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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명 칼럼> ‘건널목 도우미’
“믿는 마음과 맡기는 마음이 온전하게”
기사입력  2021/05/03 [00:36] 최종편집    이춘명 칼럼니스트

정문 가까이에는 좁은 사거리다.

 

▲  이춘명 칼럼니스트

아침 830분이면 학교 정문 좌 우, 후문 좌 우 건널목에 노란 조끼 입은 도우미가 양쪽에 서 있다. 신호등에 따라 사람을 막고 자동차를 막는다. 8차선 큰길가 건너편에서 오는 초등 학생과 유치원생들을 위해 30분 동안 안전을 위해 일한다.

 

정문 가까이에는 좁은 사거리다. 일반 통행으로 나가는 출근 승용차와 나머지 진입하려는 차들로 늘 복잡하다. 일찍부터 막히는 덤프트럭 사이를 곡예하듯 피해 가야 한다. 지각하지 않으려는 아이들은 도우미의 깃발을 보고 건너간다.

 

학교에서 교통질서를 배우고 익혀도 우선 멈춤이 잘 안 되는 유아들도 많다. 양쪽을 살피고 천천히 같이 걸어가지만 불쑥 나오는 오토바이에 뜨끔 하는 경우가 흔하다. 어른들이 더 놀라는 상황이 많다.

 

얼마나 위급하고 위험한 순간인지 아이들은 금방 느끼지 못한다. 아차 하는 일에 어제와 오늘이뒤집힐지 아는 고학년들도 행동을 먼저 하게 된다. 규칙대로 가도 편하지 않을 수도 있다.

 

깃발의 신호 따라 지나가고 기다리라고 경고하는 아침의 노력은 850분 교실로 들여보내려는 부모의 속마음을 늦추게 해준다. 꼭 필요하고 고마운 손길이다. 아동 보호 구역의 안전거리를지키지 않는 드문 차량의 변명과 이유를 건널목 도우미들이 잘 막아주고 있다.

 

보호자 없이 등교하는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보거나 친구와 이야기하며 가면 위험하다. 누구를 부르고 뒤돌아보는 사이에 혹시나, 만약에, 행여 하는 어떤 상활을 미연에 방지하는 도우미는 학부모가 순번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는 거의 없고 어미니들도 적은 숫자이다.

 

할아버지가 몇몇 보이고 대부분 할머니다. 혼자 걸어 다니기도 힘든 나의 할머니가 파란불과 빨간불을 보고 깃발을 올리고 내린다. 대체 인원으로 나왔다.

 

시간제로 일하고 또 다른 곳으로가기도 한다. 맡은 일을 끝내고 가는 뒷모습에 학부모의 의무를 대신 한다는 보람이 있다. 노인일자리의 한 부분이고 직장인이나 맞벌이 부부에게도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도와준다.

 

위험 수위가 아슬아슬 하다.

 

단독 주택 단지였던 곳이 지금 구석구석 공사 중이다. 공동 주택과 문화, 체육 부대시설과 청년, 노인들의 거주지로 바뀌고 있다. 매일 포클레인 소리로 낮 시간이 시끄럽다. 나무가 있고마당이 넓고 대문이 커다란 집들이 이틀이면 흙과 돌과 철근으로 남는다.

 

부수고 퍼내고 나르는울림과 먼지로 동네가 들썩거린다. 이쪽 골목에 공사가 끝나서 새로운 입주자가 사다리차로 짐을 옮기면 저쪽 골목에서 땅을 뚫고 레미콘이 들락날락한다. 공사하는 양쪽으로 통행을 막고 오고 가는 차들의 거리를 돌리게 한다.

 

일하는 인부들의 얼굴은 자주 바뀌지만 동네 일부분이 되고 있다. 모든 소리와 모든 불편과 거슬림을 묵묵히 바라보고 참는 주민은 그렇게 만들어진 집에 사는 이주민이거나 아직 남아있는 예전 집에 살면서 변화를 보는 거주민이다.

 

학교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사람과 건너편 대규모 단지로 정착한 사람들로 골목은 늘 꽉차 있다. 경전철 공사로 방을 옮긴 사람과 각각의 사연과 이유와 형편이 다른 얼굴들이 떠나고 들어오는동네이다.

 

더 적극적으로 더 단호하고 강한 깃발의 힘과 권한을 바란다    

집집마다 아이들은 구석구석 다칠 수 있고 부딪칠 수 있는 각도에 아침마다 몸을 피해 가며 등교를 한다.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오는 동안 가파른 언덕을 내려오고 꼬불꼬불 미로를 빠져 나온다. 대로를 건너면서 울퉁불퉁 마무리 단계의 보도블록을 밟는다. 자전거 등 빠르게 오는 수단을 이용해서 매일 밖으로 나오는 아이들의 위험 수위가 아슬아슬 하다.

