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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비슷하나 색다른 대만에서의 공연”
<특별 연재> 박행주 ‘일곱번째 해외공연’(18)
기사입력  2020/12/14 [23:41] 최종편집    박행주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어린이 축제중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

 

▲  박행주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대만은 국민의 98%가 중국에서 건너온 한족이기 때문에 중국의 문화와 풍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나라이다. 한편 2차대전 당시 일본의 병참기지 역할을 하였던 곳이어서인지 일본을 닮은 문화도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128월에 참가하게 된 대만공연은 2011년도에 참가를 하려고 준비하던 도중 이탈리아-오스트리아 공연에 참가하게 되면서 추진하지 못했던 공연이었다. 하지만 세계 어린이 축제 중 규모가 가장 큰 행사였고 거리도 가까운 나라였기 때문에 신속하게 절차를 밟아서 참가하게 되었다.

 

대만공연은 대만 북동부에 위치한 일란(Yi-ran)시에서 매년 개최되는 행사였다. 2010년에 참가했던 터키 공연이 일주일 동안 1,000명의 해외 공연단이 행사를 했던 큰 행사였던 반면, 대만행사는 45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해외의 수많은 공연단이 참여하는 국제어린이민속음악축제였다

 

세계 여러 나라의 많은 팀들이 참가신청을 하면 팀별 공연영상을 심사하여 통과된 팀들이 참가를 했다. 행사기간 중 시설이나 대우가 좋았고 내실 있게 운영되었기 때문에 대만공연에 참가했던 팀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그래서 참가했던 단체들이 이후로도 몇 차례씩 다시 참가를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인지도도 매우 높은 국제행사이기도 했다.

 

▲ 대만공연도중 한국협력팀인 '대사'들과 함께 한 장면.(대만행사는 45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해외의 수많은 공연단이 참여하는 국제어린이민속음악축제였다)    

 

대만공연은 규모가 큰 행사였고 조직위원회에서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철저히 준비를 하기 때문에 공연개최를 기준으로 참가하기 1년 전까지 신청을 해야 했다. 그래서 우리 팀은 전년도에 이탈리아-오스트리아 공연 후 귀국해서 며칠 되지 않아 학부모님들의 동의를 받아 곧바로 참가 결정을 내렸다.

 

참가자는 풍물부 24(중학생 3명 포함), 학부모 3, 교사(필자) 1명으로 총 28명이 참가하였다. 준비하였던 작품은 모둠북, 사물놀이, 판굿이었다. 학부모(스텝)중에는 딸이 학교의 풍물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대만공연에 참가하게 되어 함께 동행한 동료교사도 있었다.

 

대부분은 1,2회 정도 이미 해외공연을 다녀온 단원들이어서 연습이나 실제 공연참가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원활한 진행을 할 수 있었다. 그중에 한 단원은 6개국째 공연을 참가하는 단원도 있었다.

 

▲ 야외수영장에서 물놀이를 마친 후 공연복을 입고 이동하기 직전의 모습(대부분은 1,2회 정도 이미 해외공연을 다녀온 단원들이어서 연습이나 실제 공연참가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원활한 진행을 할 수 있었다.    

 

대만인들이 제일 선호일란(Yi-ran)시 공연

 

일란(Yi-ran)이라는 도시는 대만의 북동부에 위치한 도시로 수도인 타이페이와는 달리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대만사람들이 은퇴 후 살고 싶은 도시 1위로 선정될 만큼 살기가 좋은 지역이었다.

 

이 도시에서는 1990년대부터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국제어린이행사를 개최하여 왔으나 최근 7년 동안은 여러 사정으로 인하여 행사를 하지 못하다가 2011년도부터 다시 행사를 추진해 왔다.

