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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반세기 전’ 서독으로 파견된 간호사의 '레터 수기’(45)
기사입력  2019/10/30 [17:36] 최종편집    임옥진

 

지난 세대를 회고해보면, 국민들의 지행합일적 헌신적 조국사랑은 부국강병의 초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만방에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힘찬 고동소리였다. 당시 서독에 간호사로 파견되어 노심초사 가족사랑과 불철주야 조국애를 불사른 레터 수기를 입수하여 독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지면을 생생하게 구성하여 주말 연재한다.(편집자주)

 

 

 

 

 

아버지의 회갑잔치 화기애애하게 치르셨군요

옥희 신우염은 많은 차도가 없다하니 걱정돼

 

환영해 준 친구 마가레트 가족의 손님 접대는

그야말로 특별하고 너무 사려깊게 사랑해주어

 

런던 근교에 있는 WEC 세계선교본부 도착해

다른 나라의 그리스도인들과 즐겁게 지냅니다

 

 

▲ 저는 2학년 첫 학기를 무사히 마치고 크리스마스+신년 약 3주반의 겨울 방학을 가졌습니다.   

 

 

그리운 부모님께 드립니다.(1-1980. 1. 17)

 

121일 옥희를 통해 보내주신 서신 무척 기쁘게 받아보았습니다. 아버지의 회갑잔치를 화목하고 화기애애하게 치르셨다니 마음 흐뭇합니다. 그 자리를 마련하는데 여러모로 신경 쓰신 오빠 올케언니, 영희 내외, 모든 가족들 애쓰셨습니다. 잔치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 친지 분들께 감사합니다.

 

저는 2학년 첫 학기를 무사히 마치고 크리스마스+신년 약 3주반의 겨울 방학을 가졌습니다. 스위스에서 실습기간 동안 한조가 되어 친한 친구 사이가 된 마가레트가 저를 초대하고 대환영해 주어 영국 서쪽 섬나라, 북아일랜드에 와서 아주 알차고 뜻 깊은 방학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  친한 친구 사이가 된 마가레트가 저를 초대하고 대환영해 주어 영국 서쪽 섬나라, 북아일랜드에 와서 아주 알차고 뜻 깊은 방학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 편지는 배편으로 칼리지에 다시 돌아가는 길에 배안에서 쓰고 있습니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영국 리버풀까지는 선편으로 9시간, 리버풀에서 웨일스의 스완지까지는 기차로 6시간 정도 걸립니다. 올 때도 갈 때도 풍랑이 없고 바다가 아주 잔잔하여 기분 좋은 여행입니다.

 

저를 환영해 준 친구 마가레트는 현재 북아일랜드 어린이전도협회에서 전임사역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가족으로는 어머니, 쌍둥이 동생 메리, 여동생 베트리스와 남동생 윌리암이 있습니다. 이 가족의 손님 접대는 그야말로 특별하고 저를 너무나 사려 깊게 사랑해 주어 어떻게 감사의 말을 표현해야 좋을지 말문이 막힐 정도입니다.

 

어머니는 상당히 연로하신데 저를 무척 좋아하시고 자기 자녀들과 가까이 지내라고 자꾸만 부탁하십니다. 저더러 한국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꼭 와서 지내라고 신신당부도 하십니다. 참 대단한 가족들입니다. 여동생들은 우체국 직원, 중고등학교 교사, 남동생은 많은 소떼를 넓은 들판에 방목하여 기르고 있습니다.

 

이곳 유럽의 성탄절은 멀리 있던 가족들이 고향에 돌아와 다 함께 성탄을 축하하는 (한국의 대 명절과 같은) 대 명절입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선물 꾸러미들을 서로를 위해 준비하여 성탄 트리 밑에 쌓아 두었다가 열어보고 기뻐하는 시간도 갖는데 비싸서 주저하기만 하던 책들, 아일랜드 국내산 양모 스웨터, 잠옷, 여성정장, 편지지, 스카프 등 풍성하게 선물하는 바람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홀로된 친구들도 초대해서 성탄 식사를 같이하기도 했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기꺼이 친절을 베풀며 위하여 기도해주는 사랑에 감동, 감탄했으며 진정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초지일관, 처음부터 끝까지 친절하고 아낌없이 베풀어 주었습니다. 그 가족과 친지들이 45,000(450파운드) 정도나 되는 금액도 학비에 보태라고 흔쾌히 선물해 주더군요.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기꺼이 친절을 베풀며 위하여 기도해주는 사랑에 감동, 감탄했으며 진정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가레트가 여러 곳에서 매주 마다 갖는 어린이 모임에 저도 함께 방문하여 간증도 하고 찬송도 가르치며 꼬마들과 매우 친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마가레트가 자동차를 가지고 있기에 여러 지역을 자유로이 여행할 수 있었고 친절한 많은 그리스도인들도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이 댁 가족의 친구들은 곧 저의 친구가 되는 것 같습니다.

