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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손경순 ‘노예를 위한 우화’(3회)
“인간 이솝! 우화를 싣고 사막을 걷다”
기사입력  2021/01/19 [21:08] 최종편집    작가 손경순

 

▲  작가 손경순

 

 

노예를 위한 우화

 

그늘에서 쉬던 노예들이 일어나 길 떠날 준비를 하였다. 노예들은 자기 보따리 외에 단체생활에 필요한 짐을 하나씩 더 들어야 했다.

그때, 가장 나이 많은 노예가 이솝에게 짐을 먼저 고르라고 했다.

어이 두발 낙타! 자네가 불쌍해서 우리가 양보하겠네.”

저는 동정은 거부하겠습니다. 그러나 여러분께서 고마운 배려를 베푸신다면, 제가 먼저 고르겠습니다.”

이솝은 나이든 노예가 놀라서 말렸지만, 굳이 가장 크고 무거워 보이는 빵광주리를 선택하여 자기가 들겠다고 고집했다.

 

노예상인은 순례자처럼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옮겨 다니며 노예를 사서 모았다.

하루하루 끼니때마다 빵은 줄어들었다. 일주일이 지나 그들의 목적지인 사모스에 도착할 때쯤 이솝의 빵광주리는 거의 비어있었다.

 

여행 중에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노예들의 출신 성분과 살아온 삶의 모습은 기구하고 다양했다. 고향도 달랐다. 어려서부터 노예생활을 한 사람도 있지만, 전쟁 통에 노예로 전락하거나 지주들의 횡포와 빚 때문에 노예가 되기도 했다. 전문 교육을 받은 귀족 출신의 노예들도 섞여 있었다. 이런 지식 전문가들은 노예시장에서 비싼 값에 거래되었다.

 

노예상인은 오랜 경험으로 상품의 가치를 알리거나 흥정의 비법 등을 잘 알고 있었다.

유능한 노예상인의 고민은 자기의 상품인 노예들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좋은 값을 받는 것이었다. 특히 이솝의 노예상인은 자신의 상품인 노예들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잘 관리하였다. 아픈 노예들은 치료해주고, 즐거운 마음을 유지해주려고 노력했다.

 

이솝은 노예상인을 도와서 노예들의 출신과 신체적 특징, 장점, 상품 가치 등을 정리해주었다. 노예들의 자존심은 가격에 달려있기 때문에 자기가 좋은 값으로 팔리기를 기대했다.

노예상인은 학문이 높은 언어학자와 젊고 잘생긴 가수가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인과 이솝은 노예들의 몸값을 잘 받기 위한 판매 전략을 세웠다.

상인은 노예에게 자기 자신을 멋지게 자기소개를 잘하는 말하기도 반복해서 연습시켰다.

언어학자가 이솝에게 물었다.

우리가 비싸게 팔리면 주인이 네게 돈을 좀 나누어 주는가? 왜 우리에게 잘해주는가?” “아닙니다. 제 얘기를 좀 들어주세요.”

이솝은 자기가 도움을 받아 은혜를 갚으려 한다고 말했다.

 

▲ 일주일이 지나 그들의 목적지인 사모스에 도착할 때쯤 이솝의 빵광주리는 거의 비어있었다.

하나의 선행은 또 하나의 선행으로 보답받습니다. 비둘기가 작은 개미를 구해주었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개미가 은혜를 갚는 것처럼, 두 분은 먼저 저에게 선행을 베풀어주셨습니다. 주인님은 사지 않아도 그만인 저를 돈을 내고 사주어서 저를 죽음에서 구해주었습니다. 언어학자님은 말씀으로 저를 위로하고, 살아갈 용기를 주어서 내 입을 열어주었습니다. 제가 도와 드리는 이 일이 두 분께 큰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우화1 <개미와 비둘기>

 

옛날에 개미와 비둘기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더운 여름날이었습니다.

개미는 목이 말라서 갈증을 풀려고 샘터 곁으로 갔는데

그만 모래가 미끄러워서 샘물로 굴러떨어져 익사하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옆의 나무에 앉아있던 비둘기가 개미의 위험함을 보았습니다.

비둘기는 나뭇잎 하나를 따서 그것을 개미 앞에 떨어뜨려 주었습니다.

개미는 그 나뭇잎 위에 올라타고 무사히 기슭에 닿았습니다.

그 기슭에는 새 잡는 사나이가 비둘기를 노려보며 그물 펼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개미는 그 사나이가 비둘기를 잡으려는 것을 알고 사나이의 발을 깨물었습니다.

그물을 던지려던 사나이는 놀라서 펄쩍 뛰며 그물을 떨어뜨렸습니다.

그물 떨어지는 소리에 비둘기는 위험을 깨닫고 무사히 날아갔습니다.

 

여행길은 멀었지만, 노예들은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서 이솝의 생각과 입을 열게 하였다.

입이 터진 이솝은 노예로서 짬짬이 자기를 관리하는 방법을 우화로 비유하여 말해주었다.

 

우화2 <늙은 사자와 여우 1>

 

옛날에 늙은 사자와 여우가 살았습니다.

늙어서 사냥할 수 없게 된 한 사자가 꾀병으로 짐승들에게 문병을 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사자는 병든 척 동굴 속 침상에 누웠다가 문병 온 짐승이 가까이 오면 잡아먹곤 하였습니다.

문병 온 여우가 이 꾐수를 알아냈습니다.

그래서 멀찌감치 선 채 사자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사자님, 안녕하세요. 얼른 잘 치료받으시고 쾌유하시기를 바랍니다!”

내 상태가 별로 좋지가 않아. 문병을 왔는데 왜 안으로 들어오지 않지?”

저도 들어가고 싶어요.

그런데 들어간 발자국은 있는데, 나온 발자국이 없어서 못 들어갑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사려 깊은 사람은 증거를 보고 위험을 예견하여 미리 피하거나 대비를 합니다.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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