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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룡 칼럼> ‘교수 변호사’가 고위공무원 되는 나라
기사입력  2020/01/14 [00:07] 최종편집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행정요직에는 문과와 이과가 골고루 분포되어야

4차산업혁명을 외치면서 변호사나 법조인 일색

 

행정장악력집행력 속칭 흙탕물경험서 키워져

중국에서 행정간부는 말단 행정단위부터 시작해

 

▲  김정룡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중국 관료인사의 역사적인 변천

 

세상의 모든 업체(정부 포함)의 오너의 권리는 재정권과 인사권이다. 이 두 가지 가운데서 재정권보다 인사권이 더 중요하다. ‘군주의 성패는 용인(用人)에 달렸다는 격언이 이를 증명한다.

 

오너가 성공하려면 사람을 잘 채용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문제는 역사적으로도 가장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중국역사를 살펴보면 주나라 시기까지 관료는 귀족세습제도였다. 상앙(商鞅, BC395~338, 진나라 정치가)이 진나라에서 귀족제를 폐지하고 관료 임명제를 실행하였는데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자 군현제를 실시함과 동시에 황제가 관료를 임명하는 간부임명제를 실천하였다.

 

그런데 궁중이란 감옥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황제가 그 많은 관료를 어떻게 알고 임명한단 말인가? 그래서 지방관에게 인재를 추천하는 제도를 실행하였던 것이다. 이것을 한나라 때는 찰거제(察擧制)’라 불렀는데 찰거의 핵심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나라에 청렴할 것을 요구하는 효렴(孝廉)’이었다.

 

이렇게 되자 동진 말년에 이르러 가짜 효렴꾼들이 생겨나 찰거제가 폐지되고 구품관인법(九品官人法)’ 또는 구품중정제(九品中正制)’라 부르는 천거제(薦擧制)’로 바뀌었다. 이것마저 폐단이 많아 수당에 이르러 새롭게 등장한 것이 바로 과거제(科擧制)’이다.

 

한반도는 고려 광종 때, 정확히 958년에 중국 과거제를 도입하였고 1894년 갑오개혁 때 폐지되었다. 한반도의 과거제는 중국과거제와 다른 점이 있었다. 중국에서는 모든 양민(여자는 제외)이면 과거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부여한데 비해 한반도에서는 양반가문의 자제, 그마저 서자는 제외시키고 적자에게만 응시자격을 주었다.

 

역사적으로 선비들만이 과거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고 선비()가 과거에 합격하여 관료가 되면 사대부라 불렀다. 사대부란 주나라 시기 귀족은 천자, 제후, 대부, 사 등 4계급이 있었는데 공부하는 사가 수신이 잘 되어 관리가 되면 곧 사대부가 되었던 데서 유래된 말이다.

 

한국 교수와 변호사고위공무원으로 직행

 

현재 한국은 과거 거의 천년 동안 시행해오던 과거제, 특히 조선조 500백년 유교일변도의 영향에 의해 선비 중의 선비인 대학교수가 고위공무원이 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폐(利弊)가 공존하겠으나 이보다 폐가 더 많아 보인다.

 

대학교수는 학문적인 소신은 강할 수 있으나 고위공무원은 학문소신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행정장악력과 행정집행력이 강해야 하는데 행정경험이 전무한 대학교수가 장차관 혹은 청와대 여러 분야의 수석을 비롯해 요직에 등용되는 것은 행정을 집행하는 정부 운영에 맞지 않는다.

 

행정장악력과 행정집행력은 학식이 많고 머리가 좋아 되는 것이 아니라 주로 경험에서 키워진다. 사람들은 정치판을 흔히 흙탕물에 비유하는데 행정기관의 생리도 정치판 못지않게 흙탕물이다. 학문이란 맑은 물에서 놀던 선비가 진흙탕 물에 와서 오너를 하는 것이 과연 맞는 옷일까? 너무나도 빤한 일이다.

 

지난 수개 월 동안 나라를 시끌벅적하게 만든 조국사태가 처음에는 그의 일가족 비리 캐기에서 시작하여 최근에는 민정수석 때 있었던 무슨 무마, 무슨 개입이요 하는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관련하여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 왈, “조국이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민정수석실 부하들을 자신처럼 믿고 지낸 것이 결국 그들을 장악하지 못해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이 아닌지?” 부하를 장악한다는 것을 다른 말로 하면 부하를 다스린다는 것인데 대학교수가 검사, 경찰을 비롯해 각 분야 진흙탕 물에서 굴러먹을 대로 굴러먹은 사람들이 모인 민정수석실 부하들을 어떻게 장악하고 다스린단 말인가? 애초부터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수석을 지낸 안00 교수도 순수하게 학문만 하던 양반이 고위공무원이 되어 행정력이 전무하고 진흙탕 물에서 놀 줄 몰라 크게 실패하고 말았던 것이다.

