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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모 작가의 인물탐방> ‘김영한 제주커피수목원 대표’
기사입력  2020/06/21 [02:04] 최종편집    정선모 작가

 

틀에 갇힌 생각만으로는 새로움 창조할수 없어

커피활용한 획기적 제품고심하다 산학협력으로

척박한 환경 세계 최초 커피와인 커피코냑출시

 

▲ 척박한 재배환경 속에서 세계 최초로 커피와인과 커피코냑을 출시하다    

 

지난 612(), 서울 삼성동 코엑스 ‘2020 서울국제주류박람회가 열렸는데 그 전시회에 참가한 수많은 주류 제품 가운데에서도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커피와인이었다. 이름도 생소한 커피와인을 세계 최초로 생산해낸 제주커피수목원 김영한 대표도 그 전시회에 참가하여 커피와인과 커피코냑을 홍보하고 있었다. 작은 부스에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의 커피와인과 커피코냑이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그 맛이 어떨지 매우 궁금했다.

 

커피를 언제부터 재배하기 시작했는가?

 

커피는 우리나라에서 내가 처음 재배한 것은 아니다. 제주에서 커피전문점을 했는데 비교적 잘 되었다. 65세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어느 날, 카페 손님들에게 커피를 내주다 제주에서 직접 재배한 커피를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커피와 관련한 책을 찾아 읽고 커피를 활용할 방법을 다방면으로 연구하다 제주도는 날씨가 따뜻하니까 커피를 재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7년 전에 커피농장을 시작했다. 커피농장이 있는 곳은 추사 김정희가 유배생활을 하면서 제주도민을 가르쳤던 대정향교앞이다. 유배생활 속에서도 추사체를 만들어낸 추사의 창조 정신을 본받고 싶어 커피농장의 문도 세한도 속의 집처럼 둥글게 지었다.

 

 커피와인의 탄생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지 않았나?

 

커피 재배에는 성공했지만 생산량이 많지 않고, 더운 곳에 분포한 커피 원산지들에 비해 추운 날씨인 제주산은 커피 맛도 떨어졌다. 커피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보다 획기적인 제품이 없을까 고심하다 커피 열매 속의 콩만 볶아서 쓰고, 나머지는 버려지는데, 당분이 함유된 열매살로 와인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가능한 일이라며 모두들 말렸지만, 제주대학교 연구팀과 산학협력을 맺고 4년간의 연구 끝에 상용화에 드디어 성공했다. 그러나 커피 열매살은 식용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아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허가 당국의 답변으로 인해 크게 낙심했다. 고심 끝에 역발상으로 커피 생두를 이용한 와인을 만들기로 했다.

 

제주대학교 연구팀과 산학협력을 맺고 4년간의 연구 끝에 상용화에 드디어 성공했다    

 

커피의 첫 열매인 그린빈(green bean, 생두)에는 당분과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볶으면 이것이 변질된다. 볶은 콩(원두)에는 카페인이 많지만, 볶지 않은 커피콩(생두)에는 항산화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이를 자연 발효하여 커피와인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로 와인을 만든 건 세계 최초라 국내외에서 주목도 많이 받았고, 얼마 전에는 전통주 허가도 받았으며, 커피와인 제조기술 특허도 가지고 있다. 커피에는 신맛 쓴맛 단맛이 있는데 커피와인은 상큼한 신맛이 느껴진다. 체지방 분해효과가 있는 클로로젠산’(chlorogenic acid)이 그대로 살아 있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소문이 나서 젊은 여성들이 특히 좋아한다. 맑은 물처럼 투명한 커피와인은 상상할 수 없는 맛이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듯하다.

 

커피와인에 이어 커피코냑도 개발하셨는데?

 

와인을 즐기는 세대는 주로 ‘5060세대들인데 커피와인을 맛보고는 포도로 만든 와인과 맛이 다르니까 맛이 이상하다며 선호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커피와인을 증류하여 도수를 높인 코냑을 만들기로 했다. 오크(참나무), 오크맛이 나는 술을 코냑이라고 하는데 오크통에서 3년의 숙성과정을 거쳐야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술을 생산할 여력이 없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커피를 브랜딩 하여 커피 향과 맛을 내는 커피코냑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발상의 전환으로 탄생한 이 커피코냑은 2019년 대한민국 주류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맛과 향이 뛰어나 정말 인기가 많다. 커피색을 띤 코냑은 예상대로 중장년층이 즐겨 찾는다. 커피향이 살짝 스치는 커피코냑을 개발한 것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

 

평소에 와인을 선호하는 것 아닌가?

 

사람들은 내가 술을 좋아해서 와인과 코냑을 만드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 그런데 나는 술을 못 마신다. 스티브 잡스가 휴대폰을 만들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의 아이폰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처럼 술을 못 마시기 때문에 새로운 맛의 술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명품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테스트해 보고 고객이 좋아할 수 있는 술을 탄생시키려고 노력한 끝에 탄생한 커피와인과 커피코냑이다. 내 입맛에 맞는 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고객 입맛에 맞추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본다.

 

▲ 사람들은 내가 술을 좋아해서 와인과 코냑을 만드는 거 아니냐고 묻는다. 그런데 나는 술을 못 마신다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하고 계신데 ! 그 비결은?

 

삼성전자 이사(컴퓨터사업부)로 재직하던 40대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후 현대, LG, SK 등 국내 대기업에서 마케팅 교육을 담당하는 경영컨설턴트, 창조 아카데미 대표와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다. ‘총각네 야채가게’ ‘스티브 잡스처럼 생각하라’ ‘스타벅스 감성 마케팅70여 권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안정적으로 노후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2011년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있는 제주로 내려와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이러한 도전이 가능했던 것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늘 새로운 꿈을 꾸기 때문이다. 틀에 갇힌 생각만으로는 새로움을 창조할 수 없다.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어야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다.

 

삶의 후반전이 한층 더 기대된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전 세계 주류시장의 절반 이상을 소비하는 중국에 진출하는 것과 베트남에 공장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베트남에서는 제조허가도 이미 다 받아놓았다. 베트남은 커피를 많이 재배하기 때문에 커피와인을 생산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안정적으로 커피와인을 생산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의 꿈은 커피와인을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는 온라인 쇼핑몰, 제주공항이나 제주 특산품점, 서울의 대형백화점, 주류판매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세계 어디서나 커피와인이 판매될 수 있도록 계속하여 세계 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다.

 

김영한 대표가 운영하는 제주커피수목원은 커피 재배부터 로스팅 과정은 물론 커피와인등 응용제품 생산까지 체험할 수 있는 740평 규모의 이색 복합 공간이다. 1차 산업인 농수산업(커피 열매 생산)2차 산업인 제조업(커피 로스팅), 3차 산업인 서비스업(커피체험카페)이 복합된 산업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6차 산업 인증시설이다. 방문객들이 직접 커피와인을 제조해볼 수 있는 체험 공간과 함께 야외 공간에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밭담길을 활용한 노천카페도 조성되어 있어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찾아가면 좋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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