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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노력하여 만들어진 ‘아름다운 빛’
<가을 단상>한상림 ‘가을 하늘에 띄우는 소망’
기사입력  2019/10/17 [19:57] 최종편집    한상림 칼럼니스트
▲ 아름다운 빛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pixbay.com   


 

 

인생의 가을은 시월이다.

 

인생의 가을은 시월이다. 시월은 따스한 가을 햇살처럼 이웃과 함께 훈훈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인정 넘쳐나는 산과 들, 강과 바다까지도 풍요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한다.

 

그것은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 동안 뜨거운 태양 아래서 땀 흘리며 쉼 없이 가꾸고 노력하여 결실을 거두어 서로 나누고 베풀 수 있는 여유로움을 경험한 사람만이 터득할 수 있는 마음의 눈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태어나던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이 넓은 우주안의 모래알보다 작고 반짝이는 하나의 별이라고 하여 보자.

 

응애 응애 울면서 세상에 보내는 신호가 바로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과 같다고 한다면, 생명의 탄생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일까?

 

노년기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바라보는 시월이 어느 때보다 매우 의미 깊은 달로 느껴진다.

 

어린 시절에는 베이비부머 세대로 태어나 배고픔을 겪으면서 검정 고무신을 신고 책가방이 없어서 보자기에 책을 싸서 허리에 메고 황톳길을 걸어 다녀야 했던 산골마을 촌뜨기 까무잡잡한 계집애였다.

 

도회지 아이들은 그저 원래부터 얼굴도 하얗게 태어나 분홍 원피스와 신데랄라 구두를 신고, 책가방을 들고 다니는 세련된 모습이라는 상상을 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라디오도 없었고 텔레비전도 없었으며 신문도 볼 수가 없었으니, 서울 사람들 모습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명절에 오는 친척 언니 오빠들의 모습을 보면서 뽀얀 얼굴과 예쁜 옷을 부러워만 했었다.

 

그러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1969716일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을 하는 모습을 까치발을 들고 흑백 TV로 보면서 조금씩 눈이 떠졌다. 아주 가끔 학교 당직실에 가서 흑백 TV로 드라마를 통해서 서울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그렇게 동경하던 서울 사람들 속에서 36년 째 살고 있지만, 아직도 기억의 잔상에는 고향에서 뛰놀던 어린 시절이 더욱 더 생생하게 떠오르는 봄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인생은?

 

오늘은, 지금은 바로 내가 살아있는 한 가장 젊고 풋풋한 날이 아닌가? 때론 죽음에 대하여 신중하게 생각해 보다가 언제 어떻게 이 세상을 떠나게 될는지 모를 죽음에 대하여 순리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인생은? 현재의 삶은? 최선을 다하여 지켜온 내 가족의 모습은? 그리고 지금 나는 정말 행복한가?’ 라는 문제를 던져놓고 곰곰 생각해 보면 대답으로 나올 수 있는 답은 여럿이면서 정작 정답은 하나도 없다.

 

그저 이 우주 안에서 나()라는 하나의 별로 태어나 다른 별들과 어우러져 살다가, 혼자서 쓸쓸히 죽음의 세계 너머 또 다른 별로 돌아가야 하는 인생의 종착지로 떠나야 한다.

 

현재 이 지구상의 인구는 약 77억이고, 그 중 아시아인이 40억이며, 대한민국에는 약 5천만이 살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5천만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도 강동구, 45만 인구 속에서 한 명인 셈이다.

 

이 지구상 많은 사람들 속에서 한 알의 모래알처럼 살고 있지만, 우리는 모두 치열하게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야만 한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말처럼 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그러면서 최후의 순간까지 먹고 사는 일에 급급하든가 혹은 욕망에, 또는 야망에 젊음을 불사르다가 늙고 병들어서 혹은 불행한 사고로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아직까지는 죽음의 순간을 맞이해 본적이 없으니 그때의 심정은 상상으로만 느낄 뿐 실감하진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태어남과 죽음 앞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남은 인생의 시간을 다시 설계해야

 

이제 남은 시간이 운 좋게도 길게는 50년 혹은 짧게는 10~20년 정도 남은 생이라고 가정해 보자.

