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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는 ‘연교패독산’이 좋습니다.
기사입력  2019/11/21 [03:06] 최종편집    정상연 한의사

감기치료를 위한 약재로만으로 구성된 연교패독산

천식, 알레르기, 동맥경화 등에도 우수한 치료효과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부담 없이 처방받을 수 있어

 

 

▲ 정상연 한의사       

요즘 같은 계절에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감기(感氣)는 한의학에서 감모(感冒)에 해당된다. 여기서 감()은 감수한다는 뜻이고 모()는 침습한다는 뜻인데, 외부의 한기(寒氣)와 바람을 접촉하고 감염되어 여러 증상(코막힘, 재채기, 두통, 오한, 발열, 전신불쾌)이 나타나는 일종의 질병이다.

 

인류는 언제나 감기에 취약했기 때무에 오랜 세월 동안 이에 관한 많은 치료법들이 개발되었다. 서양의학에서는 항히스타민제, 항콜린제, 알파 교감신경 자극제, 증기흡입, 비만세포안정화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비타민 C, 글루코코티코이드, 항생제, 아연제, 인터페론, 항바이러스제 등을 감기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약품으로는 감기를 치료하기는커녕 약에 의한 부작용과 감기 병정의 연장 등을 초래하여 그리 권장할 만한 치료법이라 말할 수 없다. 실제로 많은 의사들이 본인이나 가족에게는 감기 치료를 위해 약을 처방하는 것을 지양(止揚)하고 있기도 하다.

 

다행이도 한의학에는 감기를 치료해주는 명약(名藥)들이 많다. 감기와 같은 외감성 질환을 주로 연구한 학문인 상한론(傷寒論)을 필두로 수천년 간 감기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한 약들이 개발되어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약은 연교패독산(連翹敗毒散)이다.

 

원래 연교패독산은 몸에 심한 부스럼이 생겨 열이 나고 오한 증상이 나는 것이 감기와 유사한 상황에 쓰이는 처방이었다. 그러나 감기에도 잘 들어 오랜 임상경험을 거친 후 대표적인 감기약으로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방제(方劑)의 기원을 살펴보면, 인삼패독산(人蔘敗毒散, 인삼, 시호, 전호, 강활, 독활, 지각, 길경, 천궁, 적복령)에 인삼을 빼고 형개와 방풍을 가한 것이 형방패독산(荊防敗毒散)이다. 그 처방에 다시 연교와 금은화를 추가하면 연교패독산이 된다.

 

 

▲ 체력이 허약할 때 발생하는 감기를 치료하는 약인 인삼패독산에서 자칫 열을 일으킬 수 있는 인삼을 제거하고, 감기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약제들을 추가적으로 넣으면 연교패독산이 되는 것이다 

, 체력이 허약할 때 발생하는 감기를 치료하는 약인 인삼패독산에서 자칫 열을 일으킬 수 있는 인삼을 제거하고, 감기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약제들을 추가적으로 넣으면 연교패독산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감기치료라는 목적을 위해 뺄 것은 빼고 넣을 것은 넣은 감기 전문약인 것이다.

 

구성 약재의 효능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금은화, 연교는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주며, 고름을 바깥으로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형개, 방풍은 땀을 내어 피부의 내외를 소통시키고, 바람으로 인해 몸이 굳어진 것을 풀어주며 습기를 제거해준다.

 

강활, 독활은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와 한기를 발산하고 습기 또한 제거해준다. 시호, 전호는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를 퇴치하고 염증을 줄여준다.

 

지각, 길경은 호흡기의 순환을 돕고 가래를 삭이는 역할을 한다. 복령은 소화기를 안정시켜 가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천궁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외부에서 침입한 바람을 물리치며 저림과 통증을 줄여주어 감기로 인한 통증을 경감시킨다.

 

이러한 약제를 한 시간 동안 정성스레 달여서 복용하면 소풍청열(疏風淸熱, 외부의 바람을 해산하고 열을 꺼줌), 해독선폐(解毒宣肺, 독을 풀어주고 호흡기 기능을 이롭게 함)의 효능으로써 감기가 치료되는 것이다.

 

더불어 연교패독산은 유행성 인플루엔자에 의한 두통, 발열, 해수(咳嗽), 객담, 코막힘, 조열(潮熱) 등에도 활용되며 객담을 동반하는 만성기침, 객혈, 반복성 폐렴 등까지 치료의 범위가 확장된다.

 

한편 연교패독산과 마찬가지로 감기에 두루 쓰이는 한약으로 소청룡탕(小靑龍湯, 마황, 백작약, 오미자, 반하, 세신, 건강, 계지, 감초)이 있다. 이 둘을 대조하자면 연교패독산은 열이 치솟는 감기에, 소청룡탕은 오한이 심한 감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연교패독산은 감기증상 중 두통, 목의 불편함, 재채기, 입맛상실, 눈의 불편함, 입이 쓰고 마름, 발한 등에 더 적합하고, 소청룡탕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에 더 유용하다.

 

연교패독산은 감기 외에도 여러 질환에 처방이 가능하다. 우선 호흡기 질환의 일종인 천식에도 좋은 치료효과를 낸다. 연구에 따르면 연교패독산을 복용하면 기관지 상피세포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TARC(Thymus and activation-regulated cytokine)의 분비가 억제된다. 이는 다양한 원인으로 유발된 기관지의 과민염증반응 상태를 호전시켜 천식환자의 증상을 경감시킨다.

 

또한 연교패독산은 Th1 cell이라 불리는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염증매개인자(IFN-g)의 합성을 증가시키고, Th2 cell이라 불리는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염증매개인자(IL-4, IL-5)의 분비를 감소시킨다.

 

Th1 cell보다 Th2 cell에 의한 분비물의 비율이 낮아져야 알레르기 발생이 억제되기 때문에, 연교패독산이 항알레르기 작용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교패독산은 임상에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단독(丹毒), 염증상태의 여드름 등에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 연교패독산의 또 다른 매력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약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연교패독산에 포함된 연교
, 금은화, 시호, 길경 등은 혈중지질농도를 감소시키는 대표적인 한약재이다. 게다가 연교패독산의 항염증 효과(IFN-γ, IL-2 상승을 막음)까지 고려해본다면, 항동맥경화 작용으로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연교패독산은 고지방식이로 인해 유발되는 거품세포 변성 및 지방 침착 등 대동맥 조직의 동맥경화성 변화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연교패독산의 또 다른 매력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약이라는 것이다. 한의원에 방문하여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약은 단 56종에 불과한데, 다행이도 연교패독산도 그 안에 포함이 된다. 따라서 누구나 부담없이 연교패독산을 처방받을 수 있다.

 

물론 첩약으로 처방받을 때 약효가 더 우수하기 때문에, 병세가 심각할 때는 직접 탕전한 약으로 처방받는 것이 좋다. 연교패독산 파우치의 냉장보관 시 약리학적 유효기간이 9일이고, 또한 방제 자체에 보약 성분이 거의 없으니, 소량을 처방받아 이른 시일에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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