하여 왔기 때문이다.

 

앨비스 프레슬리 등은 한 시대를 풍미했고 현대음악에서 '전설'의 존재로 남을 만큼 압도적인 인기와 기록들을 남겼다. 만약 이러한 가수들이 현대에 나타나 똑같은 노래를 하거나 지금의 아이돌 그룹들이 그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노래를 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비슷한 인기를 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비틀즈’, ‘앨비스 프레슬리’, ‘마이클 잭슨등은 한 시대를 풍미했고 현대음악에서 전설의 존재로 남을 만큼 압도적인 인기와 기록들을 남겼다. 만약 이러한 가수들이 현대에 나타나 똑같은 노래를 하거나 지금의 아이돌 그룹들이 그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노래를 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비슷한 인기를 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음악들이 모두 그럴 만큼의 뛰어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리듬이 너무 빠르거나, 선율이 너무 높거나, 청각에 심한 자극을 주는 강한 볼륨으로 만들어진 음악들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그 순간 극도의 흥분으로 치닫게 한다.

 

그러면서 인간내면의 평정심은 깨뜨려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공허하고 우울해질 때에는 또다시 이런 음악을 찾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음악의 본질적인 성향이나 가치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기에 우려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한편 우리나라나 외국을 막론하고 가수가 노래뿐만 아니고 너무도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그런 의상에 어울리는 춤을 추는 것이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그 강도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는 자라나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분명 좋은 영향을 미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노래 가사에 욕설이 나오거나 인륜에 어긋나는 표현이 나오는 것이 별다른 여과장치 없이 청소년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며 나타나는 폐해 또한 적지 않다.

 

다양한 장르의 감상을

 

독서가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는 이유는 책을 읽는 동안 우리가 다양한 사고와 사색을 하고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음악도 흥분’, ‘쾌감쪽의 감정이 아니라 독서와도 같이 우리 마음이 평온해지고 휴식의 시간을 줄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도 편식이 문제가 있듯이 음악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골고루 감상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서양성악을 배운 사람은 판소리나 민요를 익혀보고 국악기를 연주하는 전공자들은 그와 비슷한 형태의 서양악기를 연주해 보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서양음악과 대중음악에 편향되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 민족의 정기를 오랜 기간 동안 담아왔고 우리의 감성에도 잘 어울리는 전통음악에 대해서도 관심 갖기를 바래본다.

 

프로필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 서울교육대 졸업. 중앙대학 대학원 박사

*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외래교수

* IOV(UNESCO NGO)이사

* 2016 올해의 스승상 수상

* 이메일 apron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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