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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의학의 전망은? ‘매우 흐림’
기사입력  2019/12/23 [16:18] 최종편집    정상연

정부의 무관심 속에 초라해지는 한방의료시장

꿈속에서나 우호 정책휘청거리는 한방사업

양의계 승자독식 블랙선전 후일 박물관 신세 

 

지난 20년간 거듭된 내리막길

 

▲  정상연 한의사  

며칠만 더 지나면 2020년 경자년이 된다. 십의 자리가 바뀌는 연도인만큼 앞으로 10년은 어떤 일이 펼쳐질까 기대가 된다. 보통 세기가 바뀌는 즈음에는 다음 100년을 내다보는 책이 많이 쓰이는 것처럼 이번에는 앞으로의 10년 동안 한의학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한의학의 전망은 어둡다. 한방의료 시장이 지난 20년간 내리막길을 걸었던지라 우하향의 성장곡선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다만 그 경사가 더 가파라질 것 같아 심히 우려가 된다.

 

한의학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가장 커다란 원인은 정부의 무관심이다. 대한민국은 양방의료 공화국이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공립의료기관 등 모든 정부기관은 양방의사가 주름잡고 있다. 또한 입법부를 살펴봐도 양의사출신 국회의원은 3명인 것에 비해 한의사 출신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다.

 

2020년에는 마침 국회의원 총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양의사협회는 많은 수의 국회의원을 배출하기 위해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다. 또한 각 정당에게 정책협의안을 제시하며 무언의 압력을 행하는 것도 불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한의사에 우호적인 정책이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망상이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여 새로운 의료기술이 도입되고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학습되어 새로운 플랫폼이 생산되는 2020년에도 한의사는 각종 규제에 발이 묶여 구시대의 유물로 존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초음파 검사기기 조차 사용불가

 

간호사는 물론 일반인도 사용하는 초음파 검사기기를 한의사는 앞으로도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환자 검사정보와 약품복용 정보를 공유하는 전산체계에도 발을 담글 수 없고, 어렵사리 한의학 기반 의료기기를 발명하더라도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을 수 없을 것이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병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치매안심센터, 장애인주치의제, 커뮤니티케어 등에서도 한의사가 설 자리는 없다. 2019년 한의사협회는 정부 정책에 호응하여 다가오는 백세시대에서 공공보건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하였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한의사들이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모든 보건사업의 핵심보직에는 양의사만을 꽂아두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공공병원에서 벌이는 대부분의 사업에서 한의사가 활동하는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민간영역에서도 한방의료시장이 성장할 여지가 전혀 없다. 2009년 한의원 치료가 실손의료보험에서 제외된 이후에도 누적되는 보험적자 탓에 향후 한방의료가 실손보험에 재편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한 한방의료시장의 침체 속에서 수많은 한방제약회사가 문을 닫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최대 한약제제기업인 쯔므라 제약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렇게 민간기업도 한방의료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한의협이 논의했던 한약제제분업과 첩약의료보험화도 수많은 외부세력 방해로 인해 진척이 없다. 방해세력의 바람대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면, 한방제약회사의 영세화 및 파산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커다란 기업들이 휘청거리니 그들과 상생관계를 맺고 있는 한약재배업체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수익성이 낮은 약재는 재배되지 않고, 판로가 의약품시장보다는 식품시장으로 치우쳐지는 등 한방의료 산업의 뿌리까지도 시들어가고 있다.

 

2.3%로 예상되는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고려해봤을 때 한방의료와 관련된 민간기업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치솟는 인건비와 근로시간제한 등의 악재들이 회사 운영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만약 한의약 관련 사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면 결국 한방의료체계의 정점에 있는 한의원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질 것이다.

 

국민들이 한의학에 대해 갖는 안 좋은 고정관념도 한의학의 성장을 방해하는 커다란 요인이다. 지난 30년간 양방의 지속적인 폄훼와 이를 수수방관한 정부 탓에 한방의료는 믿지 못할 치료법으로 낙인 찍혔다.

 

▲ 한의학은 수천 년간 쌓여온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에는 과학지식을 접목한 치료연구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만 찬밥 신세를 넘어서 악역까지 도맡고 있다.   pixbay.com


 

유독 한국에서만 찬밥 신세

 

한의학은 수천 년간 쌓여온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에는 과학지식을 접목한 치료연구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만 찬밥 신세를 넘어서 악역까지 도맡고 있다.

 

내년에도 양방의료단체는 11억의 예산을 투입하여 한의학 폄훼를 이어갈 것이다. 갈수록 그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엄마들이 이용하는 카페에 댓글을 조작하기에까지 이르렀다. 또한 공중파 뉴스에서는 한의학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낼 것이 분명하다.

 

요즘은 소비자가 똑똑해져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경향이 늘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의료분야는 워낙 전문적인 영역이라, 어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선동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노력 끝에 한방의료의 이미지를 나락으로 떨어트린 것에 성공한 양방의사단체는 앞으로도 지독한 흑색선전을 이어나갈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의사가 되겠다고 지원하는 학생의 수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한의학의 대한 부정적인 인식 탓에 어릴 적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실제로 한의과대학 입학성적도 20년 전에 비해서 크게 낮아졌다. 결국 유능한 인재의 유입이 차단되어 한방의료의 질적 성장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으로 정책에서 소외되는 한방의료가 결과적으로 관련 산업의 위축을 초래하고 여기에 더불어 이미지가 손실되는 형국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2020년에도 그리고 이어질 10년 동안에도 한의학의 상황은 참담할 것이다. 경동시장에서 한약냄새는 자취를 감출 것이고, 한의원에는 파리만 날릴 것이며 한의과 대학은 신입생 미달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우리는 종종 씨름의 전성기 시절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20년 전만해도 명절에는 씨름 경기를 보느랴 온 가족이 안방에 모이고, 씨름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이 전 국민의 관심사였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2019년 현재 씨름은 옛날의 영광스런 추억으로만 남아, 문화재 중 하나로서 전승되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한의학도 씨름이 걸어간 길을 걷고 있는 듯하다. 한의학이 이 땅에서 자취를 감춰 박물관에서나 접할 수 있게 되는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따라서 오늘날 병원 문을 열어둔 한의사분들이 이 땅의 마지막 한의사일 확률이 높다. 더 이상 한의학을 접할 수 없게 되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한의원에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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