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언제나 아쉬움이 많은 달이기에 잠시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나의 자전과 공전은 어떤 일들이었을까 하고 되돌아보게 된다.

● 안개가 걷힌 맑은 날  ‘축복받은 삶’

지구는 23.5도 기울어진 지축을 중심으로 하루 한 바퀴씩 자전(自轉)하면서 365일 동안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公轉)하고 있다. 지구는 이렇게 자전과 공전으로 약 46 억만년 동안 많은 행성과 함께 우주 공간에서 상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 지구에서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의 숲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엊그제 황금돼지해 새해를 맞이한다고 지구촌 곳곳에서 신년맞이 행사와 함께 각자 새로운 각오로 출발하여 바삐 살아온 시간이 어느새 12월 중순으로 접어들었다. 한 해를 보내면서 새해를 맞이하기에 앞서 한 달 내내 송년 행사장으로 다니기에 바쁘다. 하지만 12월은 언제나 아쉬움이 많은 달이기에 잠시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나의 자전과 공전은 어떤 일들이었을까 하고 되돌아보게 된다.

올 한 해가 어쩌면 나에게 가장 획기적인 획을 그을 만큼 행운과 함께 축복을 많이 받은 해였다. 지난 10여 년 동안 참으로 어렵고 힘겨운 일들도 많았었는데, 이제 안개가 걷힌 맑은 날처럼 좋은 일들이 연거푸 오고 있으니 참으로 축복받은 삶이다.

어쩌면 이 지구상에 현존하고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축복인데 열심히 노력한 성과가 헛되지 않았음을 깨달았으니 이 모두가 지구상에서, 대한민국에서, 서울에서, 강동구에 사는 내게 두 배의 기쁨이 아니겠는가.

새벽 6시에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자마자 눈을 뜨고 가장 먼저 휴대폰 속 일정표를 들여다보고 하루 일정을 머릿속에 그려가며 정리를 한다. 그리고 매일 먹어야 하는 약과 건강보조식품을 찾아서 일렬로 늘어놓고 순서대로 먹는다.

주방에서 아침 식사 준비를 하면서 세탁기를 돌리고, 도시락 세 개를 싸 놓고, 식구들이 일어나 식사하고 출근을 하면 대충 집안 정리하고 외출 준비를 한다. 때론 내가 식구들보다 먼저 일어나 나갈 때도 있지만 대부분 내 일상은 이렇게 반복되고 있다.

외출하여 일을 보고 나서 간간이 집에 들어와 쉴 때도 있지만 대부분 저녁에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두 봉사단체장으로 빡빡한 일정 속에서 주 2-3일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이것들이 모두 내 하루의 자전(自專)인 셈이다.

그 결과 지난 연초에 강동구청 신년행사장에서 강동구새마을부녀회에서 사회발전봉사부문 구민대상을 수상하였다. 이십여 년 동안 봉사해 온 결과 자타가 공인해줄 만큼 큰 상을 받게 된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봉사현장 곳곳에서 열심히 노력한 회원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기에 연초부터 상서롭지 않은 행운이 내게 온 것이다. 그 뒤를 이어 대한민국경영인대상을 수상하였고, 대통령 새마을훈장까지 받으면서 1년 내내 축복이 연달아 왔다. 그리고 이제 또 며칠 남지 않은 연말에는 칼럼집으로 ‘섬으로 사는 사람들’을 출간하여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있다.

● 칼럼집 ‘섬으로 사는 사람들’ 출간

바쁜 일정 속에서 신문사에서 청탁이 오면 밤잠을 줄여서라도 써 내려갔던 글들이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하여 세상으로 나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치 첫 아이를 낳던 날의 산고 후의 행복함만큼이나 크게 다가온다.

그것은 봉사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일들을 몸소 실천하면서 환경과 자연을 지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였던 나만의 외침이며 온 국민에게 알리고 싶은 소중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1년 동안의 나의 공전은 지역사회 안에서 참으로 알차고 바쁘게 움직인 만큼 뿌듯한 성과를 얻은 것이다. 그러기까지는 피나는 노력과 어려웠던 일들도 많았다. 각자 생각이 다르고 모습도 다른 사람들 속에서 갈등을 풀어나가는 일이 가장 큰 난제였다.

