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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명 칼럼> 이제서야 ‘학교에 간다’
기사입력  2020/05/31 [23:10] 최종편집    이춘명 칼럼니스트

봄을 덩어리째 실종돌봄 88일 만에

 

▲ 이춘명 칼럼니스트 

많이 멈춤이 끝났다. 9시에 유치원에 갔다. 열 감지 화상 카메라를 지나는 중앙 현관 외에 문이닫혀 있다. 보안관 선생님이 아동과 학부모를 체크한 후 정 상이라고 허락하면 입실이다. 신발장 앞에서 등원 서명과 자가 검진표를 작성한 후, 선생님께 갈 수 있다.

 

복도에 1미터씩 붙여있는 거리를 지키며 교실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본 후에야 길에서 숨을 쉰다.

드디어 학교에 간다. 이제부터 집에 아이가 없다. 학교에 있다.

 

반드시 현관에서 보호자가 등하원 시켜야 합니다. 15일 이상 결석하면 유아 학비 지원이 없습니다. 18시간 시간별 단체 귀가입니다. 4, 5시 지켜 주십시오. 하원 용지에 학부모가 시간과 서명을 하십시오. 하원 서약서에 기록된 보호자만 입장 됩니다.

 

학부모 유선 상담에 참여해야 합니다. 6월 학습 지도는 화재 대비 훈련, 학교 둘러보기, 모종 심기, 1차 체격 체력 측정, 바이러스 예방법, 기본 생활 습관 지도입니다 라는 4장 가득 빼곡히 보내온 가정 통신문을꼼꼼히 지키며 학교에 들여보냈다.

 

입하가 지났고 윤달 4월도 넘어가고 있다. 가정 돌봄 88일 만에 아이가 아침에 학교에 간다. 종업식을 하고 봄을 덩어리째 실종 당한 아이는 아침 등굣길에 만나는 얼굴마다 반가워한다.

 

등교 도우미들의 밝은 연두색 조끼가 싱싱하다. 매일 아이들을 기다리다 정든 학부모들을 만나서 더욱 반가운 바람도 없이 쾌청한 아침 하늘이다.

 

반갑다는 것은 만나야 하는 일이 막혔다는 것이다. 그동안 학교 앞 문구점은 폐업을 했다. 단골로 가던 김밥집, 분식집도 늘 어두운 창만 보이고 있었다. 영문도 모른 체 피해자가 된 아이들이 어색하고 낯선 아침 등굣길은 원래 아이들의 재산이다.

 

그것을 훔치고 뺏었다가 이제야 돌려주는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화끈거린다. 다시는 이런 부끄러운 걸음이 없기를 약속하고 싶다. 양심을 걸며 아이가 없는 빈 집으로 돌아오는 공기가 참 가볍다. 이런 가벼움이었다.

 

‘5월 개학간신히 봄을 건네주었다.

 

닫혀있던 교문이 활짝 열렸다. 5월 개학으로 간신히 봄을 건네주었다. 서로 함박웃음으로 인사한다. 서로 맞이해주는 따뜻함이었다. 얼마 만에 받는 아침 인사인지 어색하지만 달콤하다. 집콕 유치원, 방콕, 책콕 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귀에 대못을 박은 날들이었다.

 

아는 얼굴을 만나고 손을 잡거나 안아 주거나 나란히 걷지 못해도 악수를 하지 못해도 그저 반갑다. 이만큼이라도 좋다. 만날 수 있는 아침이 좋다. 등원 수업과 원격 수업을 병행해도 좋다. 전체 인원 3분의 2를 넘지 말라는 강력 권고라도 좋다.

 

▲ 등원 수업과 원격 수업을 병행해도 좋다. 전체 인원 3분의 2를 넘지 말라는 강력 권고라도 좋다   


밀집도 최소화로 홀짝제 학년별 등원이라도 좋다.하원 시간이 30분씩 나뉘어져도 좋다. 매일 알리미로 유아 건강 상태 자가 검진표를 제출해도 좋다, 이름을 기재한 여유분 마스크를 지참하라는 규칙도 좋다. 학교에 가는 것이 좋다.

 

37.5도 이상이면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고 귀가해야 한다. 3~4일 관찰하여 변동 사항을 수시로 연락해야하는 의무도 얼마든지 학부모가 할 수 있다. 학교만 가면 할 수 있다.

 

식사 시간 외엔 종일 숨쉬기가 가능한 80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손 씻기, 기침 예절, 휴지로 콧물 침 닦고 뚜껑 있는 휴지통에 버리기,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준수하는 일도 잘 따른다.

 

호흡 곤란, 인후통, 설사, 후각 미각 저하, 두통, 근육통, 피로감, 마른 기침 증상은 학부모의 책임과 관리라도 수용한다. 8월까지 우유 납품 중단이라도 감수 한다. 11책상으로 띄어 앉고 서로 이야기 하지 않기, 식수 지참, 양치질 못하는 것도 찬성한다. 매일 학교만 가면 된다.

