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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국악! 외래음악에서 토착화 과정”
<특별연재> 박행주 ‘음악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7)
기사입력  2020/01/13 [17:08] 최종편집    박행주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중국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우리 음악

 

▲ 박행주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반도국가인 우리나라는 지리적인 여건상 중국이라는 강대국을 통하거나 아니면 일부이긴 하지만 바다를 통해 외래의 문물들이 유입될 수밖에 없었다.

 

바닷길을 통한 교류는 가야국 김수로왕의 부인인 허황후를 예로 들 수 있다. 삼국유사에는 인도 아유타국(월지국)의 공주라는 허황옥이 바닷길을 통해 가야국으로 들어왔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허황후는 많은 무리를 이끌고 왔고 이를 통해 인도의 여러 문물들이 자연스럽게 전파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또한 자신의 두 아들로 하여금 씨 성을 물려받게 함으로써 김해허씨의 시조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기록 이외에도 바닷길을 통해 여러 문물들이 전해지는 경우는 있었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결국 현재의 중국이라고 하는 지역을 통해서임은 부인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  당송시기에는 주로 궁중음악을 위한 악기들이 많이 유입이 되었다.

송나라 당시 우리나라에 전해졌던 대성아악(大晟雅樂)’은 우리의 전통음악의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물론 당나라 때도 많은 음악이 유입되었다.

 

그래서 이 시기에 들어온 음악들에 의해 우리의 전통음악에서 아악(雅樂)’이나 당악(唐樂)’이라는 영역이 남아있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주로 궁중음악을 위한 악기들이 많이 유입이 되었다.

 

공식적으로는 송나라와 당나라 시기에 많은 악기와 연주법들이 우리나라에 유입이 되었지만 그 이전에는 과연 이러한 교류가 없었던 것인가?

 

 송나라 당시 우리나라에 전해졌던 대성아악(大晟雅樂)은 우리의 전통음악의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반도국가 특성활발하게 외래악기 유입

 

역사적 문헌에 의한 기록들은 지금과는 달리 즉각적인 사실들을 알리지 못하고 대부분 그보다 시기가 지난 다음에 기록되는 일이 많다.

 

역사를 고증할 때 학자들은 문헌은 물론이고 그림, 조각, 벽화 등 다양한 부분들을 들여다 보며 판단하게 된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신라시대의 토우(土偶, 흙으로 만든 형상)이다. 토우에서는 여러 가지 악기로 연주하는 악사들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이러한 악기들은 당시 중국에서 연주된 형태들이 대부분이다.

 

반도국가의 특성상 자체적으로 만든 악기보다는 대륙을 통해 유입되는 악기가 많았기 때문에 삼국시대, 또는 그 이전부터 외래의 악기들이 활발하게 유입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전통음악악기토착화 과정

 

이렇듯 우리의 전통음악은 과거로부터 중국에 의한 영향을 많이 받아온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중국으로부터 전달받은 음악이 중국음악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국악기 중에 가장 많이 쓰이면서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장구는 한나라와 위나라에서 연주되었던 악기에서 유래되었다.  

우선 국악기 중에 가장 많이 쓰이면서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장구는 한나라와 위나라에서 연주되었던 악기에서 유래되었다. 하지만 중국의 문헌인 악서(樂書)에는 장구와 유사한 형태인 중동고가 인도에서 유래되었다는 기록이 있다(出於南蠻天竺).

 

즉 중동고는 남쪽의 오랑캐인 천축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역사적으로 익히 알고 있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往五天竺國傳)’에서 말하는 천축국이 바로 인도이다. 중동고와 비슷한 악기들이 우리나라에 전해졌고 이후에 우리는 악기를 더 크게 바꾸고 양쪽가죽을 채로 연주하면서 개량의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전달과정에서 악기만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연주법까지 함께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장구의 원형을 연주해 왔던 인도의 연주자들과 우리의 자진모리장단장단으로 즉흥연주가 될 정도이다.

 

장구이외에도 중국을 거쳐 유입된 악기들은 많다.

