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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스포츠 외교의 혁신’
기사입력  2020/12/07 [20:17] 최종편집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2004년 아테네올림픽 양태영선수 편파판정 큰 아쉬움

 

반면교사경기시작 전 소청양식 필수구비 즉각 대응

 

국제심판 태부족, 언어에 능통한 인재 적극 지원해야

 

   

▲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체조 시상대 가운데가 억지 금메달리스트미국 선수 폴 햄과 억울한 은메달리스트 한국의 양태영 선수(오른쪽)  

 

아테네 올림픽 양태영 체조편파판정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기간 중 가장 안타까웠던 일은 체조의 양태영 선수 금메달 유감 사건이었다. 필자는 당시 자크 로게 IOC 위원장 특별 게스트 자격으로 초청받아 IOC 위원들 및 그들 가족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처음으로 한국 선수단과는 무관한 신분이었던 관계로 직접 개입은 불가능했다.

 

마침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개인적 친분이 두터웠던 구소련(러시아) 출신 유리 티토프(Yuri Titov) 전 국제체조연맹 회장(20여 년간 장기집권)과 만나 서울올림픽 당시 즐거웠던 회고담 등을 나눈 다음날 양태영 선수 사건이 터진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IOC 본부 호텔에 투숙하고 있던 필자와 티토프 전 회장은 조찬장에서 다시 조우했다.

 

티토프 전 회장은 필자에게 해줄 말이 있다며 조찬장 한쪽 구석으로 가서 양태영 선수의 금메달을 찾을 수 있으니, 내가 말해주는 방법을 시도해봐라.”고 하면서 현재 국제체조연맹(FIG) 규정에는 심판 판정 결과 번복 불가란 항목이 수년 전부터 삭제되어 있으니 얼마든지 번복이 가능하다.”고 전제하면서, “우선 IOCFIG를 국제적으로 흔들어 놔야 한다.

 

그러려면 내일 당사자인 미국의 폴 햄(Paul Hamm) 선수의 시합이 있으니 관중석에서 한국 측 응원단이 금메달을 돌려 달라(Return Gold Medal to Korea!)는 현수막을 들고 흔들어대면 전 세계 TV 및 취재 보도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되고, 그리하면 외신 기사로 다루어지게 될 것이다.

   

▲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함께    

 

그러면 IOCFIG는 아테네 올림픽의 공정성과 대회 개최의 성공을 위해 타협점을 찾게 될 것이므로, 양태영 선수 금메달 건에 힘을 받게 되어 금메달을 되돌려 받든지 추가 금메달을 받든지 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미국 비자 신청 시 문제점이 생길지 모르니 본인의 이름은 거명하지 말아달라고 필자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부탁했다.

 

필자는 KOC 관계자가 아닌 관계로 이러한 전략을 IOC 본부 호텔에서 만난 KOC 고위 임원을 통해 KOC 위원장 및 한국 선수단장에게 전달해 주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치는 시의적절하게 취해지지 않았다.

 

필자가 생각건대, 관중석에서 한국 응원단이 자발적으로 하는 평화적인 시위 행위는 KOC도 한국선수단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밑져야 본전이었는데,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순간의 선택이 영원을 좌우하는가 보다.

 

그 이후 내외신 기자들이 양태영 금메달 사건을 연일 앞 다투어 보도하고, 한국 내 여론도 네티즌을 중심으로 양태영 금메달 되찾기쪽으로 가열되자, 대책회의를 열고 값비싼 수임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영국인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고 스포츠 중재재판소에 정식으로 제소했다.

 

그러나 IOC 스포츠 중재재판소(Court of Arbitration for Sports)에 제소했던 양태영 선수 금메달 되찾기 소송은 결국 패소하고 말았다. 억울하지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리라.

 

다시는 이런 불상사 없어야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Locking the stable door after the horse is stolen)를 해야 한다. 그래야, 2021년에 열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 등 앞으로 국제 대회에서 제2, 3의 양태영이 나오지 않을 테니까.

 

그러면 향후 이러한 억울한 경우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처방은 뭐가 있고 어떻게 하면 될까? 필자는 다음과 같이 간단하고 쉬운 대비책을 제시하고 싶다. 유창한 영어나 불어도 필요 없다.

 

각 종목별 규정집을 보면 판정 결과가 틀렸다고 판단될 경우 소청(appeal)할 수 있는 규정과 함께 각 연맹별 영문 소청 양식이 별도로 구비되어 있고 회원국 연맹은 누구라도 이러한 영문 소청 양식 사본을 얼마든지 사전에 취득, 지참할 수 있다.

 

연맹마다 소청 양식이 약간씩 다르겠지만 소청 신청금(대개 20불미만)과 함께 소청 양식에 해당 종목과 해당 경기 참가 선수명, 코치명 및 서명, 그리고 날짜를 기입 필한 후 해당 종목 경기장에서 그냥 감독관에게 제출하면 된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2부씩 영어로 무조건 경기 시작 전에 해당 종목과 관련된 소청 양식을 사전 대비용으로 작성해 가지고 몸에 지니고 있다가 소청의 경우가 발생할 경우 미리 작성 준비된 소청 양식 1부를 그 자리에서 제출하고 나머지 1부에는 제출받은 감독관의 접수확인 서명 등을 받아 지참하고 있으면, 모든 소청 절차가 끝나게 되고 상응하는 결과를 떳떳하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양태영 선수의 경우도, 만일 이러한 사전 준비가 있었더라면, 손쉽고 당당하게 점수가 수정되고, 당연히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나간 일에 대하여 누구를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생산적이 아니다. 양태영 금메달 유감 사건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이러한 눈뜨고 코 베이는 억울한 사태는 유비무환 정신으로 철저히 대비해 나가자.

▲  4년 뒤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재회한 러시아 출신 유리 티토프 국제체조연맹 회장과 함께   

 

국제 심판양성, 그리고 해외진출 지원

 

40년 가까이 국내외 스포츠 계에 몸담고 현장을 경험해 본 결과 한국 스포츠 외교의 한 가지 아킬레스건은 국제 심판에 대한 지원 부족이다. 특히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경기에 내보낼 영어를 하는 국제 심판 수가 적다는 것이다.

 

 

종목 별 국제 심판들의 적재적소 스포츠외교가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올림픽에서 심판 판정 등에서 우리 국가대표선수들이 올림픽 메달 획득 직전 왕왕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불이익의 희생양이 되곤 하여온 이유들 중 하나다.

 

그러니 첫째로, 영어를 할 줄 아는 스포츠 인재들에게(혹은 재외 거주 경험이 있는 관심 동호인들에게) 심판 교육을 장려하는 방안과, 둘째로 현재 활동 중인 국내 심판진 중 국제 심판 자격증을 원하는 인재들에게 교육 지원 등 두 가지 안건을 제안한다.

 

프로필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 졸-외대동시통역대학원 수학 / 대한체육회 26년근무(국제사무차장, KOC위원 겸 KOC위원장 특보) 2008년 올림픽 후보도시 선정 한국 최초 IOC평가위원 /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국제사무총장 및 평창2018조직위원회 위원장 특보 / 몽골국립스포츠아카데미 명예박사학위 및 중국인민대학교 객좌교수(국내 다수 대학교 겸임교수) / 세계각국올림픽위원회 총 연합회(ANOC)스포츠외교 공로훈장 한국최초수상 및 부산 명예시민(78) / *저서: 총성 없는 전쟁 및 스포츠 외교론 등 7(영문판 1권포함) 책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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