 

알레르기 반응에 수시로 연락하고 결석 시 가정 체험 학습 자료와 진료 확인서 제출도 지킨다. 감염 위기 경보 심각. 경계는 30일 출석으로 인정한다는 조항에 동의한다. 방과 후 과정이 점심 급식 전 귀가는 결석 처리 되는 것도 서명한다.

 

긴급 돌봄과 교육 과정의 시간에 가정 내 건강 기록지를 첨부해야 하는 것도 빠트리지 않는다. 연령과 아동, 보호자 성명, 연락처, 확인, 서명이 각 조항마다 많아도 괜찮다. 아이들이 늘 그렇듯이 매일 학교에 갈 수만 있으면 좋다.

 

해외 여행지, 여행 일자, 여행 국가를 솔직히 적어 내야 한다. 체온 약 복용, 호흡기 증상, 기저질환, 폐 만성질환, 심혈관신장 만성질환, 간질환, 당뇨, 악성종양, 면역 저하의 아동은 사전 허가를 받고 결석해야 한다.

 

방역과 열 감지 직원을 보충하고 비 접촉 체온계, 손 소독제, 항균 물티슈, 종이 타올, 보건용 덴탈 마스크 비치, 청결 유지의 학교에 예방에 대한 모든 협조에동참한다.

 

장시간 마스크 사용으로 호흡 곤란, 어지러움, 두통으로 94 사용을 억제하는 방법에 구입할 때 미리 염두를 해둔다. 복도 바닥에 1미터 간격 우측 통행의 표시가 아이들에게 남기는 흉터이다.

 

입실과 식사 전 3회 이상 발열 검사를 하고 분리 관찰실에서 귀가하기 위해 보호자의 연락망 개방과 방문을 위한 대기를 지키고 있다.

 

대집단 모둠 활동이 아닌 개별 놀이에 이의를내지 않는다. 실내 밀폐 공간 놀이방이 아닌 바깥 놀이 중심의 신체 활동으로 외부인 출입 금지를원칙으로 하고 출입 기록지 작성에 성실히 협조한다.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만 있으면 좋다.

 

다행히 아동을 위한 돌봄비와 재난을 도와주는 지원비로 평소에 사 먹지 못한 한우를 실컷 사서 먹이며 면역력을 키워 건강하게 학교에 갔다. 가끔 열이 올라갈 때도 있었다.

 

해열제 없이 하루 정도 안정을 하면서 정상 체온이 되어 고맙고 안쓰러운 답답한 날은 끝났다 학교로 돌려보내는것이 가장 우선적인 해야 할 일이어서 그동안 착한 거리를 지키며 배려의 몸짓을 했고 같이 살 수 있는 참을성을 지켰다. 어른조차 처음 겪는 일을 아이들과 같이 겪여냈다.

 

모든 인내너무 많이 축적되었다.

 

불편하고 힘들어해서 감정이나 욕구를 조절하기 어려울 때도 종종 있었다. 빤히 쳐다보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아차 아니지 하며 다시 착한 참을성을 유지 했다.

 

놀이터와 장난감 대여가 개방되고도서관에서 도서 대출이 제한된 시간이라도 가능해지면서 조금씩 아이들이 그동안 비워 두었던 골목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늘 당연히 무심히 쉽게 들어가고 나오고 놀고 만지던 것에 정지 금지라는 빨간색 글씨를 익히게 한 날이 과거로 하나 둘 들어가고 있다.

 

아직은 줄이 그러진 곳에 서서 앞 뒤 거리를 기다리는 훈련을 하고 있지만 곧 더 편한 날을 기다리며 남은 질서를 흐트러트리지 않고 있다. 가족과 손잡고 가던 일요일의 신앙 생활까지 집안에서 해야만 하는 강요에 아무런 불만을 꺼내지 않고 있다.

 

발열 체크 후 입장 가능한 곳으로 변한 모든 문으로 누구나 언제든지 출입이 자유로는 그 날을 위해 무조건 따르고 있다.

 

같은 층을 이웃과 문을 열면서 만나도 얼굴을 돌리고 있다. 계단에서 만나도 간단한 목례로 지나친다. 길에서 만나도 안부를 묻는 마스크 안에서 들리는 말소리는 그저 생존 확인 정도이다. 눈으로 하는 겉 치례의 인사라도 밖에서 만날 수 있다는 일이 봄바람이 되어 준다.

 

아이들의 그 작은 머릿속에 석 달 동안의 모든 인내는 너무 많이 축적되었다. 억지로 집어넣었다. 어른도 연습이 안 된 생활을 아이들에게 몸에 베이도록 쑤셔 넣은 석 달이었다. 이제야 학교로 들여보내는 죄책감이 그동안 얼마나 답답하고 그리워 했을까하며 빈 방으로 돌아온다.

 

아무 놀이로 둘이서만 보낸 시간들은 공유 창에서 비슷하였다. 먹거리 산책 코스가 바닥이 나고 어떻게 놀아줄까? 무엇으로 놀아줄까? 하며 느리게 가는 시침을 빨리 어둡게 하는 방법을 주고받던 이야기에서 하나 둘 입학 했어요. 개학 했어요. 진급 했어요로 바뀌었다.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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