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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옥 칼럼>독도 종달새 할아버지 꿈
기사입력  2020/11/01 [00:48] 최종편집    송기옥 칼럼니스트

지운(遲雲)김철수(金綴洙1893-1986)

 

 

▲ 송기옥 칼럼니스트     

머리가 새 하얀 시골 노인이 새장에 종달새 몇 쌍을 소중이 싸 짊어지고서 울릉도에서 독도에 가는 배를 어렵게 탔다. 목적은 독도에 우리의 텃새인 종달새를 입식하여 독도가 일본놈의 땅이라는 것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란다.

 

이 같은 괴짜노인이 바로 지운(遲雲)김철수(金綴洙, 1893-1986). 그는 인촌 김성수와 와세다대학 동문이며, 상해 임정 시 이동휘 국무령 휘하에서 고려공산당 자금 관리 책으로 활동하다가 한 때는 남로당의 거두 박헌영과 뜻을 같이했는데 1947년 낙향하여 은둔생활을 하였다.

 

해방 전 이승만이 상해임시정부 독립자금 횡령 사건으로 곤경에 빠졌을 때 그 돈을 대신 변상해줬는데 해방 뒤 이승만이 대통령이 된 후 김구 같은 민족주의자와 좌익사상가를 모두 처단했는데, 남로당을 추종한 김철수만은 이승만이 건드리지 않았다고 한다.

 

김철수는 귀국하여 조선 공산당 조직 위원장직을 맡았다. 1930년 일본 경찰에 독립운동을 한 죄목으로 체포되어 징역 8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때의 변호사가 성씨개명을 끝까지 반대한 순창출신 초대대법원장인 가인 김병로였으며, 요즘 여야 정치주변을 맴도는 김종인이 가인의 친손자다.

 

김철수는 일제로부터 불온사상자로 연루되어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공주형무소에서 오랜 수감생활을 보냈다. 이때도 동서고금 수많은 독서와 수행을 하며 독립에 대한 열망을 다졌다.

 

해방이후 좌익과 우익의 관계를 개선하여 여운형과 함께 좌우합작 남북통일정부를 세우려고 노력을 하던 중 여운형이 암살당하자 정치에 환멸을 느낀 나머지 정계를 은퇴 하고 고향인 부안군 백산면 동진강을 배경으로 한 원천마을로 낙향했다.

 

그 후 그는 농사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며 살았는데 경찰의 감시 대상으로 반 구금 상태였다. 국가는 그가 타계한지 20년만인 2005년에 독립운동에 공이 큰 것을 인정하여 건국훈장을 추서했다.

 

김철수는 자유로운 사상과 철학을 터득한 자연주의자이며 훌륭한 서예가였다. 그의 집은 오래된 토담집으로 항상 지필묵이 마르지 않아 누가 가든지 휘호 한 점을 달라면 즉석에서 일필휘지로 원하는 글을 써주기도 했다

 

그에 대한 일화 한 토막으로 그가 백산면의 어느 이발소에서 이발사가 한 쪽 귀를 후비다가 그만 고막을 건드려 듣지 못하게 되어 이발사가 절절매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괜찮아 이놈의 몹쓸 세상소식 안 듣게 되어 좋구만...’ 그의 온화하고 폭넓은 성품에 감동을 받은 주민들로부터 큰 인물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그의 일점 후손으로는 딸 하나가 있었는데 몇 년 전에 그도 세상을 떠났다도산 안창호가 말하기를 인물이 없다고 한탄을 하지 말라, 인물은 국민과 그 지방 사람들이 키우는 것이다.

 

그런데 좀 큰 인물로 크려고 하면 온갖 권모술수와 중상모략으로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보수 극우 잔재들은 공산당 빨갱이 좌파라며 진보적인 사상을 가진 인물과 학자들을 깔아뭉개고 있는 게 사실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빚어진 30-40년의 세계 최장기 장기수를 낳은 부안읍의 신00씨는 가족이 있는 북한 땅으로 갔는데, 남아프리카의 장기수 만델라 흑인 대통령을 떠오르게 한다.

