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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박행주’ 전통음악의 밑바탕 ‘음양오행사상’(10)
기사입력  2020/04/12 [03:51] 최종편집    박행주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황건적과 노랑색 두건

 

▲ 박행주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는 다양한 색깔이 등장하곤 한다. 중국의 황제들은 왜 유일하게 노랑색 용포를 입었을까? 그런데 왜 진시황은 검정색 용포를 입었을까? 그런가 하면 우리는 조선시대 왕들이 왜 붉은색 곤룡포를 입었을까? 이와는 달리 조선을 세운 이성계의 경우 전주의 경기전에 보관되어 있는 어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청색의 곤룡포를 입은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역사에 황건적의 난을 일으켰던 이들은 주로 일반 농민들로 이루어졌다. 황건적은 한때 그 세력이 10만명에 달하였고 후한을 소용돌이로 몰아붙일 만큼 큰 위세를 떨쳤다. 결국은 진압이 되긴 하였지만 황건적의 난은 한나라가 멸망하는 도화선이 되었다.

 

이 때 삼국지에 등장했던 조조, 유비, 관우, 장비는 황건적의 난을 진압하며 공을 세운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하였고 한나라가 무너지면서 세 나라가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하는 상황 또한 난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황건적의 출연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삼국지의 주인공이었던 위와 같은 인물들은 등장하지 못하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의 역사에 황건적의 난을 일으켰던 이들은 주로 일반 농민들로 이루어졌다   

여기에서 말하는 황건은 노랑색 두건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혼란의 시기에 장각이라는 인물은 도교에 속하는 태평도(太平道)’를 만들어 많은 세력을 규합하였다. 이들이 주축이 되어 일으켰던 황건적의 난(184)’은 역사책에서도 볼 수 있는 매우 큰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 황건적이 왜 하필 노랑색 두건을 썼는지에 대해 아는 사람은 흔치 않는 것 같다.


이는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믿고 따랐던 오행상생법(五行相生法)’ 때문이다. 오행상생법은 음양오행사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우주의 기운이 목목의 순으로 흐르는 것을 의미한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이어서 가을, 겨울이 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 것처럼 당시에는 우주의 기운도 이러한 흐름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우주의 기운은 단지 계절만이 아니라 하늘의 뜻으로 만들어지는 중국 왕조의 흥망성쇠도 그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당시 태평교도들은 한나라가 ()’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나라이고 한나라가 쇠퇴하면 ()’의 기운을 가진 이들이 그 다음의 왕조를 만들 것이라고 믿었다. 자신들이 그 기운을 가지고 있는 무리라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 의 색깔을 의미하는 노랑색 두건을 머리에 묶었던 것이다.

 

진시황! 검정색과 숫자 6을 중시

 

▲ 진시황은 자신의 용포는 물론, 진나라의 군인들에게도 모두 검정색 군복을 입힐 만큼 검정색을 선호하였다.  

기원전 221년에 중국역사에서 흩어져 있던 여러 나라를 최초로 통일하고 황제가 되었던 진시황은 불로초’ ‘분서갱유’ ‘만리장성등의 기록을 통해 우리가 익히 아는 인물이다.

 

진시황은 진나라를 세운 이후 이전까지 통일되지 않았던 도량형과 화폐, 문자 등을 정비하였다. 또한 교통체계를 강화하는 등 강력한 중앙집권체재를 만들었던 최초의 황제이기도 하였다.

 

이렇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 이외에도 진시황에 대한 기록들을 역사 사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주시황본기(奏始皇本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의복과 깃대와 표시를 모두 흑색으로 하고 수는 6으로 기록하며, 도장과 관을 모두 6촌으로 하고 수레는 6척으로 하며, 6척으로 걸음을 하고 여섯 말을 탔다. 강의 이름을 모두 고쳐 덕수(德水)라 하였으니 이로써 수덕(水德)을 시작하였다.’

 

진시황은 자신의 용포는 물론, 진나라의 군인들에게도 모두 검정색 군복을 입힐 만큼 검정색을 선호하였다. 또한 위의 기록에서와 같이 ‘6’이라는 숫자를 매우 중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진시황은 이전까지의 봉건제를 없애고 군현제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전국을 36개의 군과 각각의 군 밑에 수 십 개의 현을 두어 총 1,400여개의 현을 두었다. 황제가 36개의 군을 다스리고 그 군에서 현을 다스렸으니 결국 황제가 전체의 현을 다스리는 시스템을 만들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3666개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 역시 진시황이 통치제도를 만듦에 있어서 6의 숫자를 적용하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색과 숫자를 중시했던 이유는 음양오행사상에서 나타나는 오행상승의 원리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진나라 이전에 있던 왕조 중 가장 세력이 컸던 나라는 ()’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나라였고 이 화기운을 제압할 수 있는 것은 ()’의 기운이었다.

 

를 상징하는 색이 검정색이이고 숫자로는 6이었기 때문에 진시황은 앞선 왕조의 기운을 누르고 자신의 왕조가 강력하게 유지되기 위해 이러한 제도들을 만들어 나갔던 것이다.

