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분이 우울하면 걸어라
“기분이 우울하면 걸어라. 그래도 여전히 우울하면 다시 걸어라.”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이다.
매일 5Km 걷기를 한지 어느새 5년이 넘었다. 10여 년 전부터 간간이 걷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매일 걸으며 얻은 게 참 많다. 우울할 때 산책하면 기분도 순화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른다. 건강검진에서 호평을 들은 것도 걷기 덕분인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성인병이 찾아온다. 반갑지 않지만 고질병과 친구처럼 지내야만 한다. 평소 걷기로 아직 성인병 없이 지내는 점에 감사하다. 걷기로 병과 거리를 둔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걷기 습관이 몸에 배자 몸이 걷기를 종용함을 느낀다.
천연 면역제인 걷기는 언제부터 길러져야 할까. 어려서부터다. 직립보행을 시작한 인류는 걸어야만 했다. 김영하 작가는 <여행의 이유>에서 인간을 “호모 비아토르”라 했다. 호모 비아토르는 여행하는 인간, 걷는 인간을 일컫는다. 건강의 기본은 걷기에서 온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현대인은 걸을 새가 별로 없다. 집 앞에서 차를 타 등교나 출근을 하고 의자에 앉아 하루 종일 보낸다. 부족한 운동과 스트레스가 허약한 체질과 건강하지 못한 정신을 양산한다. 안타깝게도 요즘 소아 정신과를 방문하는 아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신체는 과거보다 커졌지만 저질체력으로 속빈 강정과 같다고나 할까. 문명의 이기로 어느 순간부터 인간은 걷기를 줄였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과거 중고교 다닐 때 걷기는 보편적이었다. 도선 통학생으로 왕복 40여 분 배타는 시간을 포함해 하루 2시간 정도 등하교 시간에 할애했다. 뜻하지 않게 학교의 위치가 고지대에 있었다.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가파른 길을 따라 30여 개 계단을 올라야 비로소 학교 운동장이 나왔다. 또 교실까지는 7층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다. 돌이켜보니 중고교 시절 6년 동안 등산을 한 셈이다. 헉헉대며 걷던 당시는 힘들었지만 별도의 운동도 필요 없이 등하교만으로도 건강의 기초를 쌓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몸을 활발히 움직여 걷거나 마라톤을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뇌가 좋아진다. 일본 세이시 유치원의 아이들이 맨발 달리기를 하는 것도 암기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때문에 걷기나 달리기가 아이들의 목표의식을 자극할 수 있는 하나의 교육과정이다.
걷기와 달리기가 신체 발달뿐만 아니라 창의성 향상 및 뇌 증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를 적용한 사례로 조혜경의 <기적의 유치원>을 TV에서도 방영했다. 건강 지수를 높이려면 걷기가 필수다. 걷기는 장비나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 의지와 꾸준함이 관건이다
의지와 꾸준함이 관건이다. 걷기만 해도 각종 질병의 90%가 사라진다니 그것만큼 효율이 좋은 게 있을까? 걸으면 엔돌핀이 생겨 기분도 좋아지고 자연 속에서 위안도 얻고 정서 순화에도 좋다.
처음엔 걷기가 힘들고 별재미도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걷다 뛰다를 반복하게 되었고 이제 절반 정도 뛰어도 별 무리가 없게 되었다. 운동도 임계점이 지나면 퀀텀으로 증폭됨을 느낀다.
운동만이랴, 모든 게 다 그럴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읽기, 글쓰기도 처음에 힘들지만 반복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역량이 늘어남을 알 수 있다. 꾸준함은 그 무엇보다 강하다.
꾸준함과 인내로 자기 분야를 갈고 닦는 저력을 길러야 한다. 특히 걷기 브랜드 마크가 내 몸에 장착된다면 건강이 유지되고 자신감도 흘러넘친다. 첫술에 배부르랴! 쉼 없는 연마만이 그 길을 가는 으뜸자가 될 것이다. 그렇게 형성된 자기만의 노하우와 저력은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인생 최고 건강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인간은 역동적이다. 에너지를 발산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편리함을 내세우며 몸을 감옥살이시킨다. 어쩜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세상인지도 모르겠다. 요즘 ‘3060 트레킹 클럽’에서 회원들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서울 경기 지역 둘레길을 걷는다. 길게는 13Km 장거리를 걷는다.
또 하나 DMZ 생명 평화대장정 트레킹을 2021년 11월 13일부터 시작해 3년 여에 걸쳐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금 진행 중인 DMZ 대장정는 22차로 경기도 순례가 끝나고 강원도로 진입해 천해의 청정 지역을 걷고 있다. 대한민국 4개 트레일을 동시에 걷는 셈이다. 단거리와 중장거리 걷기를 통해 건강 희망가를 부르다니 축복이다.
직립보행을 시작한 인류는 걸어야만 했다. 매년 9월 22일은 세계 차 없는 날이다. “도심에서는 자가용을 타지 말자(In Town Without My Car !)”라는 구호로 1997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시민운동이다. 교통량 감축과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하며 전 세계 40여 개국 2,020여 개 도시에서 매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가까운 곳이라면 걸어서 출근하고 등교하자는 캠페인이다. 환경도 살리고 건강도 챙기며 정서 함양에도 좋은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기회다. 게다가 걷기를 한 사람의 정서 지능과 뇌 기능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발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 도시에서의 걷기 실험 결과, 걸은 사람이 건강과 소득 모두 높았다. 이를 보더라도 건강과 부는 직결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으로 사회적 비용도 줄이고 더욱 활기차게 경제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걷기를 통해 심신이 건강해지면 사회적으로도 병원을 찾는 이가 적어지고 건강 사회에 일조하는 게 아닐까. 천연 면역제 걷기로 얻을 수 있는 게 많은 걸 새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