 

비가 올 때 작은 키에 우산을 쓰면 앞이 잘 안 보인다. 옆을 살펴보기도 어렵다. 가기 바쁘다고경적을 울리거나 아주 가까이 스치고 지나가는 차들의 속도에 가슴이 철렁한다. 아이들이 교문 안에 들어서야 아침 전쟁은 끝이 난다. 매일 하는 전쟁은 두 눈을 크게 뜨게 한다.

 

학교 앞 주자금지와 차 돌리지 말라는 주의 문구도 무시하여 아이들은 기다려야 한다. 학교까지의 코스는 줄타기 연습하는 심정이다.

 

아이들 걸음의 속도는 차량의 막무가내에 주저한다.앞으로 오는 차를 피하다가 뒤에서 오늘 차도 피하려면 양쪽 상점 가까이 벽으로 바짝 붙어 빈틈이 생기는 곳으로 이리 저리 곡예를 한다. 양쪽 차들이 버티고 있으면 인적 드문 사잇길이나 으슥한 샛길로 빙빙 돌아가야 한다. 매일 가보던 아이들은 혼자로도 가고 있다.

 

어머니들이 할 때는 서로 가려고 한다.

 

도우미는 가정에 여자가 없어서 더 필요하다. 모든 부모가 아침마다 손을 잡고 데려다 주지 못하는 것이 일상이다. 생활하고 교육시키고 의식주에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먼저 나가기도 한다. 늦게 가는 경우라도 아침 시간은 늘 쫓긴다.

 

일이 없는 한쪽 부모도 왕복 거리를 완전하게 돌봐주기는 드물다. 형제가 있거나 다른 방향으로 나눠지는 모습이 많다. 학교가 집 근처 가까이 있으면 다행이다. 한 블록 안에 보호대 설치된 길로만 가면 이상적인 등굣길이다.

 

대부분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주택 단지에서 신호등 없고 감시 카메라 없는 작은 건널목은 언제나 아이들의 경계 지역이다. 교통 관계자가 와서 숙련된 신호로 정리할 때는 운전자들이 잘 지킨다.

 

그러나 어머니들이 할 때는 서로 가려고 한다. 깃발을 들고 내리는 일로 진땀을 흘려도 자동차 안의 사람과 걸어가는 사람들과의 평행적인 양보는 더딜 때가 많다.

 

할머니들은 적극적으로 제제하지 못한다. 신호등 있는 곳에서만 한다. 시간 맞춰 왔다가 시계를보면서 간다. 어머니가 못 오는 날이나 어머니의 빈 구역에 서 있는 할머니들의 수고로움이 고맙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더 적극적으로 강한 깃발의

 

더 적극적으로 더 단호하고 강한 깃발의 힘과 권한을 바란다. 어떤 때는 신호등 보다 늦게 움직이거나 틀리게 움직일 때도 있다. 신호등을 보고 어른들을 따라 어른들 사이사이에 끼어 건너가는 아이들은 그나마 다행이다. 신호등 없는 곳에 그 날 해당 어머니가 나오지 않아 혼자 하거나 텅 비어 있을 때는 긴장한다.

 

옆 사람과 같이 앞 사람을 따라 가면서 더 살핀다. 건널목 도우미는 멀리서 눈에 띄는 노란색이다. 아침 길의 길잡이이다. 오늘도 무사히 잘 건너오면서 도우미가 없는 건널목에서 주저하는저학년 아이를 건너다보며 마음을 조였다. 다시 돌아가 도와주지 못하는 현실이었다.

 

학교를 못 갔던 때를 생각하면 매일 등교하는 행복에 감사한다. 비슷한 시간에 조잘조잘 이야기하며 가방을 메고 자박자박 걸어오는 아이들의 얼굴에 희망이 있다.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진 어른이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마음껏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없게 만든 장본인으로 지금 이 현실이 부끄럽고 미안하다. 다행히 교문이 열리고 교실 창문에 불이 켜지고 담임선생님반갑게 맞이하는 아침을 돌려준 것으로 조금은 위안이 된다.

 

그러나 아이들의 등굣길이 내 집 앞처럼 편하고 안전하였으면 하는 바람은 크다. 매일 그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학부모로 그 부분도 나서서 말을 못하는 입장이지만 조금은 양보하고 조금은 늦추는 어른들의 배려심으로 당연히 매일 가야하는 학교에 가는 길이 평화의 길이었으면 한다.

 

내일도 깃발을 잡고 있을 건널목 도우미의 따스한 손길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어줄 것이다. 믿는 마음과 맡기는 마음이 온전하게 귀가하는 아이들에게 주는 약속이다.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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