 

풍물단은 보통 해외공연을 추진할 때에는 공연이 끝난 다음에 2,3일정도 문화탐방을 해왔다. 하지만 대만공연은 항공 일정이 잘 맞지 않아서 출발하는 날 오후부터 12일동안 문화탐방을 먼저 하고 행사에 참여하였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01타워, 근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는 충렬사, 도교사원, 야시장, 세계 4대 박물관인 고궁박물관’, 중정기념관 등을 탐방하였다. 특히 전시중이거나 전시 대기 중인 유물만 70만점에 달하는 고궁박물관은 인산인해를 이룰 만큼 박물관의 규모가 압도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12일의 문화탐방을 마치고 일란시로 이동하여 일란대학교 기숙사로 향하였다. 일란대학교는 그 지역에서 지명도 있는 국립대학이었고, 우리가 도착할 때에는 이미 많은 국가의 공연단체들이 공연에 참여하면서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2층 침대가 있는 대학기숙사에 41실로 배정받고 공연을 위한 준비를 하였다.

 

▲ 일란대학 기숙사 모습(일란대학은 그 지역에서 지명도 있는 국립대학이었다)

 

태풍으로 초반에 순조롭지 못했지만

 

하지만 해외공연에는 가끔씩 전혀 예상치 않은 일들이 발생하곤 했고 대만공연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마침 그때 대만 근처를 지나가던 태풍의 중심이 행사 장소를 지나면서 많은 양의 비바람을 뿌려 곳곳이 침수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한국팀이 도착한 날 밤부터 이틀 동안 1,780mm라는 기록적인 강우량을 기록하였고 기숙사 건물 옆 큰 나무가 뿌리째 뽑혀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행사조직위원회에서 이 기간동안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틀째 날 오후에는 비가 모두 그쳐서 대학 안의 넓은 잔디밭에서 달리기, 게임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외의 시간에는 주최측으로부터 연습공간을 제공받아 자체 연습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며 지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리가 대만문화체험을 하기 위해 하루 먼저 출발하지 않았더라면 2~3일 정도는 비행기 착륙이 불가능하여 입국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하루 먼저 출발했던 것이 전화위복이었던 셈이다.

 

행사 중에는 하루 세 끼 식사와 한 차례의 간식을 제공 받았다. 식사는 기숙사 안에 있는 식당에서 40~50여 가지가 넘는 음식이 마련된 뷔페식단이 제공되어 단원들은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음식도 우리가 익숙치 않은 향이 느껴지는 중국음식과는 달리 대부분 입맛에 잘 맞아서 단원들도 서너 번씩 가져다 먹는 경우가 많았다.

 

공연의 주요 무대는 물놀이 테마파크인 친수공원이라는 곳 한쪽에 마련된 야외무대였다. 야외이기는 하지만 무대와 객석 윗부분 전체가 지붕이 있어서 아주 큰 비가 아니라면 문제없이 공연이 가능한 곳이었다.

 

▲ 친수공원 야외무대에서 모둠북 공연을 하는 모습(공연의 주요 무대는 물놀이 테마파크인  '친수공원'이라는 곳 한쪽에 마련된 야외무대였다)  

 

한국팀을 감동시킨 대만 대사들의 활동

 

대만공연에서의 특별한 기억 중의 하나는 대사라고 하는 대만협력팀들이었다. 이들은 현직교사 2명을 포함한 대만 초,,고등 학생과 대학생 등 총 25명 정도로 구성된 팀이었다. 대사들은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간단한 축하공연에 이어 단원들의 목에 한 명씩 꽃다발을 걸어주었고 대만의 전통모자와 몇 가지 선물도 증정했다.

 

뿐만 아니라 매 공연때마다 한국팀을 응원하는 현수막을 들고 와서 아낌없이 박수갈채를 보내주기도 했고 체험활동이나 물놀이를 할 때 함께 동행하기도 했다. 공연 초반에는 대학 강당에서 모여서 다양한 게임을 함께 하며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었다.

 

한국팀은 공연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친수공원에서 마음껏 물놀이를 하기도 하였고, 별도의 야외풀장에 가서 신나게 물놀이 하는 시간도 가졌다. 어떤 날은 대사들과 5,6명씩 짝을 이루어서 야시장 탐방을 하며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체험하였다.

