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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작가 신연재 ‘오지라퍼가 간다’(6)
기사입력  2019/10/29 [00:01] 최종편집    김동석 동화작가

61인 미디어와 플랫폼

 

 

 

▲ 윤미소   

 

AI의 발전은 기존의 질서를 무시하거나 파기하는 데서 시작된다. 하지만 인간의 창작 영역까지 AI가 들어오진 않았다. 그동안 보편화된 그리고 평준화된 기본 질서들이 무너지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AI이 기술이다.

 

치치는 아침 일찍 일어나 빈 방으로 들어가 텔레비전을 켜고 댄스를 배우고 있었다. 지난달에 일본에서 가져온 인공지능 스피커 덕분에 치치는 이제 목소리로 텔레비전을 켜고 끌 수 있다.

 

아빠. 데이터를 분석하고, 로봇에게 명령을 내리고, 검색을 해서 알려주는 인공지능 스피커는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그런 것 없어도 살아.”

아빠. 지금은 스마트 시대라고요?”

스마트 건 마스크 건 간에 우리는 인공지능 스피커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니까.”

절대로 안 돼요. 저는 꼭 스마트 시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야겠어요.”

 

새로 나온 오지랖 인공지능 스피커는 신기하게도 한국어로 이름 지었다. 오지랖은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음성을 인식하고 그들이 말하는 것들을 해결해주는 스피커로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제품이다.

 

이처럼 인공지능 스피커는 다양한 전자제품에 연결되고 검색엔진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시대에 가장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은 가정에서 가족의 플랫폼 역할을 하지만 개인에게도 가장 중요한 플랫폼 구현은 앞으로 중요한 분야가 되었다.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고민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인공지능 스피커는 쉽게 다양한 검색과 자료 분석을 제공할 수 있다.

오지랖. 드디어 우리도 스마트 홈 시대를 살게 되었다.”

저를 구입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 오지랖. 좋아!”

감사합니다.”

소라가 강력히 원한 스마트 홈을 구현한 뒤로 소라 가족과 치치는 정말 행복한 세상을 살고 있다.

 

뒤로 한 걸음, 앞으로 두 걸음, 두 손으로 두 번 손뼉치고…….”

치치는 발리댄스를 제법 잘 추었다. 가끔 소라도 치치가 춤추는 것을 보고 같이 스탭을 밟기도 했다.

 

오지랖. 토스트 하나, 그리고 달걀 후라이 하나, 마시멜로 하나, 내추럴 크림치즈 작은 것 하나 유우 한 컵 부탁해.”

알겠습니다.”

 

오지랖은 소라가 주문한 요리를 요리 로봇 쿠쿠에게 전달했다. 이처럼 오지랖은 소라 가족들이 주문하는 것을 제법 잘 준비해 주었다.

 

소라보다 몇 달 전에 오지랖을 산 영희네 집에서는 많은 사건이 일어났다. 아빠가 써 논 소설을 모두 지워버리기도 하고 엄마가 주문한 요리가 불에 타서 화재가 발생할 뻔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재미있게 스마트 홈을 구현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아빠가 쓴 소설도 다행히 오지랖이 기억하고 있어서 다시 복구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주는 행복 바이러스가 입소문을 타고 전 세계로 퍼지고 있었다.

 

▲ 조한비

 

치치 뭐하니?”

소라는 부엌으로 가면서 치치를 불렀다. 하지만 발리댄스에 푹 빠진 치치는 대답이 없었다.

지금 몇 시지? 이 녀석이 댄스 강습시간인가?”

 

식탁에 앉아서 주문한 음식을 먹으면서 오늘 계획을 세웠다.

치치를 데리고 가야겠지.”

 

소라는 오늘 강남역으로 딸랑이 고양이를 인터뷰하러 간다. 텔레비전에서 고양이 하하가 전하는 방송을 보고도 믿기지 않아서 직접 딸랑이를 만나고 싶었다.

 

치치 빨리 준비해.”

알겠어요.”

 

발리댄스를 추고 나온 치치는 밥을 먹고 나갈 준비를 했다. 치치도 딸랑이를 만난다는 게 신기하고 행복했다. 물어볼 게 너무 많았다.

 

나도 개들을 위한 리셋 플랫폼을 만들어야지.”

치치는 딸랑이가 리셋 약을 먹은 후 변화된 모습이 맘에 들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소라에게 하지 않았다.

 

오지랖. 강남역에 있는 딸랑이를 만나려면 어떻게 가야 하지?”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오지랖은 검색엔진을 돌린 후 강남역에서 놀고 있는 딸랑이를 보여주면서 가는 길을 알려주었다.

 

지하철을 타는 게 가장 쉽겠군. 강남역 13번 출구로 나가야 딸랑이를 만날 수 있겠다. 치치 가자.”

 

치치 목에 줄을 채우고 한 손에는 치치를 넣을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려면 5분 정도는 걸어가야 했다. 하지만 집에서부터 치치를 가방에 넣어가고 싶지 않았다.

 

치치. 지하철에서는 가방에 들어가야 해.”

멍멍!”

하고 치치가 대답했다. 치치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가방에 들어가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물론 오지랖을 통해 몇 번이나 반려견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의 에티켓을 배웠다.

 

치치. 딸랑이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어요.”

어떤 플랫폼?”

 

리셋 플랫폼이라고 해요.”

누구를 위해서?”

지난 번 ABC방송국 기자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만날 사람들을 위해서 리셋 플랫폼을 만든다고 했어요.”

 

정말이니?”

.”

소라는 딸랑이를 만나기도 전에 가슴이 쿵쿵 뛰었다.

 

리셋 플랫폼!”