 

한국에서 고위공무원으로 직행할 수 있는 또 다른 직업은 변호사다. 문재인 정부 들어 민변의 전성시대란 말이 유행되고 있다. 민변출신이 아니더라도 문재인 정부 이전에도 변호사들이 고위공무원으로 직행하는 일들이 흔해서 필자는 대한민국은 변호사 전성시대라고 말하고 싶다.

 

행정상으로 가장 핵심적인 3대 요직인 대한민국 대통령(문재인), 경관(京官)으로 불리는 서울시장(박원순), 예로부터 서울을 끼고 있어 경기라고 불리는 경기도 지사(이재명)도 모두 변호사 출신이다.

 

얼마 전까지 제일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투톱인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도 법조인 출신이다. 20대 국회의원 중에 무려 46명이나 판검사 출신인 법조인들이라고 하니 대한민국이 이상해도 너무 이상한 나라다.

 

나라 정치인이나 행정요직에는 문과와 이과가 골고루 분포되어야 하고 이과가 조금 더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나라 발전에 유익하다. 4차산업혁명을 외치면서 변호사나 법조인들이 나라를 쥐고 흔드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

 

결론적으로 말해서 교수와 변호사가 나라를 장악하고 있는 국가는 지구촌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게 보기 드문 기현상이다.

 

대한민국 행정에는 전문가가 없다.

 

먼저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행정 관료사회시스템을 살펴보자. 일본에서는 외무성 중국담당 전문가를 키우는데 10년 걸린다. 냉전시대의 일인데 우선 국내 중국학과 본과를 졸업하고 중국과 적대관계인 대만에 2, 자본주의 정상에 있는 미국이나 유렵에 2, 같은 공산권에서 보는 중국 시각을 알아보기 위해 소련에 2, 이렇게 10년 걸친 후에야 외무부 중국담당 전문가 자리에 앉는다.

 

요즘에는 중국 유학이 쉬우니 우선 중국 유학도 하고 나서 다른 나라에 유학 가서 또 중국에 대한 시각을 익히고 아무튼 전문가 한 사람 배양하는데 10년이 걸리니 베테랑이 아닐 수 없다.

 

중국에서는 행정 간부가 되려면 가장 말단 행정단위인 향(鄕鎭)간부로부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언론기관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현(縣省)급에서 일반 공무원으로 재직하다가 싹수가 보이면 향진에 보낸다.

 

진에서 성과를 올리면 현시급으로 진급하고 다음 성소재지 혹은 주()급 간부로 부임되고 또 성과가 있으면 성 혹은 직할시 간부로 승진된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 간부로 진출한다.

 

이렇듯 기초로부터 밟아 올라오기 때문에 행정장악력과 행정집행력에 전혀 문제가 없다. 누구의 라인인가에 따라서 요직에 오르는 경우가 다를 수는 있겠으나 누가 올라도 행정집행 허물은 찾아볼 수가 없다.

 

중국의 이 간부인사제도를 적우제(積優制)’라 하는데 물론 행정장악력과 행정집행력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겠으나 라인에 따라 승진한다면 부패의 먹이사슬이 될 소지가 있다. 그래서 시진핑이 부패청산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교수나 변호사가 고위공무원으로 직행하는 한국 인사방식에 비해 중국의 말단 행정 간부직부터 위로 단계를 밟는 적우제가 행정전문가를 키우는데 더 낫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은 공무원 인사이동이 너무 잦아서 각 부처 행정전문가가 매우 결핍하다. 필자가 20183월부터 법무부 이민정책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업무 관련 공무원 중 처음에 본 얼굴들을 불과 2년도 되지 않았는데 단 한 사람도 볼 수 없다. 상황이 이러니 해당 업무 관련 행정 전문가가 없다. 아마 대한민국 전체 행정이 다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백년대계라는 교육계도 마찬가지로 인사이동이 너무 잦다. 교사가 다른 학교로 의무적으로 이동하는 교사공무원 인사이동제도는 한국이 일본의 영향 때문이라 하는데 폐단이 많다. 중국을 비롯해 지구촌 다수의 나라 학교들에서는 교사의무이동인사제도가 아니다. 강의수준이 뛰어나 더 높은 학교에로의 극소수의 자유이동은 있을 수 있으나 의무이동은 없다.

 

교사는 한 학교에서 평생 근무해야 학교에 대한 애정이 깊고 애착심이 강해 교사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만약 의무적으로 이동해야 한다면 헌신적으로 할 필요 없이 대충 시간 때우다가 가면 그만이다. 결국 이 제도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다.

 

교장 선생님, 제가 이 학교에 지원해서 온 거 아닌 것을 아시죠.” 동포밀집지역 00중학교 00교사의 말이다. 이런 교사가 어디 한 둘 뿐이겠는가? 의무이동인사제도에 의해 등 떠밀려 울자 겨자 먹기로 온 이런 교사가 과연 교사의 사명감이 존재할까?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김정룡 프로필

 -)중국동포타운신문 대표

 -장춘대학교 일본어학부 전공

  -연변제1교 일본어 교사 역임

 -著書)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멋 맛 판> 2015

 -著書) 재한조선족문제연구집

 <천국의 그늘>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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