 

▲ 친수공원에서 오후공연이 끝난 다음 저녁까지 신나게 물놀이를 하는 모습(한국팀은 공연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친수공원에서 마음껏 물놀이를 하기도 하였다)

 

주최측에서 틈틈이 제공하는 문화체험활동도 단원들에게 호응이 좋았던 시간이었다. 대만의 전통 나무공예로 유명한 동네에 가서 나막신 열쇠고리도 만들고 전통 나막신 댄스를 배우고 나서는 나막신 신고 함께 참여하는 유쾌한 게임 시간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민속촌이나 인사동을 합해놓은 것 같은 전통예술센터를 견학하기도 하였다. 수 백명의 장인들이 각자 만든 작품들을 전시, 판매하고 옛날 가옥들도 옮겨놓은 곳이었는데 다양한 공연도 했기 때문에 매우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나무공예단지를 방문했던 날은 대만 전통음식 10여 가지가 나오는 풀코스 현지식을 점심으로 먹고 세계에서 하나뿐이라고 하는 냉천(冷泉, 시원한 온천)관광지에 가서 발을 담그며 족욕을 하기도 하였다.

 

그날 저녁에는 당시 공연에 참여했던 23개국의 공연단과 자원봉사자들을 포함하여 1,0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인 파티가 있었다. 시장의 축사에 이어 저녁식사를 마친 후 환영파티가 시작되었고 각 나라의 공연단들이 어우러져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관객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던 판굿공연

 

한국팀의 공연에서는 모둠북과 판굿연주가 인기가 많았다. 특히 상모를 돌리면서 악기를 치며 대형을 변화시키고 상모놀이, 설장구, 버나놀이, 12발 상모 등 다양한 개인놀이가 삽입된 판굿에 대한 반응은 무척 뜨거웠다. 이탈리아-오스트리아 공연 이후 집중적으로 연습하였던 판굿작품이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받으니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 판굿공연도중 무동을 타며 12발 상모를 돌리는 모습 (상모를 돌리면서 악기를 치며 대형을 변화시키고 상모놀이, 설장구, 버나놀이, 12발 상모 등 다양한 개인놀이가 삽입된 판굿에 대한 반응은 무척 뜨거웠다)   

 

일정이 끝나기 2일전 저녁에는 한국의 밤행사가 있었다. 저녁식사를 할 때 원래 준비된 식사에다가 그 나라의 음식 몇 가지를 추가하고 다른 나라 공연단을 대상으로 공연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동행했던 어머님들은 정성껏 잡채와 비빔밥 등을 준비하였고 식사시간 이후에는 판굿, 사물놀이, 모둠북공연을 하였다. 공연을 마친 후에는 다른 나라 공연단에게 우리 악기를 가르쳐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가르치는 단원이나 배우는 공연자들이 매우 흥겹게 시간을 보내며 교류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 한국인의 밤 공연 후 폴란드팀 공연단원들에게 모둠북을 가르쳐 주는 모습(공연을 마친 후에는 다른 나라 공연단에게 우리 악기를 가르쳐주는 시간이 있었다.)    

 

행사 마치기 하루 전날에는 일란시 안에 있는 장위(壯圍)중학교에 방문하였다. 학교에 도착하자 교장선생님의 환영사에 이어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중학교 관현악단이 축하연주를 해주었다.

 

모두 전통악기로 구성된 악단이었고 안정적이면서 실력 있는 연주력을 보여주었다. 이후 우리팀의 사물놀이 연주와 판굿의 개인놀이를 선보였다. 중학교의 뛰어난 관현악단 연주를 봐서인지 단원들은 더욱 열심히 연주를 하였던 기억이 난다.