소라가 가상공간에서 구축하고 싶은 리셋 플랫폼을 인간도 아닌 고양이가 구축한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리셋 약 효능이 정말 좋은가 보다.”

딸랑이가 먹은 리셋 약은 지금 시중에 없어서 못 팔고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예약 주문을 한 상태라서 약국에서 리셋 약을 사려면 최소한 두 달은 기다려야 한다.

 

소라와 치치는 강남역에서 내려 13번 출구로 나왔다. 그리고 딸랑이를 찾기 위해서 신논현역 방향으로 걸어갔다. 강남역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치치를 끌고 가는 데 많은 사람들이 말을 걸었다.

 

너무 예쁘다.”

나도 비쏭 키우고 싶다!”

! 귀엽고 너무 멋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치치를 보고 한 마디씩 했다. 치치는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 좋았다.

기분 좋아?”

제가 좀 우아하고 멋지죠.”

 

우우우!”

소라는 가끔 치치가 잘난 채하는 모습을 보면 미웠다. 하지만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정신 차려.”

.”

한 참을 걸어갔다. 건물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무슨 일인가 가까이 다가갔다.

 

! 딸랑이다.”

치치와 소라는 드디어 딸랑이를 만날 수 있었다.

 

안녕 딸랑아. 인터뷰 예약한 소라야.”

안녕하세요. 5분만 기다려주세요.”

.”

 

소라는 딸랑이를 지켜봤다.

세계는 지금 수평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국경이 사라지고 문화가 보이지 않는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문화제국주의가 불가능한 시대입니다.”

 

일본 기자와 인터뷰 하는 딸랑이가 제법 근사해 보였다. 일본 기자와 인터뷰가 끝나자 딸랑이는 소라에게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강아지도 데리고 왔군요?”

. 이름은 치치야.”

 

치치. 만나서 반갑다.”

딸랑이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치치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치치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소라는 딸랑이와 앞으로 2시간 동안 인터뷰할 계획이다. 딸랑이는 누구에게나 두 시간의 인터뷰 시간을 공평하게 제공하고 있다. 한번 인터뷰한 사람과는 다시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다.

 

딸랑아. 우선 리셋 약을 먹은 것을 후회하니?”

아니요. 누가 주인인지는 모르지만 그분에게 감사하고 있어요.”

그럼 혹시 그 주인을 만나고 싶니?”

 

아니요. 만나고 싶지는 않아요.

왜지?”

우선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는 것을 용서할 수 없어요.”

 

▲ 유민희    

 

그럼 인간을 싫어하니?”

아니요. 저는 인간들에게 리셋해 줄 플랫폼을 지금 만들고 있어요. 그래서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죠.”

 

리셋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라면서?”

. 벌써 완성 돼가고 있어요.”

 

어디에

가상공간에 만들었어요.”

가상공간에 만든 이유가 있는 거니?”

 

딸랑이는 한 참 생각했다. 그리고 목이 마른지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지금은 가상공간과 현실 공간이 연계된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해야 할까요. 무한한 정보의 바다에서 우리는 접속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접속하지 않으면 오늘을 살 수 없는 거죠.”

 

그렇다면 미래 사회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스마트 도시, 스마트 비서, 스마트 홈 등 많은 미래지향의 스마트 라이프가 진행되면서 접속의 시대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접속의 시대에 플랫폼을 완성해가는 게 중요하겠죠.”

플랫폼이라고?”

소라는 딸랑이가 하는 말이 너무 생소하면서도 신기했다. 그리고 궁금증이 뇌 속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런 멍청이! 멍청이! 멍청이!”

뇌 속에서 멍청이 소리가 들렸다. 그렇다. 딸랑이가 인지하고 있는 플랫폼에 대해서 소라는 구체적으로 모른다. 지금 어린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사회 구조인데도 아직도 모르고 있다는 게 바보 같았다.

 

플랫폼은 현대사회에서 역과 같은 것입니다. 또는 공항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플랫폼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처리하는 게 미래 사회의 기업형태가 될 것입니다. 물론 개인도 개인 플랫폼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사업이나 인적 네트워크 또는 트윗이나 리트윗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리셋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지금 하고 싶은 일입니다.”

 

리셋 플랫폼을 만들고 난 뒤에는 무슨 일을 하고 싶은데?”

그거야 많죠. 우선 인간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리셋 시켜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느낀 점은 개인마다 리셋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리셋 플랫폼을 완성하고 고객을 맞이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 이수민    

 

고양이가 리셋해주는 플랫폼에서 인간들이 과연 리셋을 할까?”

플랫폼은 기계가 하는 일이지 인간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 스마트 홈 시대에 모든 사람들은 집에서 로봇이나 인공지능 스피커의 도움을 받아서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리셋 플랫폼을 고양이가 만들었다고 거부한다면 그건 바보 같은 짓이죠.”

 

소라는 딸랑이가 생각한 리셋 플랫폼에 대해서 더 물어봤다. 그리고 자신이 새로 개발한 아바타에 대해서 딸랑이에게 말해주었다. 대단히 좋은 아바타라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나도 물어볼 게 있어.”

치치가 딸랑이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뭔 데?”

 

개들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도 성공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고양이보다 개들을 더 많이 키우고 있으니까 당연하지.”

어떻게 만들면 될까?”

 

치치는 궁금한 것을 딸랑이에게 모두 물어봤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면 개들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 계획도 세웠다.

 

두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소라는 딸랑이를 인터뷰 하면서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다. 잡을 수 없는 시간은 이렇게 흘러갔다.

 

오늘 인터뷰 고마워. 우리 집에도 한 번 놀러오면 좋겠다.”

고마워요.”

딸랑이는 뇌 속에 잠재된 알고리즘이 갑자기 혼란스러워진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다음 인터뷰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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