 

이와 같이 진시황과 황건적의 난, 두 가지의 역사적인 기록에서만 보더라도 오행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오행이 얼마나 오래 전부터 중국에서 널리 퍼져 있고 역사에 실제적으로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오행상생법은 음양오행사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우주의 기운이 목목의 순으로 흐르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의 유기체! ‘음양오행

 

동전에 앞면이 있으면 반드시 뒷면도 있듯이 이 오행이라고 하는 것은 음양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음양은 중국 남방문화권의 중심지인 초나라 주변에서 나왔고 오행은 해안문화권의 중심지인 제나라 주변에서 발전하였다. 전국시대 후기인 기원전 300년 전후에 활동한 추연이라는 철학자가 이 두 가지의 개념을 학문적으로 정리하였고 그 이후로 오랫동안 변화를 겪으며 발전하였다.

 

이렇게 발전하게 된 개념들은 도교, 명리학, 성리학은 물론 황제내경과 같은 한의학의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중국인들은 자연스럽게 음양오행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중국의 문물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우리나라도 자연스럽게 그 영향을 받게 되었다.

 

 우주의 생성원리! ‘음양

 

음양은 오행보다 더 원초적인 개념으로 노자와 같은 학자는 이를 통해 우주의 생성원리를 설명하려고 하였다.

 

좀 더 살펴보면 음양은 만물이 가지고 있는 본질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설명하고자 한다. , 남자와 여자, 빛과 어둠, 여름과 겨울, 높은 곳과 낮은 곳, 강한 것과 부드러운 것, 하늘과 땅, 불과 물, 동쪽과 서쪽 등 서로 대비되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비되는 개념들이 쌍으로 존재하지 않고 하나만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루하루가 밤이 전혀 없이 낮만 계속 이어지거나, 세상에 여자가 없이 남자만 존재하거나, 사람의 성격이 부드러움이나 너그러움이라고는 전혀 없고 강하고 독선적이기만 하다면 모두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음양은 서로 다른 두 가지가 대립되는 개념처럼 보이지만 다시 한번 생각하면 어느 한쪽만 가지고 존재할 수 없고 서로 협력하고 의지하고 보완하는 개념임을 알 수 있다.

 

우주의 순환원리! ‘오행

 

음양과 비교하면 오행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주의 이치와 순환원리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이 원리에 의해 만물의 기운은 일정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름,가을,겨울은 누가 부정하더라도 오랫동안 변화하여 왔던 계절의 변화이다. 봄이 지나고 가을로 바로 가거나 여름에서 봄으로 거꾸로 가는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다.

 

오행은 방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은 동쪽, ()는 남쪽, ()는 중앙, ()은 서쪽, ()는 북쪽은 나타낸다.

 

그러면서 오행은 각기의 색깔이 있다. , 목은 청색, 화는 붉은 색, 토는 노랑색, 금은 하얀색, 수는 검정색을 나타낸다. 목은 나무를, 화는 불을, 토는 흙을, 금은 금속을, 수는 물을 상징하고 있다. 이 때 가 검정색인 이유는 빛을 흡수했을 때 어둡게 보이는 깊은 물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신비의 동물형상을 하고 있는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는 동서남북을 지켜준다는 사신(四神)을 가리킨다. 사신도(四神圖)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처럼 이러한 형상들은 각각의 방위가 나타내는 색깔과 일치함도 이 때문이다.

 

중국의 역사기록을 보면 오랫동안 자신들의 왕조이외의 주변 민족들을 오랑캐로 지칭하였음을 알 수 있다. 동이(東夷), 서융(西戎), 남만(南蠻), 북적(北狄)이 그것인데 동서남북 뒤에 붙은 글자가 모두 오랑캐를 뜻한다. 그래서 천자가 지배하는 중국은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황제는 유일하게 노랑색 용포를 입었던 것이다.

 

이러한 오행은 유학사상을 통해서도 오랫동안 전해내려오고 있다. 유교에서 제시하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은 인간이 지켜야 할 핵심적인 덕목으로 오상(五常)’이라고 한다.

 

조선을 건국하면서 한양으로 도읍을 정하고 사대문을 만들 때에도 이 오상이 들어가 있음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이다. , 동쪽은 이 들어간 흥인지문, 서쪽은 가 들어간 돈의문’, 남쪽은 가 들어간 숭례문’, 북쪽은 가 들어간 홍지문으로 이름을 정하였는데 홍지문은 후에 숙정문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중앙에 이 들어간 보신각을 지어 사대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타종을 하게 하였다. 유교를 중심사상으로 했던 조선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이 사상을 따르려고 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음양오행사상은 민간에도 영향을 미쳐 각종 음식을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김치를 만들 때 햇빛을 직접 받는 의 채소인 배추와 땅속에서 자라는 의 채소인 무우를 함께 쓰는 것은 음양의 조화를 의미한다. 비빔밥을 만들 때에도 4색의 다양한 음식재료를 놓고 한가운데 노랑색 계란을 얹은 것, 김밥에도 오방색이 모두 들어가 있는 것은 오행의 조화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음양오행사상은 이외에도 철학, 예술, 사주, 궁합, 작명, 관상, 풍수지리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쳐 왔다. 다음 기고에서는 이러한 음양오행사상인 우리의 전통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프로필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 서울교대 졸. 중앙대 대학원 박사

*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외래교수

* IOV(UNESCO NGO)이사

* 2016 올해의 스승상 수상

* 이메일 apron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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