 

▲ 마가레트가 여러 곳에서 매주 마다 갖는 어린이 모임에 저도 함께 방문하여 간증도 하고 찬송도 가르치며 꼬마들과 매우 친하게 되었습니다. 마가레트(왼쪽)와 동생 베트리스    

 

 

▲ 마가레트가 사역하는 아르마 도시의 지방신문 첫 화면에 <한국에서 온 손님>이라는 제목으로 어린이들과 함께한 저의 사진과 저에 대한 내용을 실어서 너무 재미있었으며 이곳 어린이들도 참 즐거워했습니다.

주님께서 그 동안 사고와 위험에서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왜냐하면 남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약 30년 동안 싸우고 있는 중이며 IRA라고 남 아일랜드 군인들이 북아일랜드의 경찰이나 군인을 주로 타깃으로 비밀리에 폭탄을 설치하여 테러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민간인도 잘못되어 사고로 더러 죽게 됩니다. 마가레트의 친한 친구 제니퍼의 아버지도 그 희생자라고 합니다.

 

북아일랜드가 가지고 있는 이런 문제들, 곧 언제든지 죽음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각심이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영적으로 보다 열려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역경이 북아일랜드 사람들로 하여금 더 친절하고 관대하며 대영제국(GB)중에서 신실한 그리스도인의 인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지난주에는 마가레트가 사역하는 아르마 도시의 지방신문 첫 화면에 <한국에서 온 손님>이라는 제목으로 어린이들과 함께한 저의 사진과 저에 대한 내용을 실어서 너무 재미있었으며 이곳 어린이들도 참 즐거워했습니다. 이곳은 동양인을 보기가 그리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1980. 1. 27

이 편지를 쓰기 시작한지 일주일 이상이 지났네요. 저는 이제 스완지에 도착하여 다시 분주하게 지냈으며 오늘 일요일 오후에야 짬을 얻어 마저 쓰려고 합니다.

 

엄동설한인데 부모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병환은 군대생활에 용감하게 잘 적응하고 있겠지요? 옥희는 서울로 가게 될지 모른다고요? 경선의 대학시험 결과와 진로가 궁금하군요. 오빠네 가족, 영희네 가족, 큰댁 가족 모두 무고하시기를 빕니다. 정희로부터는 12월 중순에 편지 받아 보았으며 잘 지내고 있답니다.

 

저는 건강하며 주 하나님께서 모든 면에 복을 내려 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외국어라 공부하기 수월치 않으나 주님께서 제게 필요한 만큼의 힘과 지혜를 매일 주신답니다. 지난 12월 학기말 시험 결과 또한 기대했던 것보다 아주 좋았습니다. 주님의 도우심을 절감합니다.

 

국적이 서로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지만, 그리스도의 피로 이루어진 새로운 혈통을 따라 하나님의 영원한 가족에 속한다는 것을 실감하며 서로에게 친절하고 도움도 주고받고 합니다. 그럼 집 소식을 고대하며 이만 줄입니다. 모두에게 안부 전해 주시고 안녕히 계십시오. -스완지에서 딸 드림-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께 드립니다.(2-1980. 04. 12)

 

친필로 쓰신 아버지와 병환의 편지 받아보고 저 역시 마치 얼굴을 대하듯 기뻤습니다. 소식을 기다리고 계실 부모님과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늘 조급합니다만 더 일찍 소식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주 하나님의 위로와 도우심이 어머니, 아버지, 온 가족에게 항상 함께 하시기만을 기도합니다.

 

옥희의 신우염에 많은 차도가 없다고 하시니 걱정입니다. 서울에서 고생이 많은지 어쩐지 근심이 되는군요. 시공을 초월하여 계시고 우리의 작은 기도에도 크게 응답해 주시는 주 하나님께 겸손히 나아가 옥희를 치료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 분은 결코 그 자녀를 저버리지 아니하시고 자기에게 나아오는 자를 무한한 능력과 사랑으로 감싸시고 치료하시고 보호하십니다.

