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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모 작가의 인물탐방> ‘붓칼 화법의 창시자 김희재 화백’
기사입력  2019/12/06 [01:35] 최종편집    정선모 작가

세계최초 붓칼화법모진세파 야생화 매력에 푹 빠져

물감마르기 전에 나이프로 형태 새기고 음영 넣으면

붓만으로 구현이 어려운 세부적 디테일 질감을 표현

    

 

▲ 붓칼 화법의 창시자 '김희재 화백'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아틀리에에서 김희재 화가를 만났다. 실은 화가를 만나기 훨씬 전, 사진을 통해 그림을 먼저 만났다. 갈색과 카키색을 주조로 한 그의 그림에 대한 첫인상은 칼라를 매우 세련되게 다룬다는 느낌이었다. 오랜 관조를 통한 사유가 차분히 녹아있는 그의 그림은 보면 볼수록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하여 한번쯤 만나보고 싶었다.그에게는 붓칼 화법의 대가(大家)’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붓칼 화법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화가로서 명성이 자자한데?

 

붓칼 화법은 그 누구도 사용하지 않았던 저만의 작품 기법입니다. 붓칼 화법은 밑그림을 그린 뒤 그 위에 물감을 칠하고, 마르기 전에 나이프로 긁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요. 나이프로 형태를 새기고 음영을 넣으면 붓으로는 도저히 표현해내지 못하는 섬세하고도 디테일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한 기법으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습니다. 세계 최초로 사용한 저만의 독창적 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붓칼 화법이라는 용어도 제가 처음 만들어낸 것이지요.

 

▲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한 기법으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습니다. 세계 최초로 사용한 저만의 독창적 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붓칼 화법은 물감이 마르기 전에 작업해야 하기에 무척 힘들 것 같다.

 

붓칼 화법은 일단 그림을 시작하면 그 작품이 완성이 될 때까지 나이프를 놓을 수 없습니다. 물감이 마르면 긁어낼 수 없기에 한 작품을 제작하려면 긁어내는 시간만 꼬박 72시간이 걸리니 잠을 잘 수도, 쉴 수도 없이 고도로 집중하여 작업해야 하지요. 그런 과정을 거쳐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달포 가까운 시간이 더 필요하답니다. 정말 힘든 작업입니다. 1990년부터 시작하였으니 30년 째 바닥에 캔버스를 놓고 엎드려 작업을 해오고 있는데 어깨가 견디지 못할 정도로 아프지요. ‘각고의 노력이라는 말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인 듯 싶습니다.

 

▲  작품명  '기억 속으로'연작   

 

아름다운 자연이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았나?

 

저의 작품은 야생화, , 구름, 호수 등 자연을 소재로 한 그림을 주로 화폭에 옮기고 있습니다. ‘의 화가라고 불리는 박고석 화백을 통해 산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첫 산행을 도봉산으로 갔는데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지요. 그 어떤 것도 자연에서 받은 감동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연에서 얻는 영감을 작품으로 형상화해내는 것이 바로 제가 할 일이지요.

 

▲ 작품명  '기억 속으로'연작

 

끈질긴 생명력의 진수야생화에 대한 매력에 푹 빠져있는 것 같다.

 

산에 가면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을 찾아다니길 좋아하는데, 그런 곳에서 야생화를 만나면 얼마나 어여쁘고 고혹적인지 모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피어있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지요. 추위나 모진 바람을 견디고 꿋꿋이 피어있는 야생화를 통해 깊은 위로를 얻습니다. 그 느낌을 고스란히 화폭에 담아내려 노력하고 있지요. 1983년 미도파화랑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야생화 그림만으로 첫 개인전을 가졌을 정도로 제게 야생화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 작품명  '기억 속으로'연작  

 

작품이 기억 속으로시리즈인데, ‘기억의 남다른 각별한 의미는?

 

지금의 나는 중첩된 기억의 산물입니다. 이제까지 살아오는 동안 쌓인 수많은 기억 속에는 슬픔, 기쁨, 환희, 결별, 고통 등 다양한 감정들이 들어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작품으로 승화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기억들 속에서 빛나는 편린들을 끄집어내어 작품 속에 녹여내고, 그 작품을 통해 행복한 순간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 기억 속으로연작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예술은 일종의 하소연이라고 생각해요. 힘들거나 외로울 때 지나온 기억들을 생각하며 지금을 이겨내고, 미래를 위해 다시 살아갈 힘을 얻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 제작에 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억 속으로연작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평생 그림만 그리며 살아왔습니다. 모든 예술가들이 그렇듯이 제 인생 최고의 작품을 그려내고, 최고의 전시회를 여는 것이 저의 남은 꿈입니다. 전시회에 와서 작품을 보고 감동했다며 두 번, 세 번 다시 찾아오는 분들을 보면 더할 나위없는 보람을 느끼지요. 더욱 좋은 작품을 그려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

 

▲  작품명 '기억 속으로'연작   

 

정선모 작가가 만난 김희재 화백은?

 

김희재 화가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먼저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1년 우리나라 화가로서는 처음으로 작업에 필요한 공간과 모든 재로를 준비해주고, 거기서 그려진 작품을 전시까지 해주는 미국 마이애미의 라이얼스 갤러리의 워크숍에 초대되었다.

 

이 갤러리는 세계 각국의 유망한 작가들을 초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가 한국 화단에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스승인 배동신 화백은 그의 작품을 보고 감동하여 우리는 화우(畵友), 지금부터 나는 당신을 대가로 모시겠소!”라고 말할 정도로 의 독보적 탁월성을 인정했고, 수필가 피천득은 그녀의 그림 앞에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최고의 화가라고 극찬할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영혼을 울리는 감동을 주는 그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의 그림은 언뜻 보면 매우 정적(靜的)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그린 야생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잎 하나, 이파리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사진이나 도록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생생함이 작품 앞부분을 가득 채운다. 지금 내가 발 디디고 서 있는 현실을 상징하는 듯 풀씨 하나까지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뒤편의 산이나 호수, 들판, 구름은 안개가 서린 듯 아스라이 펼쳐진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듯하다. 작품의 독특한 분위기 때문인지 간혹 동양화냐고 묻는 이들이 많은데 기법만 특수할 뿐 김희재 화가는 분명 유화물감을 쓰는 서양화가다. 현실과 이상의 조화가 신비롭게 표현된 그의 작품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기대된다.

 

글로벌 지존! 김희재 화백은?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에꼴 드 보자르(Ecole des Beaux-Arts)에서 수학하였으며, COIRS ADULTES POUR 과정(2003~2004)을 이수하였다.

 

18회 개인전(인사아트센터 기획 초대전-재회, 조선화랑, 선화랑, 표화랑,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인사아트센터, 광주 무등현대미술관, 가나아트센터, NEW YORK ART EXPO 미국 라이얼스 갤러리 등)을 가졌으며, 그랑팔레 비엔날레89, 인도국립미술관, 일본문화원 등에서 단체기획전에 다수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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