 

국악기 중에  '나발'이라고 하는 악기는 로마제국에서 사용하였던 '나팔'과 매우 흡사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 대취타에 많이 쓰이는 '나각'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지방에서는 전혀 생산될 수 없는 크기의 소라로 만든 악기이다.  

 

 

▲ 나발을 불고 있는 모습 

국악기 중에 나발이라고 하는 악기는 전형적인 국악기와는 다르게 금속재질로 만들어졌으면서도 로마제국에서 사용하였던 나팔과 매우 흡사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나발이 국악기라는 것을 수긍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대취타에 많이 쓰이는 나각은 중국이나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지방에서는 전혀 생산될 수 없는 크기의 소라로 만든 악기이다. 음의 변화를 줄 수 없는 이 악기는 애초에 불교의 스님들이 수행을 할 때 맹수들을 쫒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악기의 크기나 쓰임을 보면 중국이 아니라 인도지역에서 만들어졌다고 유추할 수 있다.

 

 사다리꼴 모양으로 생긴 양금(洋琴)은 구라철사금(歐邏鐵絲琴)이라고 문헌에 남아 있다. 즉, 유럽지역의 철사줄로 연주하는 금()이라는  뜻이다. 

 

사다리꼴 모양으로 생긴 양금(洋琴)은 구라철사금(歐邏鐵絲琴)이라고 문헌에 남아 있다. 유럽지역의 철사줄로 연주하는 금()’라는 뜻이다. 양금은 덜시머(Dulcimer)라는 악기가 18세기에 중국으로 유입되었다가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국악기가 되었다.

 

농악, 취타, 불교음악 등에서 선율악기로 연주되는 활발히 태평소는 쇄납(쇄나)’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고려때 서남아시아에서 전해졌다고 하며 현재 유사한 형태로 연주되는 중동지방의 스루나이가 있다. 스루나이쉐나이를 거쳐 쇄납(쇄나)’이 된 것이다.

 

▲ 농악, 취타, 불교음악 등에서 선율악기로 연주되는 활발히 태평소는 현재 유사한 형태로 연주되는 중동지방의 '스루나이'가 있다   

 

서양의 심벌즈와 큰 차이가 없는 형태로, 궁중음악이나 불교음악에서 사용되는 자바라라는 악기가 있다. ‘바라라고도 불리는 이 악기는 불교의 의례에서 바라춤의 영역으로 내려오고 있다. 이 또한 서역의 악기가 중국을 통해 유입된 것이다.

 

문명의 교류와 함께 한 음악

 

이렇듯 우리가 국악기라고 부르는 많은 악기들은 중국을 통해 들어왔지만 정작 그 악기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만든 악기들은 아니다.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양의 교류, 수많은 주변민족들과의 교류를 통해 중국으로 유입된 음악과 악기들이 한반도에 전해진 것이다.

 

익히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인도에서 만들어진 불교는 중국을 거쳐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이러한 흐름은 종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많은 예술, 악기, 풍습, 학문 등에도 해당되는 것이었다.

 

사찰에서 볼 수 있는 스투파(stupa)’, ‘건달은 인도의 신중의 하나인 건달바(乾達婆,Gandharva), ‘사리(sari)라는 인도말에서 유래되었다고 보는 학자들이 많다. 당시 들어온 문물들의 흔적을 언어로 유추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리적인 여건상 우리는 수많은 시간동안 주로 대륙을 통해 수동적으로 많은 문물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의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가 붐을 일으키며 과거에 유입되었던 반대의 방향으로 퍼지고 있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지 못했던 나라들에서도 한류가 주목받고 있는 현상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한류는 우리의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한 컨텐츠가 많은 성공을 거두어 왔다. 한류가 일시적인 붐을 일으키고 사그러들지 않게 좀 더 계획적이고 체계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류는 현재 단순히 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많은 경제적 가치를 얻도록 해주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의 전통을 재해석하고 현대적으로 창조해가며 한류를 융성시킨다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활력소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프로필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 서울교육대 졸업. 중앙대학 대학원 박사

 *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외래교수

 * IOV(UNESCO NGO)이사

 * 2016 올해의 스승상 수상

 * 이메일 apron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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