 

연주를 마친 이후에는 필자가 우리의 전통악기에 대해 설명을 하는 시간이 갖게 되었다. 악기를 간단히 시연하며 소리와 연주법을 소개하였는데 학생들은 특히 양손으로 치는 장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이어지는 순서는 그곳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의 전통악기를 가르쳐주는 시간이었다. 배우는 학생들이 매우 흥미롭게 악기를 익혔고 가르치는 단원들도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그들에게 성심성의껏 열심히 가르쳐 주었다. 참여한 학생들에게 장구열쇠고리를 선물로 주었더니 너무 좋아하기도 했다.

 

▲ 공연이 끝나고 대만중학생들에게 사물놀이 악기를 가르쳐 주는 모습(배우는 학생들이 매우 흥미롭게 악기를 익혔고 가르치는 단원들도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그들에게 성심성의껏 열심히 가르쳐 주었다)   

 

중학교 방문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 점심식사를 마친 후 공연장으로 이동했는데 비가 와서 좀 고생을 했지만 무사히 마지막 공연을 마쳤다. 공연이 끝나고는 대사들과 무대를 배경으로 한 마지막 추억의 사진을 촬영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저녁에는 참가했던 공연단들이 대학 강당에 모두 모여서 각종 게임을 하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대만에서의 아쉬운 마지막 밤을 보냈다.

 

행사 마지막 날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짐정리를 한 다음 행사조직위관계자, ‘대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버스에 탑승하였다. 공항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자원봉사자 20여명이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하며 공항까지 따라와서 악기와 짐을 운반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 버스탑승 전 조직위관계자, 대사들과 함께 촬영한 모습(행사 마지막 날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짐정리를 한 다음 행사조직위관계자, ‘대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버스에 탑승하였다.)    

 

며칠 동안 정들었다가 함께 마지막 사진촬영을 하고 출국장으로 이동하게 되자 양쪽 모두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도 많았다. 먼 타국에서 우리에게 친절하게 도와주고 곁에 함께 했던 자원봉사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귀국길에 오르게 되었다.

 

 

다양한 사연이 많았던 참가팀들

 

대만공연은 23개국 팀들이 참가하는 만큼 여러 가지 사연들도 많았다. 대만을 대표하는 공연단은 고산지역에 살고 있는 원주민 공연단이었다. 다소 원시적인 복장을 하고 원주민 전통춤을 추는 작품을 선보였는데 연주내용과 기량면에서 매우 뛰어났다.

 

▲  대만 원주민 공연단의 연주 모습과 친수공원 야외무대(다소 원시적인 복장을 하고 원주민 전통춤을 추는 작품을 선보였는데 내용과 기량면에서 매우 뛰어났다.)

 

원주민팀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니 단원들이 열심히 준비했고 기량도 좋아서 해외에도 소개를 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국내에서 공연할 수밖에 없어서 아쉬워하며 다른 국가의 참가팀들을 부러워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케냐공연단과 같은 경우는 전문음악가들이 학교에 다니기 어려운 어린이들을 모아서 합숙을 시키면서 다양한 기예를 가르쳐 매우 높은 수준의 공연을 연출하였다. 한번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공연 전체 기간 동안(45) 참가를 하고 있었다. 또한 항공료를 아끼기 위해 보통 항공기를 두 번 이용하면 되는 것을 네 번을 갈아타며 48시간이나 걸려 대만공연에 참가하였던 사연도 알게 되었다.

 

이에 비해 태국이나 필리핀공연단은 귀족 출신들이 다니는 사립학교에서 선발된 청소년들이 참가하였다. 다양한 국가별 팀이 참가했던 만큼 팀별로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만공연에 참가한 한국팀 단원들도 케냐와 같이 어렵게 참가한 나라들의 사정을 알고는 안타까워 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해외공연에 참가하게 해주신 부모님들께 특별히 감사하는 마음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프로필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 서울교대 졸. 중앙대 대학원 박사

*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외래교수

* IOV(UNESCO NGO)이사

* 2016 올해의 스승상 수상

* 이메일 apron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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