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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처럼…꽃망울이 툭툭 불거져 개화’
<송기옥 칼럼> ‘봄을 기다리는 영춘화’
기사입력  2020/02/26 [22:19] 최종편집    송기옥 칼럼니스트

 

 

창문 앞 휘늘어진 가녀린 가지에 봄이 오려면 아직은 이른데도 노오란 개나리꽃이 어둠발이 들면 밤하늘의 별꽃처럼 성급히도 피어나듯 노란 꽃을 유심히 바라보았더니만, 새봄을 맞이하는 영춘화(迎春花)란다.     

 

올 겨울은 겨울답지 않는 봄날 같은 온화함과 눈 대신 비가 자주 내려 그냥 봄으로 넘어가는 가 했더니만, 봄기운이 든다는 입춘이 지나고 정월 대보름날을 보내기가 아쉬웠던지 간밤에 내린 하얀 눈이 터질 듯 부푼 뒤란의 붉은 동백 꽃봉오리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붉은 꽃에 하얀 눈! 설동백(雪冬栢)이 되어 그렇게도 잘 어울린다. 아직은 꽃이 피려면 더 봄을 기다려야 하는데도 어디선가 동박새 한 쌍이 날아와 동백나무 잔가지 새로 훌훌 날며 지지배배, 지지배배 즐겁게도 지저귀며 겨울 속 봄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그렇게도 정겨울 수가 없다.

 

문학과 풍류를 즐길 줄 알며 계절의 변화에 따라 노년의 세월을 붙잡아 메어보려는 문우의 집을 찾았다. 언제 한번 와봤던 까마득한 옛 기억을 더듬으며 낯익은 울안을 돌아보니 온통 정원수로 뒤 덮여 제멋대로 하늘로 쭉 뻗은 소나무 가지에 가려진 이끼 낀 붉은 벽돌집, 반세기가 훌쩍 지난 해묵은 구름 같은 향나무 잔가지를 반 쯤 다듬은 설익은 정원사의 솜씨라고나 할까. 무정하게도 가버린 세월의 무게와 흔적이 엿보인다.

 

창문 앞 휘늘어진 가녀린 가지에 봄이 오려면 아직은 이른데도 노오란 개나리꽃이 어둠발이 들면 밤하늘의 별꽃처럼 성급히도 피어나듯 노란 꽃을 유심히 바라보았더니만, 새봄을 맞이하는 영춘화(迎春花)란다.

 

영춘화는 설중매와 같이 오늘 같은 눈 내린 날에도 하나 둘 피어나 따뜻한 남쪽나라를 불러오는 봄의 전령사다. 영춘화는 개나리와 비슷한 데 꽃잎이 6개이며 수술은 2개로 향기가 없는 게 개나리와 같은 공통점이지만 2월 상순, 입춘이 지나면 꽃망울이 툭툭 불거져 개나리처럼 피기 시작한다.

 

새봄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영춘화! 그 이름이 하도 좋아 차가운 인고(忍苦)의 긴긴 겨울을 보내고 봄을 기다리는 희망이란 꽃말처럼 이 꽃을 한 많고 사연 많은 가난한 우리 어머니와 누이 같은 꽃 이라고 부르고 싶다.

 

한겨울이면 눈발이 새어든 부엌 연기만 꾸역꾸역 나는 시린 손으로 눈물 닦으며 밥 짓던 어머니! 시집올 때 꽃가마 한번 타보지 못하고 생전에 노오란 호박단 저고리 한 벌 입어보지 못한 불쌍한 어머니의 손마디 마디가 거칠고 굵어진 어머니의 슬픈 손 같은 봄을 기다리는 영춘화!

 

그러나 암탉이 노오란 병아리를 품듯 그 손으로 철없는 딸자식 키우느라 얼마나 수고한 보배로운 손인가. 한낮인데도 적막이 감도는 인적 없는 텅 빈 드넓은 그 집을 홀로 지켜야 하는 외롭고 쓸쓸한 영춘화 여인의 새색시 적 모습을 상상하며 그 아름답던 섬섬옥수가 거친 세월의 연륜처럼 주름져 애처롭다.

 

봄이면 동구 밖 언덕에 올라 냉이와 쑥 봄나물을 캐며 연분홍치마를 봄바람에 휘날리던 우수에 젖은 두 눈동자와 소녀 같은 낭낭한 목소리로 봄노래를 곧잘 불렀던 영춘화 여인! 사랑하는 임을 먼저 떠나보내야만 했던 행복했던 그날들! 젊은 날의 안타깝고 그리운 세월이 저만치 훌쩍 도망쳐 갔어도 잊지 못할 추억의 흔적과 체취는 여기저기 뜰 안에 가득 남아 있었다.

 

머지않아 꽃피고 벌 나비 나는 봄! 그 봄을 나는 기다리련다. 봄을 기다리는 이맘때면 옛사람의 사랑얘기가 생각난다. 조선조 때 함경도 삼수갑산 고을에 고죽(孤竹)이란 호를 가진 차경창이란 벼슬아치와 홍랑(紅嫏)이란 기녀와의 애틋하고 슬픈 이별의 사랑이야기다. 홍랑의 머리를 얹어준 고죽은 그 날로부터 부부 아닌 연을 맺어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게 꿀맛 같은 3 년간의 달콤한 사랑 놀음에 흠뻑 빠져버렸다.

 

그런데 두 남녀의 사랑에 질투나 하듯 무정한 세월은 이들을 그대로 놓아두지 안했다. 머나먼 남쪽 다른 고을로 멀리 멀리 떠나야 하는 가난한 선비 고죽은 사랑하는 홍랑을 곁에 둘 수도 없고 하여 애간장을 끊는 운명의 이별을 해야만 했다.

 

홍랑은 서로 떨어지기 싫어 고죽이 떠나가는 산모퉁이까지 따라 나섰다. ‘홍랑아? 이제 그만 어서 돌라 가거라. 내가 살아 있는 한 너를 어이 잊겠느냐.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날 수 있으리라’ “서방님? 조금만 더 가렵니다.”

 

산모퉁이를 돌고 돌아서니 따스한 봄기운은 흰 눈을 녹여 돌돌대는 시냇가는 어느새 봄을 알리는 휘휘 늘어진 물오른 갯버들 가지를 뚝딱 꺾어 강보에 고이 싸 사랑하는 임에게 주면서 절류가(絶柳歌) 시 한수를 이렇게 읊었것다.

 

절류가(絶柳歌)

 

멧버들 가려 꺾어 임께 보내고

자실은 창밖에 심어두고 보소서

봄비에 새잎이 나거든

날 인 줄 여겨 주소서. -홍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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