그때마다 글로 토해내는 것이 마치 독백으로 외쳐가며 혼자 삭혀갈 수 있는 유일한 처방전이 되었다. 밤잠 못 이루고 뒤척이며 괴로워하다가도 눈을 뜨면 다시 현장으로 뛰어다녀야 하니 고통도 잠시, 또 그렇게 그 사람들 속에서 저절로 해결되기도 했다.

마치 지구가 지축을 중심으로 자전하며 공전하듯이 나의 하루도, 한 달도, 한 해도 그렇게 사회봉사를 중심축으로 돌고 돈다. 하지만 이런 시간도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 내년까지 임기를 마치고 나면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시 창작반을 개설하여 문학의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새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이미 지난 5월부터 글쓰기 반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뒤늦게 시를 배우면서 열심인 수강생들에게 아낌없이 지도해주면서 내 글쓰기에도 몰입하면서 좋은 작품을 세상에 남기고 싶다.

▲ 봉사현장 곳곳에서 열심히 노력한 회원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기에 연초부터 상서롭지 않은 행운이 내게 온 것이다.

● ‘내면의 숱한 언어들’ 소설로 

남은 인생의 내 시각은 몇 시일까? 내 인생의 시계가 멈추는 시각까지 또 다른 나의 도전은 역시 문학에 더욱더 정진하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소설을 배워서 쓰고 싶다. 시와 수필과 칼럼까지 그리고 한때 콩트까지 써서 지면을 통해 꾸준히 발표하고는 있지만 한 가지 못 이룬 것이 바로 소설이다. 동안 살아오면서 내 안에 갇힌 숱한 언어들을 한 편의 소설을 통해서 토해내고 싶다.

남편에게도, 가족에게도 그동안 말 못 하고 참아온 아픔과 사회봉사를 하면서 느꼈던 구석구석의 이야기들이 응축해 있어 가슴이 답답하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누구나 열심히 최선을 다하여 살고 있겠지만 2019년도 올 한해만큼은 정말로 나 자신에게 칭찬해 주고 싶은 해다.

큰 상을 받자마자 주위에서 사람들이 축하와 덕담을 많이 해주고 당연히 받을만한 상이었다고 하였다. 그때마다 나는 좀 더 겸손해져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되새기곤 한다.

며칠 전 강동구민회관에 리포터로 나가 현장 설문 조사차 변재환 관장님을 찾아뵈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큰 선물을 나에게 주었다.

그것은 새해를 맞이하면서 행운을 상징한 천 원짜리 새 돈 2장과 십 원짜리 동전 두 개를 넣어서 만든 액자 속에 “2020년에는 행복한 일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더 많이 행복하고, 더 많이 웃는 한 해가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2019. 12. 17. 강동구민회관 직원 일동 드림”이라고 써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구민회관 다목적실에서 매달 셋째 주 화요일에 구내 600여명 어르신들 중식 봉사를 위해 월, 화 이틀간 새마을부녀회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시고 가장 먼저 새마을부녀회가 떠올라서 직원들이 함께 마음을 담아 준 거란다.

따사로운 마음이 곳곳에서 느껴지면서 올 한해도 함께 할 수 있었던 사람들과 내 가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함께 하면서 우주 안에서 제 자릴 지키고 불평불만 하지 않는 것처럼 지금 내가 자리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자연의 순리를 잘 따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2020년 경자년에는 중년기를 잘 마무리하고 이제 노년기로 접어 들어가는 시점에서 현재 맡은 단체장 직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해가 된다. 따라서 그동안 터득한 노하우를 잘 살려서 멋지게 후임에게 물려주고, 제3의 항해를 위해 순풍의 돛을 높이 올려야겠다,

■ 프로필

한국예총 전문위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회원

강동구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장

시집 ‘따뜻한 쉼표, 종이 물고기’

hsr59@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