 

남은 인생의 시간을 다시 설계해야 할 시점이 지금인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 일정표대로 아직은 바쁘게 움직여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지?

 

머잖아서는 정말 오라는 곳도 가야할 곳도 줄어들고 마음은 가고 싶은 곳이 많은데 벌써부터 몸이 따라가지 못할 때가 많다. 젊어서는 몸값도 비싸고 패기도 넘치는데 시간과 돈이 없어서 마음대로 해보지 못하고 살아왔다.

 

중년에 와서야 조금씩 자신을 위해서 투자할 여유가 생겼는데 어느새 노년기를 맞고 있다. 어떤 이는 절대로 젊은 시절로는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았다.

 

오히려 노년기에 들어서 자신만을 위해서 취미생활을 하고 여행도 다닐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는 뜻이다. 그것은 젊어서 열심히 노력하여 잘 살아온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닐까.

 

노후를 제대로 준비해두지 못한 사람은 생활고와 건강상 이유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오히려 고통스러울 수 있겠으나 어떤 상황에서든 현재가 남은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임에는 틀림없다.

 

우주에는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행성이 떠돌고 있다. 그 행성이 곧 이다. 우리는 모두 지구라는 별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서 하나하나가 행성이고 별이다. 별빛 중에는 몇 억 만 년을 거쳐서야 지구까지 도달하는 빛도 있고, 눈 깜짝 할 사이에 빛으로 왔다가 사라지는 별도 있다. 그리고 지금도 열심히 이곳으로 날아오고 있는 빛도 있을 것이다.

 

매 순간순간을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빛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하루하루 새롭게 경험하고 느끼는 경험을 다독이면서 누군가에게 아름답게 들려주고 싶든가, 아니면 글로써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써 보고 싶을 것이다.

 

그러한 것들 하나하나가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삶이고 이야기고 인생의 빛이지 않는가? 따라서 그 사람의 인격에서 풍겨 나오는 말과 표정과 행동이 사람들 무리 속에서 하나의 별처럼 떠돌 수 있다.

 

그렇다면 소중한 한 순간도 놓치지 않도록 마치 유서(遺書)를 쓰는 심정으로 매 순간순간을 최선을 다해 진정성을 갖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삼라만상의 모든 것들은 제 각기 자기만의 색으로 태어났다가 한 순간 이슬처럼 사라진다. 그런데 인간은 천년만년 살 거처럼 욕심을 부리면서 아귀다툼을 하며 살다가 간다.

 

 크고 작은 별들이 촘촘히 박혀 있는 밤하늘 별빛들을 바라보라. 저 우주에서도 질서를 지키며 욕심 부리지 않고 다른 행성을 넘보려 하지 않고 각기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물며 우주 속에 떠돌고 있는 지구 위의 모래알 중의 하나인 ()’ 라는 존재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욕심을 부리면서 많은 것을 소유하려 하고 질투와 분쟁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작은 행성이 떠돌이 별로 지구에 와서 인간의 잣대로 세워 놓은 수식대로 떠돌며 살다가 사라지는 순간, 우주의 어느 행성에서 바라보는 그 빛은 어떠할까? 은색일까, 금색일까, 붉은 색일까, 보라색일까? 아니면 검고 칙칙하고 어두운 빛으로 사라지는 순간 분간하기 어려운 빛으로 연기처럼 사라질까?

 

춥고 어두웠던 시절에 가난한 부모에게서 아주 작고 보잘 것 없고 초라한 별로 태어나 남들처럼 아주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낳고 앞만 보면서 달리다 보니 어느 새 자주 깜빡거리는 별이 되었다.

 

영원을 상징하는 별빛을 동경하던 사춘기 소녀에게 자아가 생성되면서 만들어진 별빛, 그 별빛으로 지금도 꿈을 꾼다. 아름다운 별빛처럼 살다가 이승을 떠나는 날 저 밤하늘에 떠 있는 진짜 별이 되고 싶다고, 가을 하늘에 소망을 띄워 보낸다.

 

프로필

한국예총 전문위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회원

강동구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장

시집 따뜻한 쉼표 종이 물고기

hsr59@daum.net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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