 

그 분은 조건과 대가를 바라는 인생이 아니시고 만물을 소유하시고 통치하시며 능치 못함이 없는 하나님이십니다. 자기가 창조하신 피조물인 우리를 사랑하시되 우리의 유익을 위해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분께 소망을 두고 의지하는 사람은 지혜자요, 부자인 줄 압니다. 좋은 것; 건강, , 명예, 권세 다 가지고 남부러운 것이 없을지라도 그리스도가 없으면 그는 가진 것이 아니며 가진 것이 없어도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모신 사람은 영원히 빼앗기지 않는 보물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릴 위해 예비하신 하늘 영광에 참예하여 영원한 부를 누릴 큰 소망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옥희와 어머니, 아버지, 온 가족이 파란만장한 세상에 사는 동안 하나님을 피난처 삼으시고 사람이 한 번 죽은 것은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있으니(히브리서9:27) 예수님의 보혈로 의롭게 되어 심판 날 죄 없는 자로 나타나게 되기를 빕니다.

 

병환의 소식 정말 기쁘게 읽었으며 자비하신 주님의 손길이 그를 떠나지 아니하시고 지키시며 인도하시고 키워 주시기를 빕니다. 영희가 세 째를 갖게 되었다고요. 많이 고생되리라 여겨지는데 기대하는 대로 아들이었으면 좋겠군요.

 

편지를 쓰고 싶으나 주소가 없으니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빠와 온 가족 주님께 감사하며 올케언니와 승온, 경온, 정온 잘 있다니 흐뭇합니다. 경선이는 충남대간호학과 가게 되었다니 잘 했다고 생각되며 그녀의 모든 필요를 채우셔서 하나님과 부모님의 효녀 딸이 되기를 빕니다.

 

저는 주 예수님의 은혜로 무사히 제 2학기를 마치고 부활절 방학을 맞아 얼마간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번 방학에는 독일에 가서 정희와 베를린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볼까 하고 예상하였으나 6주 동안 받는 정희의 수간호사 교육이 그 기간과 중복되어 올 여름경으로 연기하려고 합니다.

 

저의 학업은 7월에 마치게 되며 89월 이후에 귀국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정희와는 좋은 소식 오가고 있으며 가족 모두 잘 있다고 합니다.

 

귀국하게 되면 어디서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아마도 어린이전도협회 일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가 잘 할 수 있을는지 염려되지만 내게 능력 주신 자 안에서 내가 능치 못함이 없다고 하신 말씀처럼 주님의 능력 주심을 의지하고 도우심을 구합니다.

 

방학이 되면 오라는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교통비도 들고 하니 여러 가능성을 모색하게 되는데 지금껏 그때마다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비용을 공급하시고 친절과 사랑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뜻하지 않게 너무 감사하게도 함께 머물 아주 친절한 가족을 예비하시고 이끌어 주셨습니다.

 

며칠간은 원선교사님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스완지에서 지내다가 이곳에서 멀지 않는 웨일스의 광산 지역에 살고 계신 Mr&Mrs Davies라는 그리스도인 내외분과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의 조건 없는 친절과 자기 딸처럼 대하는 사랑에 감명이 깊었으며 하나님의 사랑이 이런 것임을 느꼈습니다.

 

웨일스 중부의 라야더(Rhayader)에 있는 뜻깊은 조선 최초의 순교자 로버트 토마스 목사님의 유적교회인 하노버 교회도 안내해 주셨습니다. 차로 다른 그리스도인들을 만나기도 하고 여러 곳을 구경도 하고 충분한 여비도 주며 다시 와서 얼마든지 지내라고 거듭 거듭 당부하는군요.

    

 

▲ 웨일스 중부의 라야더(Rhayader)에 있는 뜻깊은 조선 최초의 순교자 로버트 토마스 목사님의 유적교회인 하노버 교회도 안내해 주셨습니다.

 

그제는 런던 근교에 있는 '1913C. T. Studd가 창립한' WEC 세계선교본부에 도착하였습니다. 마침 원선교사님의 가족이 승용차로 이곳에 오게 되어 함께 동승하게 되었습니다. WEC 선교본부는 원선교사님이 소속하는 기관이기도 하고 푸른 초목으로 둘러싸인 큰 궁전과 같은 곳에 위치합니다.

 

▲ 그제는 런던 근교에 있는 '1913C. T. Studd가 창립한' WEC 세계선교본부에 도착하였습니다.

다른 나라 여러 그리스도인들과 선교사들을 만나 함께 지내는데 제 방 룸메이트들은 프랑스, 남아공, 요르단 친구들입니다. 이곳에서 한 주 반 동안 지내게 됩니다.

 

연세 들어가시고 늘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애잔한 마음뿐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매일 기도로써 부모님과 온 가족을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그럼 친지들께도 인사전해 주십시오. - 사랑으로 런던에서 딸 올림.-

 

     

임옥진 프로필

독일 베르린 자유대학병원 근무

英國 The Bible College of Wales 졸업

한국여자신학교 영어교수

<역저> ‘영적인 싱글

하나님의 능력과 연결되는 믿음

당신의 교회는 준비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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