 

이제 나라사랑 독립운동을 하던 옛 어른들은 저 세상으로 가셨다. 그렇게 애타게 독립을 원했던 독립투사들! 그래도 반 토막 난 남한에서 부지런하면 누구나 잘살 수 있고 4.19의 피 흘림으로 민주주의 꽃도 피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독립정신으로 국가에 헌신하고 은둔 생활로 인생의 회한마저도 높은 품격으로 승화시킨 종달새 할아버지 지운 김철수! 독도에 종다리를 정착시켜 나라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봄이면 푸른 하늘을 힘차게 솟아오르며 지지배배 지지배배 아름다운 노래에 우리 귀 기울여보자.

 

그는 가고 없지만 종다리와 그의 영혼은 독도에서 오래래 노래 부르리라.지금 우리나라는 친일 청산을 못한 극우와 친일잔재가 아직도 우굴 거리고 있다. 나는 가끔 중국공산당의 아버지라 불리는 진독수(陳獨秀1879-1942)를 생각한다.

 

청년들이여! 진취적이어 라고 외쳤던 그는 조선의 3·1 만세운동을 성실하고 위대하고 비장하다고 평했다. 유럽에 아일랜드문제가 있다면 아시아에는 조선 문제가 있다.

 

두 민족의 자결운동의 정신은 충분히 발휘되었다. 동양과 서양에 둘도 없는 짝이다. 그런데 미국의 중의원은 아일랜드 독립을 돕는 결의안을 다수로 통과시켜서 아일랜드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 되었다.

 

그런데 조선은 어떻게 될지를 두고 봐야겠다(1919.3.16)’라고 진독수는 1세기 전에 조선의 완전독립을 회한의 눈으로 보았다. 또한 중국 5·4 운동을 촉발한 진독수의 글이 최근에 공개되었는데, 5·4 운동은 제1차 세계대전 후 일제가 중국 베이징 군벌 정부에 산둥반도를 조차해 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시민들이 들고 일어난 반제국주의·반봉건의 군벌 타도 투쟁이었다.

 

3·1 만세운동은 중국의 5·4 운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게 정설이다. 1919년 당시 베이징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던 진독수는 매주평론조선의 독립운동은 위대하고 성실하고 비장하다.

 

중국 인민들은 이에 대해 찬미, 애상, 흥분, 희망, 참괴 등 여러 감정을 가진다.”라며 조선의 3·1 만세운동의 영광스러움을 보며 더욱 우리 중국인들은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수치를 느끼게 된다고 역설했다.

 

보라 조선 운동을 보면 무기가 없다고 반항을 못하는 게 아니고 주의와 자격을 포기하는 게 아니다. 조선 인민에 비하면 우리는 부끄럽기 그지없다고 덧 붙였다.

 

이 같은 내용은 베이징 대학생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이들은 191954일 천안문 광장에 모여 선언문을 낭독하고 시위에 나섰다. 이날의 운동은 전국 주요 도시로 퍼져 나가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일본제국주의와 봉건주의에 맞서 군벌을 타도했다.

 

지운 김철수는 진독수와 같은 진취적인 인물이다. 아직도 19193.1정신을 이어받은 독립의 해가 아니라 1948년을 이승만 정부수립의 해로 고집하는 극우와 유물주의에 빠진 보수 기독교도와 친일잔재들은 진독수와 지운 김철수의 사상을 조금만 눈여겨보라. 이제 쾌쾌묵은 좌파니 빨갱이니 사회주의로 몰아 진보정부를 타도하는 낡은 이념에서 벗어나야 제대로 된 남북통일을 하게 되며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수가 있으리라.

 

일본은 역사왜곡을 하여 제2세대들에게 독도 뺏기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독재자 이승만이나 추종하는 낡아빠진 전근대적인 몽환에서 맴돌 것인가. 독도지킴이 종달새 할아버지의 꿈에 동참해보는 게 어떨까.

 


원본 기사 보기: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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