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마애여래삼존불’에는 어떠한 사연들이?
석조기술 최고봉 박사들의 묵직한 권력향방
조부의 뜻을 받든 마루의 ‘애틋한 형설지공’
● ‘서산 마애삼존불’ 1천500여 년의 기시감
충청남도 서산시 가야산 용현계곡 입구 왼쪽 층암절벽에 새겨진 ‘마애여래삼존불’은 국내 마애불 중 가장 오래되고 조각미가 걸출하다. 마애불(磨崖佛)은 노출된 바위 면에 조각된 불상을 말한다.
1958년 발견됐고, 4년만인 1962년 국보로 지정됐다. 삼존불은 가운데 여래입상, 오른쪽 보살입상, 왼쪽 반가사유상으로 추정되는 세 보살상으로 구성돼 있다.
여래입상이 현재를 상징하는 석가, 반가사유상이 미래 부처인 미륵, 오른쪽 입상이 과거불인 제화갈라보살을 표현한 것으로 추측된다.
보는 이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는 마애여래삼존상’의 미소가 신비로운 것은 빛의 방향,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미소가 다르게 보이고 표정이 바뀐다는 것이다. 조각 연대는 백제 후기로 추산된다.
반가사유상의 코, 팔이 조금 부서진 것을 빼면 삼존불은 거의 훼손되지 않았다. 몸체와 배경 면의 조각선은 뚜렷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불상이 지나온 1천500여 년의 시간을 고려하면 보존 상태는 경이롭다.
그동안 우리나라 역사를 소재로 많은 작품을 써 온 작가는 언젠가 고향을 배경으로 백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꿈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다가 ‘서산 마애삼존불’을 떠올렸다. 작가는 이 온화한 불상을 누가 만들었을까, 왜 만들었을까, 애정 어린 관심을 한 해 두 해 켜켜이 쌓아 가며 백제의 석공 소년 ‘아사다루’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렸다.
누구보다 훤히 알고 있는 고향의 지리를 배경으로 삼고자 충청남도 서산시의 팔봉산, 가야산의 지형들과 보원사를 꼼꼼하게 답사하고 위덕왕 시대에 있었던 일들을 조사했다. 그리고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덧붙이며 오래도록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단단한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 서산시 가야산 용현계곡 입구 왼쪽 층암절벽에 새겨진 ‘마애여래삼존불’소스<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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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사실과 상상이 ‘융합된 산물’
다루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다루의 할아버지는 빼어난 솜씨를 가진 석공이었지요. 할아버지를 꼭 닮은 다루는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돌 다듬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마냥 즐거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태자 저하의 명으로 대왕마마의 왕릉 공사를 맡기 위해 사비로 떠나게 됩니다. 모두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기뻐하였지요. 그러나 기쁨도 잠시, 다루는 할아버지가 왕릉 공사장에서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비통한 소식을 듣게 됩니다. 할아버지의 죽음에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있음을 직감한 다루는 감춰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석공 시험을 치르고 사비에 머무르게 됩니다.
그리고 감당하기 어려운 진실과 맞닥뜨린 다루, 과연 다루는 할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힐 수 있을까요? 상처 입고 절망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가는 담대한 석공 소년, 아사다루의 이야기를 만나 봅니다.
■ 저자 문영숙(출판 현암주니어)은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민족의 역사 이야기를 많이 썼다. 그동안 장편 동화 『무덤 속의 그림』, 『궁녀 학이』, 『벽란도의 비밀청자』, 『아기가 된 할아버지』,『개성 빵』 등을 썼고, 청소년 소설로 『에네껜 아이들』,『검은 바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꽃제비, 영대』, 『독립운동가 최재형』,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 『안중근의 마지막 유언』, 『사건과 인물로 본 임시정부 100년』, 『나의 할아버지, 인민군 소년병』, 그림책으로 『종이 신발』, 『박꽃이 피었습니다』, 『독립운동가의 어머니, 조마리아』, 『매화꽃 편지』, 자전 에세이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등을 썼다. 지금도 여전히 글을 쓰면서 ‘독립운동가 최재형 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 그린이 김태현
추계예술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고, 1998년 한국출판미술대전에서 금상을 받았다. 그린 책으로는 『찬란했던 700년 역사 고구려』, 『저승 차사 강림이』,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개가 된 범』,『바람을 품은 집, 장경판전』, 『아차산이 들려주는 이야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